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콘 끄고 가족과 함께 내고향 문화콘텐츠 배워볼까

작성 : 2010-02-11 오후 3:32:56 / 수정 : 2010-02-11 오후 5:09:09

도휘정(hjcastle@jjan.kr)

따뜻한 설입니다.

명절이라고 해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지만, 세배하고 떡국 나눠먹고 나면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등 돌리고 앉기 바쁩니다.

어느새 화투 놀이나 컴퓨터 오락에 밀려난 우리 전통 민속놀이.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윷놀이 한 판 어떨까요?

지난해 설에 전북일보가 선보인 '즐거운 문화재 윷놀이'는 독자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전북의 문화콘텐츠 윷놀이'를 만들어 봤습니다.

윷판에는 전북일보가 지난해 6월부터 문화전문객원기자들과 연재해 오고 있는 '전북의 문화콘텐츠 50'에 선정된 문화콘텐츠들을 넣었습니다. 문화콘텐츠가 주목받는 시대. 우리 고장 전라북도에도 참 많은 문화콘텐츠가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윷놀이도 하고 내 고향 문화콘텐츠도 배우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는 이럴 때 쓰는 말이겠죠?

경인년, '임도 보고 뽕도 따는'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1) 동학농민혁명

동학농민혁명은 민중의 자각에 의한 최초의 전국적인 농민항쟁. 정읍, 진안, 완주, 남원, 임실, 남원, 순창, 전주 등 전북 곳곳에 동학혁명의 자취가 남아 있다.

2) 군산 근대문화유산

근대문화유산 복원사업이 추진 중인 군산은 일제 강점기 일본 상인들의 거점으로 이와 관련된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조선은행과 나가사키 18은행 등이 대표적.

3) 부안 곰소염전과 젓갈

곰소염전에서 나는 때깔 좋고 질 좋은 소금은 자연스레 맛 좋은 젓갈을 만들었고 김장철이면 곰소젓갈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4) 영화영상도시 전주

10회를 넘긴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관이 밀집돼 있는 영화의거리, 대규모 세트장인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독립영화전용관인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전주는 영화영상도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 경기전과 태조 어진

올해는 태조 어진이 경기전에 봉안된 지 600주년이 되는 해. 경기전 태조 어진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어진으로는 국내 유일본이다.

6) 비보이

라스트 포 원(Last for One)은 전주 출신 한국 최고의 비보이(B-boy) 그룹. 해마다 참가자가 크게 늘고 있는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배틀대회'와 오거리문화광장의 또다른 이름인 '라스트포원광장'까지, 그야말로 전주는 비보이 메카다.

7) 고군산군도

서해의 진주라 불리는 고군산군도. 고군산군도는 선유도와 장자도, 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를 포함해 모두 63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8) 바둑

전북은 한국바둑의 시작이자 현재다. 현대바둑을 태동시킨 조남철 9단이 부안 줄포에서 태어났으며 현존하는 최고의 국수 이창호 9단은 전주 출생이다.

1994년 전국 최초로 아마바둑대회가 열린 곳도 풍남제. 현재 전주에서 이창호배 바둑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이창호기념관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9) 부채

전주는 조선시대 선자청(扇子聽)을 두어 진상용 부채를 만들었던 곳이다. 월드컵경기장의 지붕은 반쯤 접힌 합죽선의 이미지를 본뜬 것이며, 전주시가 캐릭터로 정한 맛돌이와 멋순이는 합죽선과 태극선을 머리 모양으로 하고 있다.

10) 마한·백제문화유산

마한·백제문화유산이 남아있는 익산역사유적지구는 최근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확정됐다. 미륵사지, 왕궁리유적, 제석사지, 쌍릉, 입점리고분 등이 대표적이다.

11) 농악

호남우도 농악의 모태가 된 정읍농악, 호남좌도 농악을 대표하는 임실필봉농악 등 전북에는 각각의 개성이 살아있는 농악들이 맥을 이어가며 전북의 가락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12) 고인돌

강화, 화순지역의 고인돌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고인돌. 고인돌을 지금으로 말하면 '선사시대 국립묘지'쯤 될까?! 특히 고창의 고인돌군은 동북아에서 고인돌이 가장 밀집된 중심지역이다.

13) 춘향

광한루, 오리정, 박석고개, 춘향테마공원 등 남원 곳곳에서 '춘향'을 만날 수 있다. '춘향'은 20세기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오페라·영화·드라마 등으로 확장됐을 뿐만 아니라 상품명·상호명으로도 쓰이는 등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14) 부안청자

부안은 청자 가마터가 가장 많이 발견된 곳. 특히 부안에서는 왕실이나 귀족에만 공급되던 질 높은 청자가 많이 발굴됐다. 올 봄 부안청자전시관도 개관될 예정이다.

