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07 - 눈꽃 속에 한 얼굴이 떴다가 진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01-07 16:32
조회
935
눈은 어두운 하늘에서 적막하게 춤을 춘다.
활 홀 훨 후어리.
눈발은 내리다가 날아오르고 아득한 곳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어느 날의 꿈 속에서처럼,
매안의 넓은 들판 끝없는 매화낙지(梅花落地)에 살구꽃이 지듯
그렇게 눈꽃은 지고 있다.
눈꽃 속에 한 얼굴이 떴다가 진다.
강모의 가슴으로 날아 떨어지는 그 얼굴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녹아 버린다.
「혼불」 3권 69쪽
어젯밤 어두운 하늘을 무대로 춤을 췄던 흰 눈송이들이 아른거리는 문장입니다. 여러분도 눈을 보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으신가요? 폭신하게 쌓인 눈밭 위로 그리운 얼굴 하나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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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록 707 - 눈꽃 속에 한 얼굴이 떴다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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