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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필만필(공지사항)

16일 백중맞이 문학작품 낭독회 - 입으로 푸는 백중, 낭독 참가자 모집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8-08-03 16:09
조회
3802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전북대 교수)이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옥마을 은행로 정자(네거리슈퍼 앞)에서 <백중맞이 문학작품 낭독회 - 입으로 푸는 백중>을 개최하며, 낭독행사에 참가할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이 행사는 전주한옥마을보존협의회에서 주최한 <신(新) 세시풍속축제① 백중> 사업의 일환입니다.
백중은 한민족의 여러 세시풍속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본래 백중은 여름철 고된 농사일을 하는 농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잔치를 벌이는 전통놀이들이 중심이지만, 농사보다 주거개념이 강했던 전주한옥마을에서는 '선비'와 '여유', '휴식' 등의 개념을 살려 문학작품 낭송회를 개최합니다.
시민들과 친숙한 시인과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통해 백중의 유래와 다양한 풍속, 여러 풍경들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고, 백중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개최장소를 전주한옥마을 내 은행로에 새롭게 조성된 정자로 특화시켜,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행사안내: 백중소재 문학작품 낭독회 <입으로 푸는 백중>

ㅇ 행사명 : 백중소재 문학작품 낭독회 <입으로 푸는 백중>
ㅇ 일 시 : 8월 16일(토) 오후 7시 30분
ㅇ 장 소 : 전주한옥마을 은행로 정자(네거리슈퍼 앞)
ㅇ 대 상 : 전주시민
ㅇ 내 용 : 백중소재 문학작품 낭독 및 공연
ㅇ 주 최 : 한옥마을보존협의회
ㅇ 주 관 : 최명희문학관
ㅇ 문 의 :
063-284-0570

ㅇ 주요 내용
 1. 짧은 극 낭송 "머슴의 날": 「혼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소재로 새롭게 구성한 머슴들의 이야기를 전문연극인들이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 2. 소설낭송 "근-현대 소설 속 백중": 채만식, 이광수, 이효석, 김정한, 이기영, 이문구, 박경리, 이청준, 오정희, 김선우 등 근-현대 소설가들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백중과 관련한 내용을 일반 참가자들이 낭송한다.
 3. 수필낭송 "수필 속 백중": 최승범, 신경림, 백기완, 김용택, 공선옥, 안재구, 박형진 등 수필가들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백중과 관련한 내용을 일반 참가자들이 낭송한다.
 4. 박태건 시인이 들려주는, 백석 시인의 시 「七月 백중」과 강형철 시인의 시 「도선장 불빛 아래-군산에서」
 5. 공연: 바이올린 독주 / 바이올린 이중주 / 현악4중주
 6. 먹거리 나눔: 막걸리와 떡 등

모집내용: 낭독 참가자 모집

ㅇ 신청기간: 8월 13일 오후 6시까지 선착순 10명
ㅇ 낭독자에게는 최명희문학관에서 발간한 도서와 3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수여한다.

ㅇ 내 용 : 남녀노소 관계없으며,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백중과 관련한 부분을 찾아 낭독하면 된다. 직접 문학작품을 찾아서 해도 좋고, 문학관에서 제공하는 부분을 읽어도 좋다.

ㅇ 문의)063-284-0570

백중과 문학

백중은 이미 여러 문학작품을 통해 드러난다. 고려 속요 「동동」에는 7월 보름 백중이 등장하며, 전래이야기 「선녀와 나무꾼」의 주요 시점은 백중날이다. 일찍이 최남선은 『조선의 상식』을 통해 한민족에 있어 백중의 의미를 살폈으며, 시인 백석은 그의 자시 「칠월 백중」을 통해 백중이 한민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소개한 바 있다. 또한 우리 지역 대표적인 작고 소설가인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비롯해 이광수의 「흙」,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정한의 「사하촌」, 이기영의 「홍수」, 박경리의 「불신 시대」와 「토지」 등 다양한 근대 소설에도 백중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며, 이문구의 「우리 동네 리씨」, 이청준의 「치자꽃향기」, 김성동의 「길」, 김선우의 「바리공주」, 오정희의 「별사(別辭)」 등 현대 소설에서도 살필 수 있다. 김승희의 단편소설 「백중사리」와 조여일의 단편소설 「곡비」는 백중이 작품의 주요 배경 및 모티브로 작용한 작품이다. 그 뿐 아니다. 김용택 시인과 공선옥 소설가, 박형진 시인은 각각 「보리 주면 외 안 주겠어」와 「깨잘을 아는가」, 「모항 막걸리집의 안주는 사람 씹는 맛이제」 등의 산문을 통해 과거를 살피고, 백중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최승범 시인은 수필 「니탁쥬에 절이김치 안주 삼아」를 통해 백중을 세세하게 살피고 있다. 이외에도 신경림 시인과 이지환 소설가, 수필가 안재구씨와 백기완씨, 강형철 시인의 작품에서도 백중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백중과 문학: 백석의 시 「七月 백중」

