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멀리 가고 행운은 불 같아라!

작성 : 2010-02-25 오후 8:22:15 / 수정 : 2010-02-25 오후 8:48:09

이화정(hereandnow81@jjan.kr)

달이야 어느 땐들 유정(有情)하지 않을까. 오직 우러러 한동안 그대로 서 있게 하는 달은 보름달이다. 27일은 일년 중 가장 크고 복이 많은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 도내 문화시설과 문화예술단체들이 액운은 버리고 행운만 불같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다채로운 놀이와 공연으로 한 상 걸게 차리고 시민들을 기다린다.

▲ 임실필봉농악보존회, 필봉에 굿보러 가세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고 액을 쫓는 임실 필봉굿이 올해도 정월대보름을 재촉한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가 27일 오후 2시 임실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2010년 필봉정월대보름축제'를 펼친다.

올해 주제는 '필봉에 굿보러 가세'. 고 양순용 선생 작고 후 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양진성 상쇠가 판의 열기를 뜨겁게 달군다.

굿판은 마을 농민의 상징인 용기에 예를 올리는 '기굿'으로 시작된다. 당산나무에 무사안녕과 풍년을 비는 '당산제', 마을의 공동우물에서 건강과 다복을 비는 '샘굿', 집집마다 풍물패가 돌며 한해 농사를 기원하는 '마당밟이'가 이어진다.

'정월대보름 판굿(오후 7시)'은 환한 달빛 아래 한해 소망과 기원을 담고, 신명을 흔들어 깨우는 자리. 사람들마다 소원지를 달고 달집을 태우는 '달집태우기(밤 11시)'도 인기다. 귀밝이술 마시기와 부럼 깨먹기, 필봉마을의 필봉국밥 나눠 먹기 등 푸진 먹거리도 준비된다.

양진성 회장은 "모자라는 것은 채우고 남는 것은 나누면서 흥겨움을 통해 삶의 의욕을 느끼는 신명난 굿판이 되길 바란다"며 "삶이 푸지고, 그 풍성함에 모두가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63)643-1902. www.pilbong.co.kr

▲ 한옥마을 소원 맞는 달맞이 행사

휘엉청 둥근달. 전주 한옥마을에서 보름달을 보면 유난히 커 보인다.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가 27일 오후 1시부터 '소원 맞는 달맞이 행사'를 연다.

복을 불러오는 지신밟기와 한벽예술단의 신명나는 국악한마당으로 흥겨운 판굿을 펼친다. 김민영 관장이 고천문(告天文)을 낭독하고, 액막이 연을 달집에 붙이는 정월대보름 고사가 열릴 계획. 부럼 나누기와 경인년 소원문 쓰기가 마련되며, 20여 가지의 묵은 나물이 살필 수 있는 진채식 전시도 준비된다. 정월대보름의 의미와 풍습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듯. 문의 063) 280-7042. www.jt.or.kr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에서는 소설 「혼불」로 대보름을 만나볼 수 있다. 28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최명희 선생의 친필을 담는 복주머니 만들기'는 「혼불」에서 한 음절씩 발췌한 소리마디를 자신의 이름이나 사자성어로 엮어 복주머니에 담아가는 자리다. 소설 속 대보름 풍경과 민속을 발췌,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혼불」로 알아보는 정월대보름과 민속', '최명희 서체 따라 쓰기', 그리운 사람들에게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전달해주는 '엽서쓰기-문학관은 우체부'도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문의 063)284-0570. www.jjhee.com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은 26~28일 오전 10시부터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열고, 소원문 써서 금줄에 끼우기, 한지 가훈 쓰기, 전통놀이 등을 준비한다. 문의 063)285-0002. www.omokdae.com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도 28일 오전 9시부터 '복 나눔 정월대보름'을 통해 오곡밥과 묵나물을 맛보고, 윷놀이대회를 체험할 수 있다. 문의 063) 287-6300. www.jjhanok.com

▲ 전주기접놀이보존회, 풍년기원 정월대보름굿 망월이야

전주기접놀이보존회(회장 임양원)와 전주삼천문화의집(관장 이수영)이 28일 오후 2시부터 삼천둔치(삼천농수산물시장 주차장 옆)에서 '2010 풍년기원 정월대보름굿 망월이야'로 걸판진 판을 벌인다. 연날리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마당을 시작으로 1000여 명의 오곡밥 나누기가 이어진다. 기접놀이 시연과 창작 타악, 민요, 판소리 등 국악 공연도 준비됐다.

하이라이트는 달집 태우기. 강강술래와 대동합굿, 소원 풍등 띄우기, 쥐불놀이로 풍년 농사를 기원하고 주민들이 화합하는 한마당 잔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 전북도립국악원, 흥Nori, 달Nori, 불Nori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선형)이 2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흥 Nori, 달 Nori, 불Nori'로 대보름을 맞는다. 새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비나리를 시작으로 액을 쫓고 한해 풍년을 기원하는 창작무용 겨울꽃으로 흥을 더한다. 1부는 창작실내악 '고구려의 혼'과 설매타기, 팽이치기, 쥐불놀이로 대보름의 정취를 담아낸 창작무용 '대보름이야!'와 단막극 '놀부네 박타는 날'로 연다. 2부는 달집 태우기, 강강술래로 야외 놀이마당에서 이어진다. 문의 063) 710-1365, 710-1395. www.kukakwon.or.kr

▲ 박물관도 대보름맞이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28일까지 '대보름 맞이-2010 작은 문화축전'을 이어간다. 27일 오후 2시부터 장수와 복을 누리는 부적 만들기와 떡메 쳐서 인절미 만들기로 대보름을 맞는다. 28일 오후 1시부터 부럼 깨물기와 귀밝이 술을 시음할 수 있으며, 오후 2시부터는 방패연·복조리 만들기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선물한다. 063) 220-1005. jeonju.museum.go.kr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에서도 28일 오전 9시부터 '정월대보름 부럼 나누기'로 부럼을 나누고, 윷놀이와 투호놀이 등 각종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063) 228-6485. www.jeonju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