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2011-01-17] 화폭에 들어온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정취가 맑은 수채화의 담백한 화폭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중견화가이자 현직 의사인 최인수 작가가 내놓은 작품집 ‘풍경소리에 향기 날리고(맥기획)’은 전주 한옥마을을 그린 작품과 그에 대한 설명을 한·영문으로 담고 있다.

지난해 경기전 창건 600주년을 기념하며 마련한 그의 수채화 작품전에서 선보였던 작품 등을 포함해 한옥마을의 소소한 일상을 만나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전주 사람으로 살면서 수 없이 왕래한 한옥마을의 길과 학창시절엔 이젤과 함께 그늘에 앉아 그림을 그렸던 숱한 이야기들이 담긴 추억의 공간이 세월이 흘러 새롭게 태어났다.

한옥마을 현장을 수 십번씩 답사하면서 완성한 그의 작품에서는 바람 부는 날 울려퍼지는 풍경소리마저 들리는 듯 하다.

경기전 내 정전과 홍살문, 예종대왕 태실, 전주사고 실록각 등 전주의 역사적인 공간들은 계절따라 옷을 갈아 입었고, 최명희 문학관과 교동아트, 은행로, 커피 전문점, 공방 등 수년 새 속속 한옥마을에 둥지를 튼 새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작가는 수채화가는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우면서 이 골목 저 골목 어슬렁거리기 좋은 한옥마을에서 한나절 혹은 반나절 돌아다니다 소재를 택했다.

기와지붕과 처마 끝에 걸린 구름 한 조각과 햇빛을 받아 빛나는 마당 한편에 놓은 포석정, 돌담 위에 소담스럽게 올려있는 기와지붕은 스치듯 지나치면 놓칠 수도 있는 찰나의 순간이다.

이종민 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장은 “그의 그림을 대하고 있으면 잘 다듬어진 서정시 한편 읽는 느낌이다”면서 “현대시처럼 난해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꼭 잘 지어진 한옥 같은, 아니면 그 한옥에서 전통문화를 다소곳이 생활로 지켜가는 무명옷 입은 아낙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절로 따뜻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