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짧은 여행 긴 감동]

문화공간 속으로

바람 쐬러 나오니 문 밖 곳곳 '작은 축제' 반기네

작성 : 2009-01-22 오후 9:39:07 / 수정 : 2009-01-22 오후 9:47:52

이화정(hereandnow81@jjan.kr)

배 고픈 줄도 모르고 딱지치기에 정신이 팔리던 시절.

땟국물 흐르던 어린 아이들은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어른들이 되어 가슴 한 구석에서 딱지치기를 추억한다.

문화를 즐기는 데는 나이가 없다. 어린이 따로, 어른들 따로인 문화는 가라. 온 가족의 함께 할 때 더 푸근하고 넉넉한 설. 전주 한옥마을과 박물관·미술관이 설을 맞아 전 세대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나이 불문하고 즐길 줄 아는 이들만 올 것.

▲ 마음이 푸근한 곳, 문학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24일부터 2월9일까지 「혼불」 에 나타난 설과 정월대보름 풍경과 다양한 민속의 모습을 발췌한다. 「혼불」을 통해 전라도 문학과 인연을 맺고, 민속놀이도 엿보는 기회. 한 해 계획과 다짐이 담긴 편지를 쓰면 문학관이 타임캡슐이 되어 간직하고 있다 12월에 발송하는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기억은 저마다 한 채씩의 집을 짓는다'를 비롯해 문학관에서 제공한 엽서에 관람객이 쓰면 문학관이 대신 배달해 주는 '엽서쓰기-문학관은 우체부', '최명희 서체 따라쓰기' 등이 무료로 진행된다. 26일은 휴관. 문의 284-0570. www.jjhee.com

▲ 문화적 세대 차이 없어지는 곳, 전주 한옥마을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는 24일부터 26일까지 '희망과 꿈을 나누는 설'을 연다.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기축년 소원을 비는 '소원문 쓰기'와 전통 윷점으로 한해의 운을 점쳐보는 '재미로 보는 윷점'이 진행된다. 오후1시부터 4시까지 소망하는 일들을 편지로 써놨다가 연말에 각자에게 보내주는 '기축년 목표 편지 보내기' 행사도 함께 꾸려질 예정.

방패연, 가오리 등 연과 한지 제기를 만드는 '한지 체험(유료)'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센터 로비 앞에서 벌어진다. 오후 3시엔 한벽예술단이 센터 내 혼례마당에서 '대박기원 한벽예술단 공연'으로 흥겨움과 신명난 가락을 선물한다.

25일과 26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엔 '재미로 보는 컴퓨터 사주'가 준비됐다. 재미삼아 올 한해 길흉화복을 점치고 싶어하는 시민들을 위한 코너.

26일 오후 2시엔 방문객들을 위한 뜨끈한 떡국 한 그릇도 나눠줄 예정이다. '희망의 복 떡국 나누기'는 센터 내 음식마당에서 진행된다. 널뛰기, 굴렁쇠 등 다양한 전통민속놀이와 함께 다듬이, 맷돌, 절구통 등 전통생활기구도 체험해 볼 수 있다.

극장까지 발품을 팔아 7000원을 투자하지 않고도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주어진다.'희망영화상영'에선 매일 오후4시부터 6시까지 한벽극장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4일)' '천국의 아이들(25일)' '마다가스카(26일)'을 상영한다. 문의 063) 280-7042. www.jt.or.kr.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은 24일부터 27일까지 '기축년 새해 행사'를 벌인다. 제기차기, 가족단체 줄넘기, 널뛰기 등으로 가족 전통놀이 시합을 벌인다. 문의 285-4404. www.omokdae.com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은 쓸쓸한 이들을 보듬고 따뜻함을 나누는 행사를 마련했다. 24일 오전 11시30분부터는 이주민과 이주여성을 초대해 가래떡을 썰고 만두를 빚어 떡만두국을 만들고 팔씨름, 제기차기, 투호 등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달이 앙상블'의 음악 공연에 이어 장기자랑이 열린다.

