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심을 지닌 땅
언론에 비친
[2009-10-09 사이언스 타임즈] 연필이 컴퓨터보다 더 강하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9-10-09 13:46
조회
2340
전북 전주시 풍남동에 위치한 최명희문학관에서는 10월 10일부터 18일까지 ‘제3회 전북지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에서 입선한 수상작들이 전시된다. 손글씨 공모전이란 말 그대로 컴퓨터나 워드 프로세서가 아닌, 손으로 정성들여 쓴 글씨 대회를 의미한다. 즉, 연필이나 볼펜, 만년필 등의 필기구로 A4 크기의 종이에 자신이 직접 쓴 글이 응모대상이다.
199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혼불’의 작가 최명희는 생전에 컴퓨터 대신 만년필로 글쓰기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주위에서 더 빨리 쓸 수 있고 수정이 편리한 컴퓨터를 권했지만 작가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렇게 많이 쓰고 빨리 써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의아해 했을 뿐만 아니라, 차가운 기계에 의존해서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최명희 작가는 200자 원고지 1만2천여 장에 달하는 대하소설 ‘혼불’을 17년 동안 자신이 아끼던 몽블랑 만년필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정성스레 썼다.
컴퓨터 대신 자신만의 아날로그 필기구를 고집하는 것으로 또 유명한 이는 김훈 작가이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의 소설을 쓴 김훈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는 독일제 스테들러 연필이다.
국산 연필은 강도가 약하고 글씨 색이 예쁘지 않아서 스테들러 연필을 사용한다는 그는 컴퓨터로 글을 쓰는 행위를 ‘비천하다’고 여긴다. 연필로 글씨를 쓸 때 느껴지는 몸의 힘과 살아서 움직이는 육신의 확실성이 있을 때, 즉 온몸으로 쓰는 것이 진정한 글쓰기라고 그는 믿는다.
하지만 유명 작가라고 해서 꼭 손글씨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만년필로 원고를 쓰던 박완서 작가는 워드프로세서를 거쳐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쓸 때부터 지금껏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단다. 또 엎드려서 글을 쓰던 기인 소설가 이외수도 펜을 집어던지고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 정도이다.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문학평론가 이어령의 경우 펜 대신 컴퓨터를 사용하는 연유가 좀 특별나다. 담배를 끊은 이후 필기구를 쥐기만 하면 담배 생각이 났는데, 컴퓨터 자판은 두 손을 다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유혹을 받지 않는다는 것.
신세대 작가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개중에는 자판을 두들기지 않으면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는 이도 있다. 심지어 컴퓨터 자판에 더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글씨 쓰는 것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이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글씨를 직접 쓰기 싫어서라고 한다.
대신 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으면 컴퓨터가, 이동할 때는 휴대폰이 더욱 익숙한 필기구가 된다. 그럼 도대체 아날로그 필기구와 컴퓨터 자판 중 어느 것이 더 글을 쓰는 데 유리할까?
알파벳 쓰기에서는 자판이 더 유리
이에 대한 실험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작문 발달과 작문 장애를 연구하는 워싱터주립대 심리학교수 버지니아 베르닝거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글을 쓸 때는 컴퓨터 자판보다 펜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
버지니아 교수팀이 200여 명의 초등학교 2,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펜과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 주어진 주제로 10분 동안 에세이를 쓰게 한 결과, 대부분이 자판보다 펜을 이용했을 때 더욱 길고 빨리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세이가 아니라 알파벳 소문자를 쓰는 작업에 있어서는 컴퓨터 자판이 펜보다 빨랐다. 즉, 생각을 요하는 창의적인 글쓰기에 있어서는 펜이 더 유용했으며, 단지 알파벳 쓰기라는 기능적인 작업에 있어서는 컴퓨터 자판이 더 유리했던 셈이다.
그러나 버지니아 교수는 어느 도구가 더 나은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펜으로 문자를 생성하는 것과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어떻게 생각을 다르게 만드는지는 더 연구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그는 펜과 컴퓨터의 두 가지 도구 모두로 글을 쓸 수 있는 이중 언어 작가로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작가들의 경우만 해도 개인의 성향이지 특별히 어느 도구가 더 유용하다고 결론 내리기가 애매해 보인다.
