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일보 2010-03-2] 도내 정월대보름 행사 풍성

두둥실 새해 처음으로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뒷동산에 올라 소원을 빌던 세시풍속이 있다.


농경사회였던 과거 조상들은 각 마을마다 달집을 만들어 태우며 한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오곡밥을 먹으

면서 한 해 농사가 잘 되길 빌며 첫 출발은 탈 없이 보내도록 평안과 안녕을 기원했다.


매년 음력 1월 15일 둥글게 떠오른 달을 보면서 풍요로움을 꿈꾸던 고유의 명절 ‘정월대보름’이 오는 28

일 찾아와 도내 곳곳에서 부럼깨기와 쥐불놀이, 더위팔기, 지신밟기 등 우리 민족이 즐겼던 풍습을 다시

금 재현한다.

▲ 신명나는 풍물놀이, 달이 떠오르는 날 흥을 풀다

- ‘제29회 필봉 정월대보름축제’와 전주기접놀이 풍년기원 정월대보름굿 ‘망월이야’

신명나는 풍물놀이를 통해서 커다란 보름달이 떠오르는 정월대보름의 흥을 풀어내는 한 마당이 임실과

전주에서 각각 펼쳐진다.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의 ‘제29회 필봉 정월대보름축제’와 전주기접놀이보존회(회

장 임양원)의 풍년기원 정월대보름굿 ‘망월이야’가 각각 개최, 특별한 날 전통 판굿을 통해 시민들과 만난

다.

필봉산 위로 환하게 떠오르는 달맞이를 통해 우리네 전통을 풀어내는 ‘제29회 필봉 정월대보름축제’는 27

일 오후 2시부터 28일 자정까지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굿마을 일대에서 그 흥을 풀어낸다.

이번 축제는 호남지방에서 내려오는 필봉 정월대보름굿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는 기회로써, 지역민과 어

우러지는 판굿과 전통풍습을 통해서 한 해를 복을 담아 전달한다.

정월대보름굿의 시작을 알리는 굿마당으로 마을의 가장 넓은 곳에 농민의 상징인 ‘용기(龍旗)’에 정성을

다해 예를 올리고 ‘기굿’으로 첫 마당을 장식하는 이번 축제는 필봉마을의 상징으로 마을과 역사를 함께

한 당산나무에 새해의 무사안녕과 풍년을 비는 ‘당산제’를 지내면서 행사를 진행한다.

이어 마을 공동 우물에 가서 사람들의 건강과 다복을 비는 ‘샘굿’을 운영하고, 마을 풍물패가 각 집들을 방

문해 주인댁의 화목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당밟이’를 시도해 한바탕 신나게 노는 굿판을 치른다.

이 모든 행사가 끝나면 본격적은 ‘정월대보름판굿’을 선보이는데, 필봉굿의 판제인 앞굿과 뒷굿을 행하면

서 조상들의 지혜와 전통 굿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선보인다.

마지막 행사로는 ‘달집태우기’가 열리는데, 사람들이 소원을 적은 종이를 불에 놓으면서 잡귀잡신과 액운

은 물러가고 모든 사람들에게 복이 깃들도록 꾸민다.

뿐만 아니라 ‘소원마당’과 ‘놀이마당’, ‘음식장터’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이뤄지며, 소지만들기와 윶점보

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부럼나누기, 귀밝이술마시기, 필봉국밥나누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운영한다.

전주기접놀이보존회의 풍년기원 정월대보름굿 ‘망월이야’는 28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전주 삼천둔치에

서 치러지며, 전래민속 정원대보름굿을 준비해 시민들과 한바탕 흥을 나눈다.

연날리기와 제기차기, 투호놀이, 소원풍등쓰기 등 ‘민속놀이마당’으로 축제의 문을 열고, 1천 여분의 오곡

밥을 나누는 ‘보름음식나누기’를 통해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어 본격적인 공연마당이 운영되는데, ‘전주기접놀이 시연’과 ‘창작 타악’, ‘민요’, ‘판소리’ 등 국악공연으

로 명절의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공연마당 이후 진행되는 ‘기념식과 고사 및 비나리’는 최근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전통의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며, ‘달집태우기’와 ‘강강술래’, ‘쥐불놀이’, ‘대동합굿’ 등 세시풍속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신명난 대동한마당을 통해 고유명절의 풍습을 전할 예정이다.

▲ 직접체험하고 즐기는 정월대보름 행사

- 국립전주박물관,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정월대보름에 행해졌던 다양한 세시풍속을 집적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설·대보름 맞이- 2010년 작은문화축전’을 27일부터 이틀간 무료로 개최

한다.

시민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느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행사는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7일은 전통문양이 담겨진 소망 브로치 만들기와 가족의 화목과 장수, 복을 기원하는 부적 만들기, 전통

문양의 타투하기, 고유 음식인 떡메 쳐서 인절미 만들기 등을 진행하고, 28일은 부럼 깨기와 귀밝이 술 나

누기, 가운과 좌우명 써주기, 부적 만들기, 방패연, 복조리 만들기 등 세시절의 풍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는 ‘소원맞는 달맞이’ 행사를 27일 오후 1시부터 센터 놀이마당에서

펼쳐낸다.

이번 행사는 정월대보름의 의미와 풍습들을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 기획, 세시풍속을 직접 체

험하면서 우리네 삶에 녹아있는 문화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부럼나누기와 경인년 소원문 쓰기, 20여 가지 나물을 전시하는 ‘진채식 전시’ 등이 상시 마련되고, 오후 5

시 30분부터 지신밟기와 한벽예술단의 신명나는 국악한마당이 치러지면서 행사의 절정을 전한다.

또한 김민영 관장의 고천문 낭독과 정월대보름 고사, 달집 태우기, 오곡밥 시식 등이 이뤄져 전통의 멋과

흥을 나누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 역시 27일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복나눔 정월대보름’ 행사를 진행, 오

곡밥과 묵나물, 부럼을 나누고 윷놀이 대회는 물론 서로의 복을 비는 행사를 준비해 세시풍속의 풍성함

을 시민들에게 전한다.

▲ 이 밖에 행사들

‘제10회 흑설골 당산제’가 26일 흑석골 버스종점 둥구나무 아래에서 치러지고, ‘달아달아 밝은 달아’ 행사

가 26일 공예품전시관, ‘제3회 완산 용머리 대보름 축제’가 27일 곤지중학교 및 완산초등학교 운동장, ‘전

주천 달맞이 가세!’가 27일 서신동 전주천 둔치 및 주변상가, ‘행복만드는 복주머니’가 28일 최명희문확관

비시동락지실 등에서 열린다.

/서승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