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30일 오후 7시 한승헌 변호사가 들려주는 ‘문학동네 사람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6-27 11:40
조회
4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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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1971년 10월 서울 화양동 모윤숙 시인의 집. 매달 모이던 문인들의 친목모임 ‘라운드 클럽’ 회원들. 왼쪽부터 남정현·김후란·윤병로·전광용·홍윤숙·김혜숙·박현숙·한승헌, 송지영·박용숙(맨 앞), 박진·안수길·박연희·김붕구·이현구·모윤숙·전숙희·김광섭 씨 등이다.

시인이기도 한 한승헌 변호사의 문학 동네 이야기는 우리 현대사를 관통해 온 한 편의 눈물겨운 '문학 드라마'였다. 주인공의 통영 검사 시절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60년대, 어느 허름한 다방 벽에 겁나게 촌스러운, 그러나 눈물겹게 정다워 보이는 시화들이 걸려있다. 드라마의 이야기를 여기 다 옮길 수 없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열거하기에도 숨이 차다. 신동엽, 임헌영, 박용성, 정을병, 남정현, 구상, 박화목, 전숙희, 안수길, 이항녕, 박용숙, 표문태, 최인훈 등의 얼굴이 지나가고, 문인간첩단 사건이라는 말이 지나갔다. 김우종, 구중서, 정연희, 이동주의 얼굴이 지나가더니, 드디어 고은이 나타났다. 권일송, 송지영, 장호, 신동문, 작곡가 황문평, 이근삼, 강원룡 목사, 모윤숙, 김후란, 홍윤숙, 김혜숙, 송지영, 박연희, 김봉구, 이헌구, 이호철, 김남조, 이영도, 김상옥, 그런데 김지하, 박경리, 백낙청, 송건호, 안병무, 예춘호, 문익환, 이태동, 함석헌, 천상병, 양성우, 신경림의 얼굴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심각해진다. 최세훈, 정현종, 이병주, 최명희, 이영희, 김진균, 최장집, 김승훈 신부, 설훈 의원, 김남주, 주인공의 국어선생이었던 미당. 최승범, 신석정, 이종민, 김용택, 김원일, 황석영의 평양 사진이 지나갔다. /김용택 시인의 <한편의 드라마 같은 문학동네 이야기>(전북일보 2010년 6월 21일자) 중에서


• 강의제목: 한승헌 변호사의 “문학동네 사람들”
• 주최․주관: 최명희문학관
• 일시: 2010년 6월 30일 수요일 7시 - 8시 30분
• 장소: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
• 문의: 최명희문학관(http://www.jjhee.com 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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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참 문학인이라면, 문학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젊은 문학인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귀한 시간이 6월의 마지막 밤에 열립니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한승헌 변호사 초청 강연 <한승헌 변호사가 들려주는 ‘문학동네 사람들’>입니다.
6월 30일(수)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90분 동안 최명희문학관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폭풍과 같은 한 시대를 살아간 한승헌 변호사가 고난과 역동의 세월을 돌이켜보면서 그와 함께 살아간 사람들 중 문학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이 날 강연에서 한승헌 변호사는 1965년 남정현 작가의 소설 『분지』 필화사건과 ‘반미소설’의 법정 논쟁, 천상병 시인과 동백림사건, 김지하의 담시 「오적」사건, 월간 「다리」 필화사건, 《법과 인간의 항변》과 ‘방관죄’, 출판사 삼민사의 추억 등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분노케 하는 갖가지 이야기들을 특유의 ‘유쾌통쾌’ 화법으로 들려줄 예정입니다.
최명희문학관 장성수 관장은 "이날 한승헌 변호사는 격변의 사건에서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문학인들과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라며,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와 절대로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모두의 다짐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진안 출신인 한승헌 변호사는 무소불위의 군사독재정권 시대 ‘시국사건 변호인 1호’이자 때로는 피고인의 한 사람으로 무고한 이들과 고락을 함께 해 온, 살아 있는 지성입니다.
이 시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문의 063-284-0570

