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담장 너머 소소한 풍경 '문득 한옥

마을이...'

한옥마을보존협회·최명희문학관 엽서책·엽서 제작

작성 : 2009-08-30 오후 7:04:13 / 수정 : 2009-08-30 오후 8:11:25

도휘정(hjcastle@jjan.kr)

'전주한옥마을은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며 걷는 것이 더 좋다. 굳이 힘들여 속도를 내지 않아도 좋다. 사람을 기다려 맞는 지혜를 가지고 있기에, 그리 급할 것이 없는 곳이다.'

전주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자꾸 뒤쳐지게 된다. 걸음 멈춰 두리번 두리번 해찰하게 되고, 낮은 담장 너머로 남의 집 일까지 상관하게 된다. 눈으로만 보면 정이 없고, 귀로만 들으면 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한옥마을이 가지고 싶어진다. 그럴 때 한옥마을을 가슴에 품는 방법이 있다.

한옥마을보존협의회(회장 이세중)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만든 전주한옥마을 글·그림 엽서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는 전주한옥마을'. 한옥마을을 테마로 전주의 문화예술인들이 쓰고 그린 엽서책과 엽서다.

모두 48쪽인 엽서책은 도시 전주,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을 상징하는 10개의 단어(골목, 담, 문, 장독, 기와, 물, 나무, 숲, 집, 창문), 전주한옥마을을 즐기는 4가지 방법(느끼기, 먹기, 마시기, 놀기), 전주한옥마을 문화시설, 전주한옥마을 문화유적 등 6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엽서는 엽서책에서 14종을 골라 만든 것이다.

이세중 한옥마을보존협의회 회장은 "최근 한옥마을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기념품은 마땅히 없는 형편이었다"며 "한옥마을을 소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엽서책과 엽서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은 "많은 지자체나 관광지가 홍보엽서를 제작하고는 있지만, 한옥마을 엽서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구성으로 외국인들을 위한 영문 번역까지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전주의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이 담겨 있어 소장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16명의 참여작가 중 대부분은 한옥마을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 이들. 한옥마을에 '문자향'와 '님바래기'를 열고 있는 김두경(서예가) 이근수씨(화가)를 비롯해 한옥마을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나병재씨(만화가), 한옥마을 토박이 장근범씨(사진작가), '자만재'에 몸 담고 있는 지용출씨(판화가), 최명희문학관의 최기우씨(극작가), 전주공예품전시관의 임승한씨(화가), 전주한옥마을보존협의회의 구순주씨(사진작가) 등 참여작가 대부분이 한옥마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얼굴들이다.

엽서책과 엽서는 한옥마을 백중 행사 기간인 9월 5일과 6일 한옥마을 은행로에서 열리는 '한옥마을 문화상품전'에서 판매된다. 이후에는 최명희문학관을 비롯해 한옥마을 일대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옥마을 엽서책과 엽서는 한옥마을 구석 구석에 담긴 이야기들로 계속 발행될 예정이다. 문의 070-7535-9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