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2011-04-01] "최명희 진지한 글쓰기 매료"

혼불 작품토론 진행맡은 이진숙 강사


“작품은 물론 글에 대한 작가의 자세에 빠져 다시 이 프로그램을 맞게 되었다”는 강사 이진숙(46)씨. 자분자분한 말소리가 녹음으로 듣는 최명희 작가의 목소리와 닮은 것도 같다.

전주가 낳은 대한민국 소설가 최명희의 <혼불>에 대한 작품토론과 강의가 지난 달 마지막 금요일의 오
리엔테이션에 이어 두 번째로 이달 25일 전주시 풍남동 소재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있었다.

작년 ‘혼불 읽고 또 읽고’프로그램이 10권을 통독한 것이었다면 올해는 그 내용 속 한 마디 의미를 새겨
보는 심화독서토론이라 할 수 있다.

20여명의 회원들이 이달에 읽은 1권의 내용 중 살려 쓸 우리말과 의식 의례에 대한 구절을 통한 자신
의 느낌과 생각을 진지하게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매끄러운 진행을 맡은 이진숙강사를 만났다.

고교 국어교사를 거쳐 전주우석대와 광주 조선대 평생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양성 전문강사를 지낸 그
녀는 혼불을 읽고 작가와 작품에 매료되어 혼불강사가 되었다.한 문장만 읽어도 전체의 분위기를 전달
할 수 있도록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에도 머뭇거렸다는 최명희작가의 작품을 쓰는 자세는 본인의 생
활은 물론 자녀들의 지도나 수강생들을 대하는데도 덧없는 본보기가 되어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이런
노력들이 알려져 작년에 이어 다시 맡은 이 강의에 부담도 있지만 보람되고 기쁘다고 했다.

혼불 속에는 소리와 연결된 단어만도 2,129가지가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청각과 시각을 동원해서 판소
리느낌이 나도록 읽어보면 더 재미 있을 것이라며 우리말 어휘와 풀이, 그 쓰임을 알기 쉽게 꼼꼼히 챙
겨온 자료에서 그녀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자의 생각만은 아닌 듯 나이 지긋한 송진태 수강생은 “그냥 읽었던 혼불에 이런 맛과 멋과 뜻이 있음
을 새삼 일깨워주는 선생님이 정말 멋지고 고맙다”며 나란히 사진 찍기를 권하자 선뜻 응하면서도 수
줍게 짓는 미소에 언뜻 최명희 작가가 어린다.

천상 혼불에 빙의된 혼불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