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심을 지닌 땅

언론에 비친

[전북대신문  20231012]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 고등부문 당선작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3-10-12 12:52
조회
170
우리의 별 / 여수아 서울 17세

 

열두 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계단에서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점심 시간은 학생들이 제일 붐비는 시간이었다. 나는 등 뒤에 감추어 둔 홍보용 피켓을 괜히 더 꽉 쥐었다.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한 뒤 피켓을 높이 들었다. 급식실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학생들을 향해 외쳤다.

“저희 연극 동아리, ‘북극성’에 들어오세요!”

아이들은 관심은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저들끼리 떠드느라 바빴다. 역시 ‘연극 동아리’만으로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괜히 이 시간에 나섰나 싶다가도 동아리 정원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못 이겨 한 번 더 소리쳤다. 그제야 아이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내 쪽을 흘끗 바라보았다. 괜찮겠는데? 재밌기는 할 듯. 뭐가 괜찮아. 생기부는 이공계열 쪽 동아리가 한 방이지. 저들끼리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말이 맞았다. 나는 학생 수가 적어, 빠진 이빨처럼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이던 문과 교실을 떠올렸다.

“보시다시피 생기부를 다양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들어오세요!”

이대로 동아리를 잃을 수 없었다. 점점 팔이 저렸지만, 더 높이 들었다. 밤새 색종이를 오리고 붙여서 손수 만든 피켓이었다. 휘황찬란한 색으로 만들어진 홍보 문구는 이러했다. ‘학생으로서 필수로 길러야 하는 협동심을 배울 수 있습니다! 생기부를 다양하고 빵빵하게 채울 수 있는 기회!’ 밤새 뚫어지게 쳐다본 화려한 색깔의 문구를 보자 눈이 다시 아파오는 듯 했다. 고작 이런 문구 하나 만들자고 밤을 샜다니.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순간이었다. 급식실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일찍이 급식실로 달려왔던 학생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요구르트를 마시거나, 부른 배를 두드리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

“극은 그냥 동아리 내에서만 하고 마는 건가요? 정말 사람들 앞에서 올리는 건 아니죠?”

1학년 학생은 책상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물었다. 단정한 자세에 나도 괜히 허리를 바로 세웠다. 표정이 너무 진지한 나머지 도리어 내가 면접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어쨌든 홍보 피켓을 보고 관심있다며 찾아온 아이였으니까. 의자 등받이에 축 늘어져 있던 진아가 몸을 일으켰다. 진아의 표정은 난감해 보였다. 나는 단장, 진아는 부단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앉아있었지만, 어쩐지 주도권을 지니고 있는 건 1학년처럼 보였다. 이걸 질문이라고 하는 건가. 진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여학생은 책상 위에 연간계획표가 떡하니 놓여 있는데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질문했다. 계획표 속의 7월 10일 네모 칸 안에는 ‘극 발표’라는 글씨가 별 다섯 개와 함께 적혀 있었다. 여학생의 눈에는 그 별들이 안 보이는 모양이었다.

“아니. 준비한 극은 여름 축제 때 올릴 예정이야.”

여학생은 곧 당황한 얼굴을 했다. 우리 동아리가 다른 곳처럼 시간만 때우고 생기부나 빵빵하게 채워주는 줄 안 모양이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내가 그렇게 홍보하고 끌어들였으니. 하지만 나는 그렇게 오는 아이들 중에 나와 뜻을 같이 할 사람이 한 명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여학생은 연신 죄송하다며 동아리 실을 나갔다. 진아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두 명만 더 구하면 되는데. 그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작년까지만 해도 인원이 차고 넘치던 북극성은 우리 학교가 이과 중점 학교로 선별되면서 조금씩 빛을 잃었다. 이번에 정원 다섯 명을 채우지 못하면 딱히 도와줄 방법이 없을 것 같다는 담당 선생님의 말에 나와 진아는 온갖 방법을 모색했다. 동아리 폐지를 막기 위해선 정원이 다섯 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인 인원은 나 포함 세 명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계획표를 다시 살폈다. 극 올리는 걸 포기해야 하나. 그러기엔 조그만 네모 칸 안에 꾹꾹 그려 넣은 별 다섯 개가 마음에 걸렸다. 절친이었던 하연이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그려 넣은 별이었다. 하지만 이제 하연도 동아리를 떠난지 오래였다. 나는 막막함에 곧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마치 별 하나 없는 아득한 우주에 혼자 남겨진 듯 막막한 기분이었다.