25~26일 오전 11시30분부턴 가래떡 썰기 체험과 함께 떡국을 나누며 '길놀이'가 열린다. 오후 2시부터는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와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시도)과 함께 소주를 마시고, 인절미와 고구마를 나누는 행사도 마련된다. 문의 287-6300. www.jjhanok.com.

최명희문학관에 들어서기 전 위치해 있는 전주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는 전주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들이 선보이는 곳으로 갤러리 외에 다목적 홀이 마련돼 있다. 경기전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시기에도 적당하다. 문의 287-1244~5.　www.gdart.co.kr

▲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곳, 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설·정월 대보름 맞이-2009 작은문화축전'을 연다. 24일부터 2월8일까지.

맷돌, 절구, 되, 지게 등 선조들의 생활도구를 직접 보고 메고 사용해보는 민속놀이 마당과 함께 소원문을 써서 금줄에 끼우기가 행사기간 내내 펼쳐진다. 박물관 문화체험관 시민갤러리에서는 남원시 산동면 부절마을 어른들이 농한기에 손수 만든 계란꾸러미, 짚신, 삼태기 등 120여점 짚풀 민속공예품을 전시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종이딱지치기, 동전 던지기 등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로 재미는 두배.

사물놀이 복장으로 장구, 꽹과리, 징 등 사물놀이 악기를 신나게 두드려보는 체험도 이어진다.

정월대보름날인 2월8일엔 땅콩, 호두 등 부럼 깨서 나눠 주기, 전통문양 타투하기, 달집태우기 등 정월대보름 고유 풍습들을 체험할 수 있다.

설 연휴 기간 쉬지 않고 개관되며, 한복을 입고 입장하는 가족에게 기념품을 증정한다.

문의 220-1005. jeonju.museum.go.kr.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25일부터 27일까지 상설행사와 특별행사로 '설맞이 세시풍속 한마당'을 연다. 윷놀이, 허리줄다리기, 투호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체험은 기본. 상설행사 기간 박물관 방문객 중 선착순으로 '가족사진촬영'이 하늘마당과 로비에서 진행된다. 모형을 이용해 설 차례상을 차려보는 체험도 열릴 계획. 27일부터 열리는 특별행사엔 집안의 가훈이나 새해소망을 서예가가 직접 써주는 '가훈 써주기'가 기획됐다. 오후3시부터 5시까지.

'식객(25일)' '천년학(26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7일)' 등 특별가족영화도 상영된다. 매일 오후2시부터 녹두관. 무료 입장. 문의 228-6485. www.jeonjumuseum.org.

▲ 전시·공연 보며 반나절 지키기, 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은 24일부터 27일까지(26일 제외) '설 맞이 마술 공연'을 연다. 오후 2시, 4시 전북도립미술관 강당에서 열리는 마술공연엔 박준형씨가 초대됐다. 지폐마술을 시작으로 링 킹 링, 스폰지 볼, 볼링 공 마술 등으로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위한 재미난 무대가 마련될 계획.

1월 한달간 운영되던 영화상영도 계속 진행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24일)' '미스포터(25일)' '말아톤(27일)' 등 영화 나들이도 괜찮고, 관람객들의 소망과 다짐을 엽서에 적어 미술관에 내면 7월 이후 개별적으로 엽서를 발송하는 '엽서제작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젊은 열정과 패기,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버무려진 '2008 전북청년작가전'은 2월1일까지 열린다. 문의 222-0097. www.jbartmuse.go.kr.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은 3월1일까지 '별난 공놀이 체험전'을 열고 있다. 서울 전쟁기념관 전시실에 위치한 '롤링볼 뮤지엄'이 그 모태.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 작품)' 원리를 눈으로 감상한 뒤 공을 굴려보고, 직접 공의 길을 만들어보며, 가족들과 공을 이용한 게임까지 즐기는 네 가지 테마로 꾸려졌다. 현직 과학 교사들이 과학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낸 체험학습노트까지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지만, 26일은 정상대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