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일보 2010-02-04] 최명희문학관, ‘혼불’ 1만 2천매 필사(筆寫) 작업 진행

스스로 불타오르던 글귀 하나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최명희문학관, ‘혼불’ 1만 2천매 필사(筆寫) 작업 진행 입력 : 2010-02-04 15:24:27 서승희[shy0602@nate.com]

원고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써낸 글귀에는 작가의 치열한 정신이 서려 있다.


작가의 말처럼 ‘알 수 없는 염원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란 그 글귀에는 자기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지 가서 스스로 점화하고 스스로 타오르는 ‘혼불’이 원고지 한 칸마다 스며들어 남긴 흔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컴퓨터 작업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원고와는 다르게 직접 원고지에 필사(筆寫)로 글을 써내려갔

던 시절, 그 열정과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작업이 다시금 펼쳐진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혼불, 1만 2천매 필사(筆寫) 하기’ 작업을 개최, ‘필사의 힘, 필사의 노

력’을 통해 ‘혼불’을 다시 ‘활물(活物)화’시키는 몸짓을 시작한다.


이번 작업은 작가가 집필에 쏟아 부은 시간과 필사(必死)의 흔적, 우리말을 아름답게 녹여 낸 모습을 우

리 시대에 다시금 느껴볼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문장의 행간마다 담겨진 시대와 개인의 운명을 마주 대

한 인간 군상들의 행로와 그 갈등 및 고뇌 섞인 삶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모든 관람객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작업으로 진행되며, 총 5부에 달하는 ‘혼불’ 10권을 고스

란히 손으로 옮겨 17년간 소설을 써내려간 작가의 노고를 가늠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지난 2일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31일까지 이뤄지는 이번 작업은 지난해 매안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된 ‘혼

불’을 기준으로 정리되며, 현재 ‘혼불’ 1·2권에 달하는 제1부 ‘흔들리는 바람’은 최명희문학관 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필사가 치러지고 있다.


이 밖에 제2부 ‘평토제’부터 제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까지 총 3권부터 10권의 필사는 소설 ‘혼불’에 애정

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면 신청 접수해 참여할 수 있으며, 각 장을 기준으로 해당 분량의 원고지는 보내 필

사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필사된 원고는 올해 말부터 최명희문학관 전시실에 전시되며, 원고 작업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의 명단을

적어 놓을 예정.


필사 참가희망자 및 단체는 최명희문학관 전화(063-284-0570)와 이메일(jeonjuhonbul@empal.com)로

신청하면 되고, 기타 자세한 사항 역시 동일 문의 가능하다.


/서승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