제 임무를 마친 홍보용 피켓은 이제 색종이가 어지럽게 붙은 골판지에 불과했다. 나는 상체의 두 배나 되는 그것을 끌어안고 하교해야 했다. 나는 피켓을 볼 때마다 문구 아래 정성스레 오려 붙인 ‘북극성 동아리’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속상했다. ‘북극성’은, 원래 작년까지는 그냥 ‘연극 동아리’였던 것을 하연이와 내가 고심하여 바꾼 이름이었다. ‘하늘 위에서 가장 빛나는 북극성과 같은 우리가 되자’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제일 빛나는 활자가 되어야 할 ‘북극성’이 골판지 위에서는 ‘생기부’라는 화려한 글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 상황이 그저 씁쓸했다. 내가 1학년이었던 작년에도 이런 식으로 홍보를 했던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그랬을 것이다. 나는 그저 ‘연극’만 보고 들어왔고, 리더쉽 있는 선배들 덕분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1년을 보낼 수 있었다. 선배들은 부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나에게 단장을 맡겼고, 새롭게 동아리를 이끌어나가는 지금에서야 나는 현실을 깨달았다. 지금 3학년이 된 선배들은 거의 다 연기를 그만두고 공부에 전념했다. 누구는 부모 핑계를 댔고 누구는 어쩔 수 없었다며 체념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나는 나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어떠한 일이든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안 들어오겠지?”

진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책상 위에 늘어놓았던 종이를 그러모았다. 지원자가 한 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티 낼 수 없다며 교무실에 비치된 이면지를 늘어놓은 것이었다. 기지개를 켜자 온종일 움츠렸던 뼈가 늘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동아리 실 문을 잠그고, 집으로 향했다.

“진아야,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진아도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글쎄, 그래도 최선을 다 해봐야지. 우리는 복도를 나란히 걸었다. 아이들이 전부 귀가한 복도는 조용했다. 그때 핸드폰에 알림이 울렸다.

-학교 끝났어?

엄마에게서 온 문자였다. 나는 짧게 답장을 보낸 뒤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도로 집어넣었다. 텅 빈 복도에 나와 진아의 발소리만 울려 퍼졌다. 내일 봐,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학교 앞 큰 도로에서 진아와 나는 반대 길로 향했다. 진아와 헤어지고 걸음을 재촉했다.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손님을 응대하고 있을 엄마의 모습이 그려졌다.

분식집 문을 열자마자 매콤한 떡볶이 냄새가 훅 끼쳐왔다.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뒤 배우를 그만 두고 이곳, 내 이름을 딴 ‘소은 분식집’을 열었다. 대학로에서 일했던 배우들이 알바를 전전하다 식당을 차리게 되는 일은 흔했다. 상자처럼 정직한 모양에다 비좁은 분식집은, 손님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의자와 테이블이 빈틈 없이 배치되어 있었다. 언젠가 내가 엄마에게 식당을 왜 내 이름으로 지었느냐고 물으니 엄마는 이렇게 답했다.

“그야, 우리 소은이를 위해서 시작한 곳이니까.”

오늘도 단체 손님이 온 모양인지 빈 테이블이 보이지 않았다. 대학로의 식당들은 어딜 가든 단체 주문이 많은 편이었다. 특히 지금과 같은 평일 늦은 밤에 말이다. 그래서 엄마는 평일에도 늦은 시간까지 식당 문을 열었다. 나는 피켓과 가방을 카운터 아래 놓고 곧장 주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아직 쌀쌀한 날씨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떡볶이를 만들고 있었다.

엄마의 둥근 이마를 타고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엄마는 내가 배우를 하겠다고 한 이상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수시로 조언했다. 끈기와 열정이 있어야 해. 쉽게 마음 먹으면 안돼. 이건 장기전이야. 알지? 평생이 입시야 입시. 가끔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얘기했다. 먼저 길을 걸어본 사람으로서 하는 진심이 담긴 조언임을 알지만 어쨌든 엄마는 지나치게 걱정이 많고 현실적이었다. 엄마는 내가 오늘 학원이 없는 날이라고 말하고 나서야 표정을 풀었다.

“이게 마지막 배달이야. 좀 부탁할게.”

근처에서 들어온 배달은 엄마나 내가 직접 가곤 했다. 나는 영수증을 살폈다. 배달을 시킨 곳은 ‘북극성 소극장’이었다.

