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47 - 높은 향기를 뿜어야만 국화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10-14 13:21
조회
635


 

국화는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난만헌 봄 무성헌 여름을 마다허고,

그 온갖 잡꽃 피기 좋은 시절에는

묵묵히 감추고만 있던 꽃을

찬 서리 내려서 다른 꽃 다 시들어 버릴 때,

서릿발 속에서도 외로이 피어나

홀로 절개를 지키며 높은 향기를 뿜어야만 국화

 

「혼불」 7권 243쪽





혈통만 내세우며 제대로 된 행실을 하지 않는 양반을 비꼬며 임서방이 말합니다. 봄에 피는 국화, 알록달록 단풍 드는 소나무, 여름에 만발한 매화며 구부러진 대나무를 진실된 군자라고 할 수 없겠죠? 새파랗게 변함없어야 소나무고, 깔끔하니 속이 비어있어야 대나무고, 엄동설한에 꽃망울을 피워 사방에 향기가 떠 있어야 매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실에서 향내가 나는지 돌아보게 되는 문장입니다.
전체 908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808
필록 757 - 흰 꽃잎
최명희문학관 | 2021.12.23 | 추천 0 | 조회 604
최명희문학관 2021.12.23 0 604
807
필록 756 - 사흘의 인연
최명희문학관 | 2021.12.16 | 추천 0 | 조회 621
최명희문학관 2021.12.16 0 621
806
필록 755 - 겨울 강아지같이
최명희문학관 | 2021.12.09 | 추천 0 | 조회 637
최명희문학관 2021.12.09 0 637
805
필록 754 - 이파리 하나 없이 스산한 잔가지
최명희문학관 | 2021.12.02 | 추천 0 | 조회 722
최명희문학관 2021.12.02 0 722
804
필록 753 - 한 모둠으로 모여 앉아
최명희문학관 | 2021.11.25 | 추천 0 | 조회 731
최명희문학관 2021.11.25 0 731
803
필록 752 - 불꽃 튀는 소리
최명희문학관 | 2021.11.18 | 추천 0 | 조회 918
최명희문학관 2021.11.18 0 918
802
필록 751 - 푸른 불덩어리
최명희문학관 | 2021.11.11 | 추천 0 | 조회 670
최명희문학관 2021.11.11 0 670
801
필록 750 - 사그락거리는 소리
최명희문학관 | 2021.11.04 | 추천 0 | 조회 665
최명희문학관 2021.11.04 0 665
800
필록 749 - 심뽀를 갖지 말구우
최명희문학관 | 2021.10.28 | 추천 0 | 조회 800
최명희문학관 2021.10.28 0 800
799
필록 748 - 마음이 능히 목숨조차도 삼키는 것
최명희문학관 | 2021.10.21 | 추천 0 | 조회 894
최명희문학관 2021.10.21 0 894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