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2012-04-03]전북 문학인 친필원고 전시회 ‘전북문학의 무늬’

▲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전북문학의 무늬’ 4월 전시 모습

꽃이 피고 지고 다시 피기를 반복하는 4월, 최명희문학관에 문학의 꽃이 활짝 핀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과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전라북도 문학인 친필원고 전시회 ‘전북 문학의 무늬’를 4월 3일부터 29일까지 문학관 비지동락지실에서 개최하는 것.

4월 전시에는 정병렬 정병순 정성수 정순량 정순자 정양 정우영 정윤천 정인섭 정인승 정종화 정창근 정철성 정훈 정희수 조경옥 조기호 조미애 조민숙 조병희 조소목 조윤수 주봉구 진동규 진상순 진원종 진의하 진창선 진홍원 차길진 차옥혜 채규판 채만식 최기식 최기우 최동현 최만산 최병학 최세홍 최승범씨 등 모두 40명의 시인과 작가의 친필원고를 감상할 수 있다.

정병렬·최만산 시인과 차길진 수필가는 한지에 정서한 작품을 선보였다. 또 정윤천 시인은 대봉투를 펼쳐 안쪽에 시 ‘全州(전주)’와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를, 정인섭 시인은 광고전단지 뒷면에 시 ‘갈매나무 한 그루’와 ‘봉군이 되어’를 써 주었다. 정순량·정우영·최동현·최승범 시인의 친필원고 아래에는 시인의 직인이 찍혀 있는데, 시인의 인장을 ‘덤’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북한 양쪽 문단에 등단한 정창근 소설가의 친필원고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작촌 조병희 선생과 고하 최승범 시인의 친필원고도 만나볼 수 있다.

작촌 조병희 선생은 평생 서예와 시조 창작에 전념하며 문화재 보호와 향토 지명 연구에 헌신해온 시조시인이자 한학자 그리고 서예가이자 향토사학자다. 그의 친필은 정순자 시인이 선물해 주었는데, 화선지에 먹으로 쓴 서예작품 1점과 1993년과 1996년에 정순자 시인에게 쓴 편지다. 한 평생을 올곧은 선비로 살아간 작촌 선생의 고결하고 깊은 품격을 느낄 수 있다. 가람 이병기 선생의 첫 제자로 꼽히는 고하(古河) 최승범 시인은 친필원고는 노경식 극작가와 장정자 시인이 보내줬다. 반세기 훌쩍 넘도록 시조의 창작에만 매달려온 학자시인의 친필원고를 통해 전북 문학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을 터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국어학자 정인승 선생을 비롯해 소설 ‘탁류’의 채만식 소설가, 작촌 조병희 시인, 정순자 시인 등 작고문학인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어 더 뜻 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인승 국어학자의 친필은 정인승기념관에서 제공한 인쇄본이며, 채만식 소설가의 친필 역시 어느 책에 수록된 인쇄본이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는 전북의 문학을 빛낸 문학인들의 숨결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임이 분명하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