한승헌 변호사의 글 엿보기

나는 법조계 말고는 문학 분야 단체에 이름을 얹고 있었다. 본시 단체 선호형이 아닌데, 문인동네(문단)의 선배와 친구들의 권유로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등의 회원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 단체의 행사나 문인들과의 교분을 통하여 문학동네의 풍토에 젖어보는 것이 좋았다. 다만, 문인단체의 선거를 둘러싸고 감투 싸움에 파벌놀음까지 하는 일면이 있어서 실망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월간문학>에 ‘문학적 문인과 정치적 문인’이라는 글을 쓴 적도 있다.(1971년 1월호)
문인들의 순수한 친목 모임으로는 ‘라운드 클럽’이 생각나는데, 거기엔 제법 많은 문인들이 모이다 보니, 문학의 여러 분야와 세대를 망라할 정도로 면면이 다채로웠다. 1970년 가을부터 매달 한 번씩 화양동에 있는 모윤숙 시인 댁에서 모임을 했는데, 분위기가 파격적일 만큼 자유분방했다. 남녀노소 간에 그야말로 허물이 없이 담론도 하고 놀이도 했다. 이헌구(문학평론가), 박진(연극), 김광섭(시인), 안수길(소설가), 김남조(시인), 전숙희(수필가), 홍윤숙(시인), 김붕구·양원달(이상 불문학자), 전광용·이호철·남정현(이상 소설가)씨 등 20명이 넘었던 것 같다.
우리는 모이면 격의없이 문학 이야기, 세상 이야기, 그리고 친교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가 등장한 뒤에 은연중 각자의 성향이 드러나고 갈라져서 서먹해지더니, 이내 모임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념 지향이 아니어서 좋았는데, 결국은 이념(아니면 시국관 또는 현실인식)의 그림자 때문에 흩어지게 되었다.
모임과 무관하게 자주 뵙던 분은 안수길 선생이었다. 종암동 댁에 놀러도 가고, <북간도> 후편을 쓰고 계시던 성북동 임시 거처에 양주 한 병을 갖고 찾아뵌 적도 있었다. 또한, 안 선생님의 추천으로 문단에 나온 소설가 최인훈·남정현·박용숙씨 등과도 가끔 만났다. 야간인 명성여고에 나가던 신동엽 시인은 내가 있거나 없거나 사무실에 들러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장시 ‘금강’이 실린 <신한국문학전집>을 들고 와서 서명을 해 준 적도 있다. 고은 시인도 내 사무실이나 종로의 ‘낭만’(비어홀) 같은 곳에서 자주 만나는 사이였다.
문학평론가 백철 선생은 1975년 내가 징역 살고 나와서 실업자로 있으면서 한국저작권연구소를 개설할 때 여러모로 도움을 주셨다. 전주의 신석정 선생은 나의 대학시절, 내 졸작 시를 신문에서 평가해주셨고, 어느 해 눈 내리던 겨울 날, 전주 시내 찻집까지 신간 시집 <산의 서곡>을 가지고 나오셔서 건네주신 일도 있었다. 전북대의 대학신문 창간 때 인연을 다진 최승범 시인은 줄곧 저서를 주고받는 사이며, 지금도 전주에 갈 적마다 찾아뵙는 선배이시다. 수필가 김소운 선생은 일본에서 귀국하신 뒤 자주 뵈었고, 일본에서 출판된 <김소운 대역 시집>(부제; 한국 현대시 일본어 대역)에 내 변변치 않은 작품(시) 몇 편을 넣어 주시기도 했다. 유주현(소설가), 홍윤숙, 이어령(문학평론가), 박연구(수필가)씨 등은 75년 내가 반공법 필화에 걸려서 법정에 섰을 때, 나를 위해서 소신껏 증언을 해 주셨다. 내가 광주에 가면 숙소에까지 찾아와서 식사와 정담을 나누던 소설가 한승원씨는, 지금도 시골에서 꾸준히 집필을 하는 가운데 소설책 신간이 나오면 잊지 않고 보내 주시곤 한다. 극작가 이근삼 교수와 차범석 선생은 나에게 연극의 세계를 기웃거리게 해 주셔서, 그 덕분에 극단 ‘가교’와 ‘산하’ 등 이름 있는 극단의 공연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다. 나에게 계속 시를 쓰라고 격려해 주신 분으로는 전에 말한 김남조 선생 외에도 <현대시학> 주간이던 시인 전봉건 선생이 생각나는데,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나로서는 자책감을 지우기가 어렵다.
변호인과 피고인 사이로 만나서 더욱 가까워진 문인으로는, 남정현·천상병·김지하·임중빈·이호철·임헌영·정을병·송기원·김진경·고은·문익환·마광수·황석영(이상 사건의 재판 순) 등 여러 분이 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나의 세 가지 복 가운데 ‘사람 복’이 들어간 사연을 알게 되었을 줄 믿는다. 그렇게 많은 문인들과의 친분에도 불구하고 나는 ‘문학적 농사’에는 소출을 올리지 못해서 부끄럽다. 그러나 문학 아닌 문인들과의 얽힘에서도 많은 배움과 깨달음과 보람을 얻을 수가 있었는데, 그것은 나의 행운이자 행복이었다./한겨레 2009년 2월 19일자 <[길을 찾아서] 이념에 떠밀려도 문인들이 좋았다/한승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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