나는 복잡한 골목들을 지도도 없이 이리저리 지나 소극장을 쉽게 찾아갔다. 사실 나에게는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길이었다. 어렸을 때 엄마의 연기를 보던 곳이자, 우리 가게에서 매번 떡볶이를 시켜 먹는 단골이기도 했다.

북극성이라 적힌 익숙한 네온 사인이 언제나처럼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칙칙한 건물 외벽에는 최근 하는 연극 포스터들이 일자로 가지런하게 붙어 있었다.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니 문에 난 창으로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꿈 상담소’ 라고 적힌 간판 소품도 보였다. ‘귀신들의 꿈’. 어렸을 때 엄마의 무대로 보았던 연극이었다.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내용이었던가. 엄마가 거기서 가수라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귀신 역을 맡았었다는 사실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배우들은 늦은 시간까지도 지칠 줄 모르고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소극장 안은 히터의 열기 때문인지, 배우들의 열정 때문인지 후덥지근했다. 밝은 조명 아래 귀신 분장을 한 배우의 얼굴이 땀으로 범벅 된 것이 보였다. 배우는 그런 기괴한 분장에 어울리지 않게 활짝 웃고 있었다. 행복해 하고 있었다.

“내 꿈이 이루어졌다!”

나는 떡볶이를 전하는 것도 잊고 무대를 바라봤다. 꿈이 이루어졌다……. 무대 위에서 저런 대사를 외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내가 무대 위에서 저 대사를 외쳐볼수만 있다면 후덥지근한 공기도, 귀신 역도 다 상관없을 것 같았다. 오늘 밤도 북극성은 어떤 이의 꿈과 열정으로 빛나고 있었다.

배달을 마친 뒤 나는 곧장 가게로 돌아가지 않았다. 선선한 저녁 바람이 이끄는대로 걷다보니 어느새 낙산 공원 초입에 다다랐다. 이곳은 조금만 올라가도 대학로 전체가 한눈에 보였다. 나는 하연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괜히 공원을 올랐다. 돌담마다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연인과 친구들은 그곳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연과 나는 낙산 공원 돌담 앞에서 훤히 펼쳐진 대학로의 모습을 내려다보곤 했다. 어둠이 깔리면 돌담 앞으로 달려가 도시의 야경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간판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차의 전조등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우주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캄캄한 하늘 아래에서, 우리의 발아래 수백개의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도시에 살면서 한 번도 별들이 쏟아지는 하늘을 본 적이 없지만 그런 하늘이 있다면 지금 이 풍경과 비슷하리라고 상상했다. 그리고 그 별들의 중심엔 언제나 ‘북극성’이 있었다.

언젠가 나는 북극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도 크면 저기서 연기 할 거야. 우리 엄마처럼. 그러자 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껏 신이 나 말했다. 나도, 나도. 밤바람이 우리를 격려하듯 불어왔다. 우리는 자주 그렇게 같은 꿈을 갖고 같은 별을 보며 희망에 부풀곤 했다.

엄마가 퇴근하는 늦은 시간에도 대학로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엄마는 이 시간의 대학로 거리를 지날 때면 늘 얼굴을 찌푸렸다.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서둘러 걸었다. 나는 대학로를 지나쳐 마로니에 공원에 갈 때까지 엄마에게 동아리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내 얘기를 들으면서도 벤치에 노숙하고 있는 웬 남자에게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공원에 노숙하는 이들은 대부분 배우들이었다. 엄마는 내 얘기를 다 듣곤 별 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걔네한테는 생기부가 중요한 문제잖아. 어쩌겠어. 타협점을 찾는 수밖에.”

그리고 곧이어 엄마는 극 올리는 걸 취소하면 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나는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 그대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얘기를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엄마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어떤 심각한 얘기도, 가벼운 얘기도 늘 현실적인 관점으로 들었다. 거기에 공감은 없었다. 아무리 내 얘기여도 그랬다. 아니, 오히려 내 얘기라면 더욱 그랬다.

“엄마 진짜 너무하다. 내가 오래 기다려온 날이었던 거 알면서 그렇게 쉽게 포기하란 말이 나와?”

나는 빠르게 엄마를 지나쳐 지하도로 향했다.

“아니 내 말은 일단 동아리가 건재해야 그 다음 활동도 있다는 뜻이지.”

