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앙신문 2012-09-27]"전라도 사투리 능숙하게 풀어내"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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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전북중앙신문
‘오늘 같이 비가 허천나게 쏟아지는 날이면 요로코롬 옥시시밭이든 어디든 히마가리 없이 돌아댕길 할아부지와쇠앙치를 찾아 나서는, 3년째 해오고 있는 이 일도 인자는 각다분해서 못 해먹것다. 자기 몸뚱아리도 지대로 못 가누면서 그놈의 소 새끼를 개뻥이에 묶어놓고 집에 가만치 있으면 또 모를까 머땀세 기연치 쇠앙치를 끌고 나가는지……. 성가시다.’<김민주‘할아부지와쇠앙치, 그리고 나’일부>
입에 착착 감기는 전라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풀어 낸 김민주(전북여고 2학년)학생이 제2회 혼불학생문학상 대상 작품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할아부지와 쇠앙치, 그리고 나’는 몸이 불편하면서도 송아지에 집착하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사춘기 소녀가 할아버지의 기행적인 행동들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 김민주 학생은“전남 고흥에 사시는 할아버지의 말투를 생각하면서 글을 썼는데, 글을 쓰면서 전라도 사투리를 새롭게 알게 됐다”면서“사투리를 이용해 글을 쓰니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더 쉽게 잘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태희(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2학년)학생의 ‘‘혼불’의 고장 남원을 댕겨와서‘와 전서연(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 1학년)학생의‘아빠의 금뎅이’가 차상을, 하다영(군산중앙여자고등학교 1학년)학생의 ’바람꽃‘과 이현(순창고등학교 2학년)학생의 ’국화꽃 향기‘, 유경화(전북여자고등학교 2학년)학생의 ’그 여름 날‘, 정의석(전주전일고등학교 3학년)학생의 ’기분 좋은 추억의 향연‘이 차하를 수상하는 등 32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심사위원인 사투리 전공 학자 김규남 박사는“방언 어휘의 구사도 자연스럽고, 내용도 감동적이고, 지역적 특성도 잘 반영된 수작들이 많았다”면서“이 대회를 통해 전라도 사투리에 대해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혼불학생문학상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동안‘전라도 사투리’를 테마로 한 산문을 모집, 32개교 1,202명의 학생으로부터 1,217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대상과 차상 수상자에게 전라북도교육감상과 각각 장학금 200만 원과 100만 원이 수여되는 등 모두 1천1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
올해 심사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권오표(시인), 김규남(전북대 연구원), 김병용(소설가), 김자연(전주대 교수), 김종필(아동문학가), 박태건(원광대 교수), 최기우(극작가) 등 15명의 학자∙문학인 등이 맡았다. /이병재기자 kanad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