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14_사랑과 이별/ 깨진그릇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3-25 09:50
조회
2496
  

<독락재 앞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비오는 문학관>


최명희 칼럼_칠월의 나무숲 중


"그릇이 깨지면 칼날이 된다" 고 노래한 시인도 있었지만.
사랑과 신뢰는 깨지기 쉬운 것이 그 숙명인가.
서로의 시간을 담고, 마음을 담고, 그리움을 담고, 아픔을 담고, 말을 담고, 믿음을 담으면서 빚어낸 그릇에.

내 한 생애를 모조리 담고 있던 하루아침.
예고도 없이 떨어지는 꽃잎이나 문득 창문을 스치는 가을 낙엽 한 장처럼,
툭. 떨어지면 산산이 깨져버린 그릇하나, 조각난 사랑, 부서진 신뢰.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어느 날인가는, 그 깨진 그릇 곱게 갈아 구슬 같이 영롱해진 조각조차 모양을 부수고 다시 부수어, 아니면 참으로 그냥 잊어버린 채 비 맞고 눈 맞게 두어, 탐하고 집착하는 마음을 홀연 벗어 버릴 수만 있다면...


............


이별은 새로운 만남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하죠.
"어둠은 빛보다 어둡지 않다"는 최명희 선생의 말처럼 그 괴로움 끝엔 어느새 한층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_최명희문학관

20100325 비오는 문학관.JPG

20100325 칼럼_칠월의 나무숲.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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