저 멀리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는 내 뒤에서 무슨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자세하게 보지는 못했지만 그건 분명 슬픈 표정이었다. 화난 표정도, 어이없어하는 표정도 아닌 슬픈 표정.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슬픔의 이유를 다 이해할 수 없었다.

방 천장에서 형광색 별들이 반짝였다. 그중에는 색을 잃은 지 오래된 별들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붙여뒀다. 왠지 그냥 떼버리면 저 별들이 서운해할 것 같았다. 그 별들을 보다보면 이상하게 엄마 생각이 났다. 한때는 저 별들처럼 누구보다 빛났던 사람. 지금은 그 빛을 모두 잃어버리고 그저 현실적이길 택한 사람. 한때는 엄마에게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당히 예술 대학에 원서를 넣은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 뒤척이다 오늘 소극장에서 본 귀신이 생각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언젠가 처음으로 보았던 무대 위의 엄마가 떠올랐다. 꿈을 이루었다고 기쁘게 외치던 귀신의 표정과 무대 위 엄마의 표정이 겹쳐 보였다. 비좁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작은 극장에서도 불평 하나 않고 마음껏 연기하던 엄마였는데. 나는 그날, 처음으로 배우라는 꿈을 가졌다. 저렇게 빛나고 행복할 수 있다면, 나도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저런 생각과 물음표들이 떠다니는 밤이었다.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 거야. 천장에서는 여전히 별들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중에는 빛을 잃은 별들도 있었다.

그때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였다. 엄마는 조심스럽게 내 방에 들어와,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는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직 안 자?”

엄마의 물음에 나는 대답 대신 엄마의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고된 일을 많이 해 손이 거칠었지만, 여전히 온기가 느껴졌다. 엄마도 내 손을 꼭 쥐었다.

“아까는 엄마가 말이 심했지? 엄마는 소은이가 걱정돼서 그런 거야.”

나도 엄마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동아리가 유지 되어야 한다는 것. 그건 중대한 일을 결정할 때 늘 택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엄마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되는 직업을 선택했다. 엄마의 선택은 언제나 나를 향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나는 가끔 엄마의 진짜 얼굴이 궁금했다. 밤이 되고, 술이 들어가면 쓸데없이 솔직해진다던 극단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엄마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연극 표가 안 팔린 날이면 스탭은 감독에게 따지고 감독은 화를 낼 때,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구석에 앉아 모든 것을 견디던 배우 이보람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꿈을 쫓는 사람의 얼굴은 무엇보다 빛이 났겠지. 그런 상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

*

“그냥, 극 올리는 걸 포기할까?”

진아가 체념한 투로 말했다. 이제 막 동아리 총괄 선생님께 정원 모집 기간을 더 허락받고 나오는 참이었다. 선생님은 이게 마지막 기회라며 내일까지 한 명을 더 구하지 못하면 동아리를 폐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쩌면 엄마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을 포기하고, 저번에 면접 봤던 그 1학년을 부원으로 받아들일까 고민했다. 그러나 자꾸만 다섯 개의 별이 떠올랐다. 나만큼이나 극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하연이 생각났다.

하연은 나를 보고 당황한 듯 했다. 하연의 손에는 문제집과 교과서가 한가득 들려 있었다. 최근, 간호사라는 꿈이 생겼다며 공부를 시작한 하연이었다. 동아리를 나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연을 보자 얼마 전 일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동아리를 탈퇴하겠다는 하연이 이기적이라며 화를 냈다. 나에게 하연의 결정은 3학년 선배들과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바라는 꿈을 포기하고 그저 안전하고 안정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처럼 보였다. 반면에 하연은 내가 자신을 응원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서운하다고 했다. 나는 배신감이 들었다. 하연은 함께 북극성을 보며 같은 꿈을 꾸던 시간을 금세 잊은 것 같았다.

나는 사정을 설명하며 극을 올릴 수 있게 동아리에 들어와 달라고 부탁했다. 하연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예상 외의 대답에 내가 놀라자, 하연이 말했다.

“동아리 홍보하는 거 봤어. 생기부 다양하게 채울 수 있다며. 좋은 거 같아서.”