❍ 시인 백석은 지난 1988년 납·월북 작가에 대한 해금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잊혀진 시인’이었다. 백석문학의 특징은 상실되어가는 고향 의식의 회복과 이를 통한 제국주의 문화의 극복,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따뜻한 긍정, 특유의 방언주의와 북방정서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그는 구개음화가 되지 않은 구어체를 그대로 시어로 사용해 시적현장감을 살린다. 백석의 시에서는 또한 민속적 상상력이 만개한다. 그의 시에는 치성을 드리는 것에서부터 백중날 호미를 씻는 풍습에 이르기까지 전근대 시대의 민중들의 삶 속에 전해 내려오는 갖가지 습속들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이러한 백석 시의 민속적 세계는 결코 우연적인 것이나 이국취향이 아니다. 그것은 근대인의 절실한 내면적 목소리에서 나온 것이다.

마을에서는 세불 김을 다 매고 들에서
개장취념을 서너 번 하고 나면
백중 좋은 날이 슬그머니 오는데
백중날에는 새악시들이
생모시치마 천진푀치마의 물팩치기 껑추렁한 치마에
쇠주푁적삼 항라적삼의 자지고름이 기드렁한 적삼에
한끝나게 상나드리옷을 있는대로 다 내입고
머리는 다리를 서너 켜레씩 들어서
시뻘건 꼬들채댕기를 삐뚜룩하니 해꽂고
네날배기 따배기 신을 맨발에 바뀌 신고
고개를 몇이라도 넘어서 약물터로 가는데
무썩무썩 더운 날엔도 벌 길에는
건들건들 씨언한 바람이 불어오고
허리에 찬 남갑사 주머니에는 오랜만에 돈푼이 들어 즈벅이고
광지보에서 나온 은 장두에 바늘집에 원앙에 바둑에
번들번들하는 노리개는 스르럭스러럭 소리가 나고
고개를 몇이라도 넘어서 약물터로 오면
약물터엔 사람들이 백재일치듯 하였는데
붕가집에서 온 사람들도 만나 반가워하고
개죽이며 문주며 섶자락 앞에 송구떡을 사서 권하거니 먹거니 하고
그러다는 백중 물을 내는 소내기를 함뿍 맞고
호주를하니 젖어서 달아나는데
이번에는 꿈에도 못 잊는 붕가집에 가는 것이다
붕가집을 가면서도 칠월 그믐 초가을을 할 때까지
평안하니 집살이를 할 것을 생각하고
애끼는 옷을 다 적시어도 비는 씨원만 하다고 생각한다


※ 단어풀이

*백중 : 음력(陰曆)으로 칠월 보름날. 여름 동안 안거(安居)를 마치고 제각기 허물을 대중 앞에서 드러내어 참회(懺悔)를 구하는 날로 불교에서 유래한 명일(名日). 나중에는 전통 민속의 날로 발전하여 이날에는 농사꾼들이 일을 하지 않고 쉬며 운동이나 그밖의 오락으로 하루를 보내는 날로 인식되어졌다.
*세불 : 일정한 기간을 두고 세 번.
*개장취념 : 각자가 돈을 내어 개장국을 끓여 먹는 것.
*쇠주푀적삼 : 중국 소주(蘇州)에서 생산된 고급 명주실로 짠 적삼.
*항라적삼 : 명주, 모시, 무명실 등으로 짠 저고리의 하나로 천에 구멍이 송송 뚫어져 있어 여름옷으로 적당함.
*자지고름 : 자줏빛의 옷고름. 옷고름은 저고리나 두루마기의 앞에 달아 옷자락을 여며매는 끈.
*기드렁한 : 길쭉하여 길게 늘어뜨린 모양을 한.
*한끝나게 : 한껏 할 수 있는 데까지.
*상나들이옷 : 가장 좋은 나들이옷.
*꼬둘채댕기 : 가늘고 길게 만든 빳빳하게 꼬드러진 감촉의 댕기.
*네달백이 : 세로줄로 네 가닥 날로 짠 짚신.
*따배기 : 고운 짚신. 곱게 삼은 짚신.
*남갑사 : 남색의 품질좋은 사( 紗 : 엷고 가는 견직물 )
*광지보 : 광주리 보자기.
*백재일 치듯 : 백차일(白遮日) 치듯. 흰옷 입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
*문주 : 빈대떡 또는 부침개.
*호주를 하니 : 물기에 촉촉히 젖어 몸이 후줄근하게 되어.
*봉가집 : 본가집. 종가집.

