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일보 20071217] 2007년 문화계 결산

• 매체: 전라일보
• 날짜: 2007년12월17일
• 제목: 2007년 문화계 결산
• 출처: 전라일보
• 쓴이: 이상덕 기자

 

2007년 문화계 결산

다사다난했던 2007년이 저물어간다. 그 어느해보다 예향 전북을 이어냈던 전북문화계는 수많은 축제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전북 문화의 명성을 이어내는 한해였다. 올 한해 문화계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문학을 비롯해 국악, 음악, 미술, 연극, 무용, 영화, 문화재, 축제 등 9개 분야를 돌아본다.

1. 문학

올해 전북 문학계의 가장 큰 화두는 전북 문학이 한국문화, 더 나아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중심부로 곧추섰던 것이다. 특히 국내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시야를 넓힌 의미있는 한해였다.

'아시아ㆍ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AALF)을 통해 사상 최초로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인들이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전주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11월 8일부터 15일까지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도내 일원에서 마련된 이 행사는 문학을 통해 아시아ㆍ아프리카 양 대륙의 소통과 교류를 추구하는 '2007 아시아ㆍ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AALF)'로 확대되면서 전북이 문학의 본향임을 확인한 한 해였다.

이 행사에는 고은, 황석영, 신경림 등 국내 작가 60여 명, 팔레스타인 출신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 중국 소설가 모옌,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루이스 응코시 등 아시아ㆍ아프리카 초청작가 70여 명 등 130여 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들이 문학적 독립을 전주에서 선언했다. ‘전주선언’에서 참여작가들은“비동맹운동,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 동맹의 열정”을 이어 받아 결의했다.

이 선언문에는 “우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작가들이 서양의 중개 없이 직접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 앞으로 많은 대화와 협력을 개시하는 사건이라는 점에 큰 의의를 부여한다”고 주창했다

시단이 내놓은 수확도 적지 않았다. 김규남, 선산곡, 김용옥, 신영규, 전진탁 등의 문인들은 신작을 내놓아 전북 문단의 외형을 튼실하게 이어냈다. 이 가운데 김규남씨의 ‘눈오는 날 싸박싸박, 비 오는 날 장감장감??은 전라도 방언의 형성과정과 용례까지 상세하게 기록해 전라도 방언 연구의 모범답안으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전북문인협회는 새만금문학제를 개최해 전북 현안과 문학의 만남을 시도했으며 최명희문학관은 고 최명희 문학 연구는 물론 전북 문단의 다양한 의견개진과 강좌를 통해 풍성한 전북문단을 이끌어냈다. 이밖에 작고문인 신석정의 유고시집 ‘내 노래하고 싶은 건??발간은 전북문학의 뿌리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이밖에 답사여행에 대한 길라잡이 신정일씨도 전북문화를 재조명하는 역저들을 출간했다.

그러나 매년 고질적으로 지적되어온 범람하는 개인문집 발간은 함량미달이란 비평과 함께 문학의 옥석 가리기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전북문단의 큰 특징의 하나는 개인문집 발표가 봇물처럼 이뤄졌다는 점이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출판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신아출판사에 따르면 올해에만 도내 작가들이 발표한 개인문집은 40여권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함량미달이란 지적도 있지만 전북 문단의 양적 팽창을 주도한 것이 바로 개인문집 발표라고 평가된다./이상덕기자·lee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