그런데 연필이나 볼펜 등 필기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모임인 WIMA(미국 필기구 제조사 연합)에서는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의 치유, 체중 감량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프린트로 뽑은 글씨나 컴퓨터 화면의 이메일보다는 손으로 직접 적은 글씨가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한글날인 오늘은 컴퓨터 자판 대신 오랜만에 필기구를 이용해 자신의 마음이 담긴 일기나 편지를 한 번 적어보는 것이 어떨까.
199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혼불’의 작가 최명희는 생전에 컴퓨터 대신 만년필로 글쓰기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주위에서 더 빨리 쓸 수 있고 수정이 편리한 컴퓨터를 권했지만 작가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렇게 많이 쓰고 빨리 써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의아해 했을 뿐만 아니라, 차가운 기계에 의존해서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컴퓨터 대신 자신만의 아날로그 필기구를 고집하는 것으로 또 유명한 이는 김훈 작가이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의 소설을 쓴 김훈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는 독일제 스테들러 연필이다.
국산 연필은 강도가 약하고 글씨 색이 예쁘지 않아서 스테들러 연필을 사용한다는 그는 컴퓨터로 글을 쓰는 행위를 ‘비천하다’고 여긴다. 연필로 글씨를 쓸 때 느껴지는 몸의 힘과 살아서 움직이는 육신의 확실성이 있을 때, 즉 온몸으로 쓰는 것이 진정한 글쓰기라고 그는 믿는다.
하지만 유명 작가라고 해서 꼭 손글씨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만년필로 원고를 쓰던 박완서 작가는 워드프로세서를 거쳐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쓸 때부터 지금껏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단다. 또 엎드려서 글을 쓰던 기인 소설가 이외수도 펜을 집어던지고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 정도이다.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문학평론가 이어령의 경우 펜 대신 컴퓨터를 사용하는 연유가 좀 특별나다. 담배를 끊은 이후 필기구를 쥐기만 하면 담배 생각이 났는데, 컴퓨터 자판은 두 손을 다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유혹을 받지 않는다는 것.
신세대 작가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개중에는 자판을 두들기지 않으면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는 이도 있다. 심지어 컴퓨터 자판에 더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글씨 쓰는 것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이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글씨를 직접 쓰기 싫어서라고 한다.
대신 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으면 컴퓨터가, 이동할 때는 휴대폰이 더욱 익숙한 필기구가 된다. 그럼 도대체 아날로그 필기구와 컴퓨터 자판 중 어느 것이 더 글을 쓰는 데 유리할까?
알파벳 쓰기에서는 자판이 더 유리
이에 대한 실험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작문 발달과 작문 장애를 연구하는 워싱터주립대 심리학교수 버지니아 베르닝거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글을 쓸 때는 컴퓨터 자판보다 펜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
버지니아 교수팀이 200여 명의 초등학교 2,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펜과 컴퓨터 자판을 이용해 주어진 주제로 10분 동안 에세이를 쓰게 한 결과, 대부분이 자판보다 펜을 이용했을 때 더욱 길고 빨리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세이가 아니라 알파벳 소문자를 쓰는 작업에 있어서는 컴퓨터 자판이 펜보다 빨랐다. 즉, 생각을 요하는 창의적인 글쓰기에 있어서는 펜이 더 유용했으며, 단지 알파벳 쓰기라는 기능적인 작업에 있어서는 컴퓨터 자판이 더 유리했던 셈이다.
그러나 버지니아 교수는 어느 도구가 더 나은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펜으로 문자를 생성하는 것과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어떻게 생각을 다르게 만드는지는 더 연구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그는 펜과 컴퓨터의 두 가지 도구 모두로 글을 쓸 수 있는 이중 언어 작가로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작가들의 경우만 해도 개인의 성향이지 특별히 어느 도구가 더 유용하다고 결론 내리기가 애매해 보인다.
그런데 연필이나 볼펜 등 필기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모임인 WIMA(미국 필기구 제조사 연합)에서는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의 치유, 체중 감량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프린트로 뽑은 글씨나 컴퓨터 화면의 이메일보다는 손으로 직접 적은 글씨가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한글날인 오늘은 컴퓨터 자판 대신 오랜만에 필기구를 이용해 자신의 마음이 담긴 일기나 편지를 한 번 적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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