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28일 새벽 0시 45분, ‘낭독의 발견’(KBS 2TV) 주목하세요
■■□■□□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극한까지 보여준 작가 최명희. 그의 작품 『혼불』을 통해 최명희의 삶과 문학적 사유를 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 KBS 2TV ‘낭독의 발견’에 최명희 작가의 ‘혼불’편이 방송됩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서지문 고려대 영어영문과 교수가 낭독자로 무대에 오릅니다. 최명희 작가와 서 교수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독자로 『혼불』을 경험한 서 교수는 작품에 대한 감동으로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게 됐고 그들의 인연은 이후 최명희 작가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 이 날 방송에서는 최명희문학관과 혼불문학관, 최명희의 가장 절실한 친구였던 극작가 이금림씨와의 편지 등도 소개됩니다. 또 현재 전북대 앞 갤러리 ‘공유’에서 열리는 혼불전(30일까지)에 대한 내용도 소개됩니다. 28일 새벽 0시 45분, ‘낭독의 발견’(KBS 2TV).
서지문 교수가 2000년 한 세미나에 발표한 글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혼불>을 처음 읽고 내가 생각한 것은 '이것은 나는 백 번 죽었다 깨어나도 쓸 수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야무진 (겁 없는) 꿈을 꾸어 본 일은 한번도 없지만, 문학 작품을 읽고는 '이런 작품이라면 나도 쓸 수 있겠다'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고, '내가 한 번 죽었다 깨어나면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고, '나 같은 사람은 여러 번 죽었다 깨어나야 쓸 수 있을까 말까한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다. 그러나 <혼불>은 몇 장(章)을 읽기도 전에 '이것은 나는 백 번 죽었다 깨어나도 쓸 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나를 강타했다.
또한 '이 작가는 집안 소제 같은 것은 하지 못하고 하루에 밥 한끼도 제대로 못 챙겨먹고 살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그토록 혼신의 힘을 오로지 작품에 쏟아 붇는데 집안 소제나 식사준비 같은 자기 육신을 돌보는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있을 수가 없겠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독자가 작가를 만나서 자기는 <혼불>의 작가가 글을 쓸 때는 청암부인처럼 우아하게 모시치마저고리를 차려입고 집필할 것이라고 상상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도대체 그 독자는 <혼불>을 어떻게 읽은 것이냐고 속으로 분개했다.
<혼불>의 탄생은 20세기 후반 한국문단 최대의 경사이다. 이 작가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먼발치로도 따라갈 수 없는 작품, 기존의 모든 작품들과는 완벽히 다른 차원의 작품, 읽는 동안 내내 독자를 감동과 슬픔과 깨달음의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는 작품, 읽고 나면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이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게 만드는 작품, 우리 민족의 혼을 되찾아 주는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한국문단의 경사일 뿐 아니라 국가적인 대 경사다.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 - ‘혼불’ 최명희, 서지문 교수 편
- 방송일시 : 2007년 9월 27일 (목) 12:45am (KBS 2TV)
- 출 연 자 : 서지문(고려대학교 영문과 교수, 번역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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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무치게 갈아 새긴 말의 씨 하나...”
‘세상이라는 원고지에 정말 쓰고 싶었던 것 딱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1930년대 전라북도 남원의 몰락해 가는 한 양반가의 며느리 3대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힘겨웠던 삶의 모습과 보편적인 인간의 정신세계를 탁월하게 그려낸 소설 <혼불>. ‘사람이 죽기 얼마 전 몸에서 빠져나가는, 혼의 바탕이 되는 맑고 푸르스름한 빛’, 그리고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혼의 불’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의 이 소설을 쓴 후 스스로 혼불이 되어 떠난 故 최명희 작가를 낭독무대에서 다시 만나보았다. 최명희 작가의 열렬한 독자이자 절친한 지기였던 고려대 서지문 교수가 출연해 <혼불>의 문학적 가치와, 작가의 삶 등을 들려준다.
첫번째 낭독으로, 최명희 작가의 어록 중에서 몇 가지를 들어본다.
“쓰지도 않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때때로 나는 엎드려 울었다. 그리고 갚을 길도 없는 큰 빚을 지고 도망다니는 사람처럼, 항상 불안하고 외로웠다. 그러나 안타까운 심정으로 쓰기 시작한 이야기 혼불은, 드디어 나도 어쩌지 못할 불기로 나를 사로잡고 말았다.”
서지문 교수는 처음 <혼불>을 읽었을 때, 이것은 정말 작가의 간절한 기도고, 그저 심혈을 기울여 썼다는 진부한 표현이 해당되지 않는, 정말 자기의 온 몸을 헐어서 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가가 적합한 단어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얼마나 모국어를 아꼈는지 알 수 있었던 일화들을 들려준다.
다음 낭독은 <혼불> 중에서 연에 관해 쓴 부분이다.
“연이야 무슨 생각이 있을까마는, 그렇게 제 가슴을 아프게 도려낸 애를 곱게 곱게 물들이어 이마빼기에 붙이고, 그 어느 연보다 더 휘황한 빛깔로 자태를 자랑하며, 이름까지 이어 받아, 소원을 싣고 악귀를 쫓으면서, 높고 높은 하늘의 먼 곳으로 나는 것이다. 얼마나 서럽고 아름다운 일이리.”
낭독 후 서지문 교수는 연이 구멍이 뚫리지 않으면 날 수가 없듯, 사람도 운명의 모든 고난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 삭여 정말 자기의 애간장이 다 녹아 없어질 때까지 견뎌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작가의 의도를 덧붙여 설명한다.
다음 낭독은 방송작가 이금림 씨가 ‘친구 최명희’에게 보내는 편지다. 중학교 1학년 때 만나 평생 서로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지기로 지냈던 두 사람. 이금림 씨는 ‘국어교사 최명희’를 ‘소설가 최명희’가 되도록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서지문 교수가 <혼불>중에서 달에 관해 쓴 부분을 들려준다.
“인간의 소원들이 바친 눈물이 어둡고도 휘황한 골짜기를 이루고 있는 월면(月面)은, 올려다보기만 해도 위안을 주었다. 그 어떤 경우에라도 부성의 엄중한 꾸중보다는 모성의 비애와 연민으로 사바 예토의 가여운 중생들이 지니고 있는 소원을 어루만져 쓰다듬고 들어 줄 것만 같은 달.”
특별히 이번 낭독무대는 소설 <혼불>을 미술작품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아홉 명의 작가들이 <혼불>을 읽고, 각자의 느낌을 표현해 낸 ‘혼불展’의 작품들 중 일부를 직접 가지고와 무대를 꾸며주었던 것. 구슬을 이용해 혼불에 나오는 여인들의 이름을 점자로 쓴『혼불의 여인들』, 황토빛 고무신을 표현해낸『꽃심의 땅』, 혼불의 상징적 의미를 사진으로 표현한『LOVE-돌려보내다』등의 작품이 <혼불>의 낭독과 어우러져 의미를 더해주었다.
덧글) 서지문 교수님은 12월 14일 최명희문학관에서 <내가 아는 작가, 최명희>를 주제로 초청강연이 마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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