나는 그게 진짜 하연의 마음일까,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텅 빈 교실 안은 다섯 명이 전부였다. 아이들은 아직 서로 어색한지 띄엄 띄엄 앉아서 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진아, 하연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명은 1학년이었다. 준호와 지선이라는 이 학생들은 면접을 본 학생들 중 유일하게 축제 때 극을 올리는 것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대신, 생기부에 대해서 누구보다 꼼꼼히 물어본 아이들이기도 했다. 분명 ‘부원들과 협동심을 배우고, 5개월 간 준비한 극도 성공적으로 올렸습니다.’ 이 한 줄을 생기부에 넣기 위해 온 것일 터였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 아이들을 이끌고 꼭 별 다섯 개 만큼의 가치있는 연극을 만들 작정이었다.

“이제 무슨 극을 올릴 건지 대충 주제나 내용만 잡고 끝내자.”

각자 자기 소개를 끝내고 최종 확정된 동아리 계획까지 나눈 상태였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다들 망설이는가 싶더니 진아를 시작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바다 생태계, 동물 보호, 환생, 회귀 등 나중에 가서는 모두들 너도 나도 흥분하며 말했다. 그리고 자기소개 이후 아무 말 않던 하연이 입을 열었을 때에야 알맞은 주제를 찾은 듯 싶었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극을 올리는 우리도, 보는 사람들도 모두 학생이니까.”

아이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꿈은 선생님들이 제일 바라는 주제이기도 하면서 매년 학생들에게도 반응이 좋은 주제였다. 중요한 건, 그렇게 만연한 주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였다. 우리는 투표 끝에 ‘꿈’을 주제로 정하고 동아리 시간을 끝냈다. 아이들은 모두 기대가 역력한 표정이었다. 좋은 징조였다. 이런 열정이라면 극을 성공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주제를 정하고 나서부터는 별 다른 진전이 없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내가 내용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으려 하자, 지선이 손을 들고 물었다.

“저희 자습은 없나요? 다른 동아리는 다 자습하던데.”

극을 준비하려면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었기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하연이 어깨를 으쓱이며 반박했다.

“작년에도 시험 기간이면 선배들이 자습 줬잖아. 우리도 당장 다음 주가 중간고사인걸.”

나는 결국 자습 시간을 줄 수밖에 없었다. 하연은 그 말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가방에서 기출 문제를 꺼내 풀었다. 나는 그런 하연이 괘씸했다. 작년에 자습을 준다는 선배의 말에 얼마 남지 않은 극을 준비하려면 시간을 알뜰히 써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 사람이 하연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더 화가 났다. 얼마 전 느꼈던 배신감이 다시 일어나는 기분이었다. 그때는 마냥 용기 있고 존경스러웠는데, 지금은 그저 소신 있는 척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연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들지 않고 문제집만 풀었다. 별. 하연이 어느 문제 위에 별을 그렸다. 이제는 대본과 달력이 아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개념들 위에 별을 그리고 있었다.

커다란 덩어리가 가슴께에 얹혀있는 기분이었다.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낙산 공원을 올랐다. 하늘이 어스름이 지는 시간이었다. 돌담 앞에 서자 익숙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내 눈은 자연스럽게 소은 분식집을 찾고 북극성 소극장을 찾았다. 여덟 시가 되자 북극성 네온사인의 불이 어김없이 켜졌다. 나는 그곳을 손으로 가리키고 옆을 보는 대신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에서는 언제나처럼 별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도시 위를 스노우 볼의 유리처럼 감싼 빛의 아지랑이가 보였다. 나는 한때 그것이 도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라고 생각했다. 꿈과 희망을 품은 이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열기라고. 밤이 늦도록 무대 위를 지키는 사람들이 만든 열기일 거라고. 하지만 오늘은 그 도시의 빛이 무언가 달라 보였다. 사람들은 어쩌면 저것 때문에 하늘 위에 있는 진짜 별들의 존재를 까먹은 걸지도 몰랐다. 당장 자신 눈앞의 목표와 꿈을 좇느라 제일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들을 잊은 것은 아닐까. 하늘 위에서는 여전히 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빛을 잃은 별들이. 나는 문득 지금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작가는 나, 연출은 진아, 소품 담당은 준호, 지선, 회계 담당은 하연. 배우는 우리 모두 할거야.”

중간고사가 끝나고서 처음 모이는 동아리였다. 이제 모두들 어느 정도 친해졌는지 모여 앉았다. 내가 정한 직책을 읊고 의견이 있냐고 묻자 하연이 또 손을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로는, 자신도 작가가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뭐?”

“그냥, 생각해둔 아이디어도 있고. 해보고 싶기도 해서.”

“생기부 때문이지?”