15) 한지

전주는 조선시대 한지의 최대 생산지로 최고 품질을 자랑했다. 전주 흑석골과 완주 소양면이 대표적인 한지 유적지. 최근 들어 전주 한지는 옷, 양말, 넥타이, 지갑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16) 고추장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추장. 고추장하면 순창이고, 순창하면 고추장이다. 순창읍 백산리에 자리한 고추장 마을은 이미 유명한 관광명소. 장류연구소와 장류체험관이 있으며, 해마다 10월이면 장류축제가 열린다.

17) 섬진강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시작되는 섬진강은 산굽이 돌고 논밭두렁 돌아 남도 오백리길을 얼싸절싸 어우르며 흐른다.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을 비롯해 김용택 시인의 고향 진메마을이 있는 섬진강 상류마을, 한많은 역사를 간직한 회문산, 여성노래패 청보리사랑 등 섬진강 문화콘텐츠도 많다.

18) 완판본

완판본은 조선후기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을 일컫는다. 완판본으로 대표되는 전주의 출판·인쇄는 조선시대 수도였던 서울을 제외하고 그 규모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전라감영에서는 유학 관련 서적들이, 일반 서점과 개인들은 유학 관련 서적 뿐 아니라 수많은 한글 고소설과 판소리계 소설을 발간했다.

19) 콩쥐팥쥐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전래동화인 '콩쥐팥쥐'. 이야기 속 지역적 배경과 사건 등을 통해 막연하게 전라도로 지목된 '콩쥐팥쥐'의 배경은 2005년 완주군과 우석대 박물관에 의해 완주군 이서면 앵곡마을이라는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됐다.

20) 판소리

2003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판소리. 판소리의 본향 전북에는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와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소리문화를 중심에 둔 축제들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21) 한방문화

지형적으로 우수한 한약재를 생산해 냈던 전북. 효종 2년인 1651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한약재 시장인 전주 약령시가 개설됐다. 전주 약령시 한방엑스포를 비롯해 우석대 부설 전주한방문화센터, 진안 홍삼스파 등 현재도 한방문화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22)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전북에는 둘레길이 있다! 지리산생명연대 부설 사단법인 숲길이 산림청과 함께 2011년 완성을 목표로 조성하고 있는 자연생태로. 지리산 둘레 800리 80여개 마을길이 씨줄이 돼 이어졌다.

23) 한옥마을

전주시가 1999년부터 가꿔오고 있는 한옥마을은 교동과 풍남동 일대 700여채의 한옥이 밀집해 있다. 경기전을 비롯해 오목대와 이목대, 전동성당, 하마비, 향교 등 역사적 유적들과 문화공간들이 많다. 느림의 미학이 살아있는 곳.

24) 진포대첩

'한국판 적벽대전'으로 불리는 진포대첩. 고려말 왜구는 500여 척의 선박을 이끌고 금강 하구의 진포로 쳐들어왔다. 왜구에 맞서 고려의 운명을 구한 것은 최무선이 만든 신병기. 군산시는 2009년부터 진포(현 군산내항)를 해양테마공원으로 조성중이다.

25) 창암 이삼만

전북 서단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조선 후기 창암(蒼巖) 이삼만(1770~1847)은 서울의 추사 김정희, 평안도 눌인 조광진과 함께 조선후기의 3대 명필로 손꼽히는 서예가다. 완주군 봉동과 용진에는 각각 두 서예가의 글씨가 새겨진 합작비문이 발견돼 화제가 됐다.

26) 전주막걸리와 가맥문화

전주막걸리가 대세. 전주에는 '가게맥주' 또는 '가정용맥주'의 줄임말 가맥도 있다. 막걸리집에 가면 끊이지 않고 나오는 푸짐한 안주가 공짜. 동네수퍼같은 가맥집에서는 갑오징어와 황태, 계란말이가 최고 인기 메뉴다.

27) 태권도

중국에 소림사가 있다면 한국에는 무주 태권도공원이 있다?! 전북에서는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와 '세계청소년 태권도 캠프'가 열리고 있으며, 우석대 태권도학과는 익스트림 태권도 뮤지컬 퍼포먼스 '타타 IN 붓다'를 제작, 국립극장에서 공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28) 차문화

최초의 차나무에 대한 기록은 신라시대 중국에서 가져온 차종자를 지리산 일대에 뿌렸다는 지리산 파종설이 유력하다. 지리산 파종설은 지금도 활발하게 재배되는 지리산 녹차와 더불어 전북 차문화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다.

29) 소설가 최명희와 혼불

'혼불'은 1930∼40년대 남원과 전주를 주요 배경으로 몰락하는 종가(宗家)를 지키려는 종부(宗婦)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대하역사소설이다. 전주에서 태어난 소설가 최명희는 1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하나의 작품 '혼불'에만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