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전북 지역 문학인 육필원고 모집·정리 사업을 시작합니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5-30 10:20
조회
3644

최명희문학관(장성수·전북대 교수)은 2006년 개관 이후 전북 지역 문학인들의 친필원고를 수집해 정리하고,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북 지역 시인․작가들의 친필 따라 쓰기>와 <전북 지역 시인․작가들의 친필을 활용한 엽서 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이 두 프로그램은 이미 전국 대표 문학체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명희문학관이 6월부터 전주문화재단과 함께 <전북 지역 문학인 육필원고 모집․정리> 사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문학인들의 범위와 규모를 넓혀, 전북 출신 및 전북에서 활동했던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품 등 육필원고를 정리하고 DB화하여 전북 문화예술인들의 생애기록으로서의 자료로 활용하고,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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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작가의 육필원고에는 그이들의 혼이 고스란히 스며있습니다. 글쓴이를 휘감았을 의욕과 고뇌와 희열과 탈진의 흔적들……. 삐뚤삐뚤한 거장의 악필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네모 칸을 그득 채운 잉크의 번짐에 이르러서는 땀 냄새가 물씬 배어있는 듯해 숙연해지는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육필원고는 우리 문학의 곳간을 풍성하게 채워온 문인들의 분신입니다. 작가의 친필로 쓰인 원고는 엄밀히 말하면, 어느 개인의 것이 아니라 문단 공동의 재산일 것입니다. 소중한 문학의 분신들을 햇빛 앞에 끄집어내는 작업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시도해봄직한, 가장 소중하고 시급한 문화프로젝트일 것입니다. 짧은 인연이라도 예술혼과 닿아있다면, 작은 쪽지 한 장이라도 어느 한 쪽으로 밀쳐버리기엔 그에 담긴 치열한 작가정신이 너무도 엄숙하지 않습니까?
손으로 원고를 쓰는 경우가 적어진 지금입니다. 하지만 '수공의 힘'이 전해졌을 때, 문장은 더 살이 돋고, 논리의 얼개가 글의 표면 위로 돌출되지 않을 것입니다. 결은 순하고 숨은 깊어서 살아있는 사람의 살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컴퓨터로 인쇄된 글자가 아니라, 펜을 쥐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글을 새기고, 다시 읽기를 반복하면서 고쳐 다시 쓸 때, 글이 사물을 찌르지 않고, 그것들을 더 진하게 우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업은 작고작가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까지, 시인과 소설가, 아동문학가, 수필가, 극작가, 평론가 등 장르를 아울러 전북과 관련된 모든 문학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삶의 족적이 전북의 땅에 조금이라도 얹혀 있으면 모두 해당될 것입니다. 도(道)와 시(市)는 경계가 있지만, 문학에는 경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친필원고를 기본으로 하지만, 곳곳에 고친 흔적이 남아 있는 이전의 작품 원고와 작가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던 상상력의 일단을 짐작할 수 있는 메모,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일상을 한 자 한 자 새겨 넣은 일기, 사인본 저서 등 작가의 육필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모아보려고 합니다.
사업을 통해 모아진 귀한 원고와 자료들은 최명희문학관에서 전북문학인-데이터베이스 작업을 진행 한 뒤,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문화재단에서 보관할 예정이며, 이후 발간사업과 전시사업 등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 모집대상

전북의 땅과 인연을 맺은 모든 시인과 작가(의 친필원고)

• 모집내용

전북 출신, 전북에서 활동했던 문학인의 육필원고 및 사본, 편지, 일기, 평론, 그림, 메모 등
※ 친필원고는 2종 이상, 운문은 작품 전문, 산문은 주요 부분 발췌.

• 모집기간

2010년 6월 26일까지

• 보내실 곳

(560-033)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3가 67-5 최명희문학관
※ 직접 찾아주셔도, 우편이나 퀵서비스(착불)를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웬일인지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얼마나 어리석고도 간절한 일이랴.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그것이 어느 날인가 새암을 이룰 수만 있다면. 새암은 흘러서 냇물이 되고, 냇물은 강물을 이루며, 강물은 또 넘쳐서 바다에 이르기도 하련만. 그 물길이 도는 굽이마다 고을마다 깊이 쓸어안고 함께 울어 흐르는 목숨의 혼불들이, 그 바다에서는 드디어 위로와 해원의 눈물나는 꽃빛으로 피어나기도 하련마는. /1990년 11월 21일 소설『혼불』 두 번째 출간본 작가 후기 중에서

전북 지역 문학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선생님의 육필원고를 받아든 순간 모두가 코끝이 찡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주신 원고와 그에 남겨진 문장들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와 내일 살아갈 후손들의 가슴에 아리고, 마음에 어릴 것입니다. 선생님의 필체에서 넉넉한 마음 씀씀이와 감칠맛 나는 글 솜씨가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꽃피는 봄날입니다. 모처럼 펜을 쥐고, 종이 위에서 걸판지게 놀아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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