백중과 문학: 이문구의 「우리 동네 이씨」

❍ 이문구의 『우리 동네』는 연작 소설이다. 작가 이문구가 1977년 서울을 떠나 발안에 들어가 생활하면서 발표한 중․단편의 모음인데, 「우리 동네 김씨」를 필두로 「우리 동네 이씨]」 「우리 동네 최씨」, 「우리 동네 황씨」, 「우리 동네 김씨」, 「우리 동네 정씨」, 「우리 동네 장씨」, 「우리 동네 조씨」로 되어 있다. 모두 70년대 산업 사회 속에서 농촌의 소외 문제와 농촌 구성원들이 겪는 갈등의 문제를 그리고 있다. 또한 농촌의 피폐 및 해체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농촌적이면서도 부정적인 당대 현실과 80년대 우리 농촌 모습을 예시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가징 긴 「우리 동네 황씨」는 농촌의 안방에 침투한 텔레비전, 선풍기, 그리고 농약 공해로 자취가 뜸해진 곤충, 농촌의 고리채, 부재지주(不在地主)의 증가, 농민 위에 군림하는 관료, 농협을 악용하는 모리배, 고추에 농약을 마구 뿌리는 악덕 농민, 이리저리 수탈당하는 농민의 실상 등을 절실하게 그리고 있다. 민방위 교육을 풍자한 「우리 동네 김씨」, 농촌 아이들에게까지 번진 망년회와 농촌 부녀자들의 관광 여행·고고춤과 농협의 변칙 운영과 조미료 중독과 도박 풍조를 그린 「우리 동네 이씨」, 도시인들의 사냥 공해와 농민의 자녀가 관련된 노사(勞使) 문제를 다룬 「우리 동네 최씨」, 모내기에 동원되어 주민을 골탕 먹이려고 데모를 하는 고등학생과 통대(統代)와 사기꾼의 행각을 묘사한 「우리 동네 정씨」 등이 그것이다. 소설의 제목으로 차용(借用)된 성씨들은 더러는 새로운 시대 상황에 잽싸게 편승하고 더러는 못마땅해 하면서도 마지못해 합류하기도 하는 불특정 다수의 평범한 주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일상적인 대화에서까지 이 시대를 증언하고 있다. 거부하는 몸짓 또한 소극적이긴 하나 현실적 인고와 미래에의 기대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어서 보통 사람들의 숨겨진 저력을 돋우어 상징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 이문구는 농촌을 다루더라도 도시와 대립되는 면만을 보여 주지 않는다. 그의 작가적 의식은, 농촌 속에서의 삶 자체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듯이, 그 환경 속에서 지배와 피지배라는 이원적(二元的) 현실을 파악하려고 했다. 이 작품은 산업 사회로 인해 점차 전통적 농촌 사회가 마멸되어 가는, 농촌의 현실적 삶의 현장을 풍자적 시각으로 묘파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농촌을 계몽의 대상으로 파악하여 농촌의 도피성, 서정성, 토속성 등을 부각시킨 종래의 농촌 문학 규격을 벗어나서 농촌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현장이며 그 속에는 많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사내들은 술 생각이 나면 떼 지어 장터로 몰려 나가곤 했다. 그전 같으면 기껏해야 호미씻이 하는 백중에 보릿되나 여투어 개를 한 마리 도리기해 먹거나, 안는닭 비틀어 놓고 막걸리 두어 되 추렴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옛날이었다. 이제는 본전을 찾자면서 장터로 몰려 나가 1년 동안 드나든 단골집들을 훑는 게 버릇이었다. 동네 청년들과 장터 장사꾼들은 피차 상대방을 물주로 여기고, 서로 꾀를 다하여 등쳐 먹으려고만 들었다. 장사꾼들이 1년 동안 갖은 물품에 웃돈을 얹어 농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웠으므로 얼핏 생각하면 동네 청년들이 본전을 빼먹으려 덤비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올가미였다.
동네 사람들이 섣달 그믐께 한 철로 그치지만, 계산으로 먹고 사는 장사꾼들은 경칩 안짝부터 동지(冬至) 대목까지 흰 목 젖혀 가며 농민들을 주무르고 알겨먹을 수 있으니, 어느 쪽이 되로 주고 말로 받는지는 따져 보나마나던 것이다. 그들은 농민들이 물건을 찾아오는 족족, 요새 채었다. 접때부터 뛰었다, 지난 장에도 한금이었다 하고 제멋대로 올려 부르며 배부른 흥정을 하면 그만인 거였다. 워낙 안 오르는 것이 없으므로 농민들도 이젠 이골이 나서 올랐다는 데엔 군소리가 없었으니까.
동네 사람들도 으레 그렇게 당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아쉬움을 끌 수 있는 것에만 재미를 들어 서슴없이 장터로 내닫곤 하였다.
이장 변차섭이와 새마을 지도자 이동화는 여러 조합을 비롯하여 아티스트다방, 루트다방, 영춘옥, 한양관, 상해루 같은 알려진 접객 업소가 단골이었다. 비육우로 재미 보는 배경춘은 조가축병원 ․ 축산조합 ․ 인공수정소, 밭농사가 큰 윤선철은 국일농기구 ․ 흥농농약사, 양계로 가용하는 유승팔은 새마을사료사 ․ 제일정미소, 이창권은 현대건재사나 성업제재소였고, 이문석 하면 풍농종묘사와 천일농약사, 이관출이는 한일미곡상을 물주로 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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