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0-02-26] 떡메치고 강강술래…대보름 굿판 빠질쏘냐

광주민속박물관은 28일 광주시 북구 운암동 박물관 야외마당에서 ‘빛고을 정월 대보름 한마당’을 연다. 하룻동안 떡메치기, 들독들기, 마당밟기, 큰줄다리기, 복조리만들기 따위 세시풍속을 체함할 수 있다. 저녁 6~8시에는 시민들이 어울려 자신과 이웃의 안녕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와 강강술래를 한다. 한켠에선 부스럼이 나는 것을 막는 호두 땅콩 등 부럼을 팔고, 뻥튀기 붕어빵 우리차 등 먹을 거리도 준비한 장터도 운영한다. 해마다 1만여명이 넘게 찾아와 시끌벅적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이웃끼리 오곡밥을 서로 나눠 먹던 전통을 본받아 가훈을 써주거나 떡메치는 데서 나온 수익을 불우이웃한테 건넬 예정이다.

광주칠석 고싸움놀이 보존회는 27일부터 3월1일까지 광주시 남구 칠석동 고싸움놀이전수관 일원에서 고싸움놀이 축제를 연다. 27일엔 칠석동 은행나무에서 당산제·당산굿을 올리고, 28일엔 고싸움의 4차원 입체영상을 선보이는 영상체험관을 개관한다. 이곳에선 의자 떨림, 바람 분사, 안개 효과 등으로 생동감 있게 고싸움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동안 고싸움 놀이를 두차례 시연하고 대동 줄다리기를 벌여 행운을 겨룬다. 칠석 고싸움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33호로 남성적인 기상이 깃들어 있는 민속놀이다. 광주 도심인 무각사에서는 28일 점심 때 무각사 문화관 앞에서 오곡밥 나누기와 경로당 대항 윷놀이가 벌어진다.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보존회는 27일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일대에서 대보름굿을 연다. 마을 동청마당에서 ‘기굿’으로 막을 열어 당산나무에서 새해 무사안녕을 비는 ‘당산제’, 공동우물에서 덕담으로 지내는‘샘굿’, 가가호호를 돌며 풍년을 비는 ‘마당밟이’로 이어진다. 저녁 7시에는 대보름굿의 정수인 ‘판굿’을 벌여 참가자 모두 일심동체가 돼 한판 흐드러지게 논다. 밤 11시에 달집을 태운다. 해마다 전국에서 풍물동호인 등 2000여명이 참여해왔다.

양진성 보존회장은 “자연섭리는 보름달처럼 늘 한결같으니, 우리 인생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순리처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한결같았으면 좋겠다”며 “함께 참여해 모자라는 것은 채우고 남는 것은 나누면서 신명난 굿판을 벌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희문학관, 한옥생활체험관, 전통문화센터 등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도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다.

안관옥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