나는 나도 모르게 날 선 말을 했다. 아, 이게 아닌데. 하연은 못 들은 척을 했다.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같이 하고 싶었다. 같이 극본을 짜다 보면 화해할 계기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그러라고 했다. 하연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이게 내가 생각한 이야기야.”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하연의 얼굴이 진지했다. 하연은 대충 써본 대본이라며 종이 한 장을 건넸다. 대본 맨 위에는 극을 요약한 글이 적혀 있었다.

-‘정이’라는 고등학생이 있다. 아이의 꿈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가수였다. 그러나 주변인들의 반대와 시선에 가로막혀 꿈을 반쯤 포기하게 된다. 그때, 평소 존경하던 담임 선생님이자 음악 과목을 맡으신 선생님의 모습이 새롭게 눈에 들어오고 음악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긴다. 음악을 마냥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목이 아니라, 담임 선생님처럼 재밌고 흥미롭게 가르치고 싶은 주인공.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다짐한다.

진아는 이야기를 읽자마자 우리 같은 학생들이 공감하기 딱 좋은 내용이라며 손뼉을 쳤다. 나머지 부원들도 공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연은 자신의 시나리오가 칭찬받자 멋쩍은지 머리를 긁적였다.

“안될 것 같은데.”

하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왜냐고 묻는 하연에게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니, 정말 모른다고?

“우선, 주인공이 꿈을 너무 쉽게 포기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건 너무 순간의 결정 아닌가? 그저 반대와 비난을 빨리라도 피하고 싶어서 한 결정 같아 보여. 그냥 가수라는 꿈을 이루는 걸로 이야기를 진행하면 어떨까?”

하연이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려다본 하연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냥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아니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하연이랑 싸웠니?”

옆에서 김밥 포장하는 걸 구경하는 나에게 엄마가 물어왔다. 내가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엄마는 그냥. 요즘 같이 안 다니길래, 라고 답했다. 나는 엄마의 표정을 살폈다. 어쩌면 하연의 엄마가 말한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연의 엄마는 엄마와 연극을 했던 동료이자 지금은 친구였다. 엄마는 내가 친구와 싸웠다는데도 덤덤해 보였다. 도리어 아무렇지 않게 김밥을 입에 넣어주며 언제 화해할 거냐고 물었다. 마치 화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싫어. 안 해.”

“애같이.”

엄마는 또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고 말했다. 내가 입속의 김밥을 꾸역꾸역 씹고 반박하려 하자 엄마가 하던 걸 멈추고 말했다.

“있지.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서로 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돼.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이야. 그리고, 엄마는 네가 좋은 사람들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어서 엄마는 자신이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처럼 멀어지지 않았을거라고 말했다. 그랬다면 서로에게 좋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내가 그래서 후회하냐고 물었다. 엄마는 다시 김밥을 말며 말했다.

“예전에는 그랬지. 근데 지금은 아니야. 네가 있으니까.”

엄마가 입에 다시 김밥을 넣어주었다. 입안에서 깻잎 향이 퍼졌다. 돈까스 김밥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밥. 엄마는 김밥의 남은 꼬투리 중 돈까스 김밥만 골라 내 입에 넣어주고 있었다. 어제까지도 내가 남는 김밥 처리기냐고 따졌는데. 사실은 그게 사랑을 표현하는 엄마의 방식일지도 몰랐다. 김밥뿐만 아니라 그동안 엄마가 나에게 해 온 모든 말과 행동이. 그리고 처음으로 엄마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한 번도 하연을 이해하려고 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지금까지 엄마의 진심을 몰랐던 것처럼.

6시 50분. 학교에 이렇게 일찍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교실에 들르기 전 동아리실로 먼저 향했다. 동아리실에는 진아가 늦게까지 만들던 소품이 널브러져 있었다. 선이나 마감이 삐뚤지만, 정성이 가득 들어간 소품들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한곳에 모아 상자 안에 잘 담아두었다. 매사에 장난스럽던 진아의 진심을 보자 괜히 마음 한쪽이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동아리실을 가볍게 정리한 뒤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교실 안은 불을 켜지도 않았는데 환했다.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는 햇살 때문이었다. 교실에 창문이 이렇게 많았던가? 나는 내 자리인 맨 구석 자리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창문 쪽 자리에 앉아본 적이 없었지. 혼자 교실에 앉아있으려니 기분이 이상했다. 평소에는 늘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책상에 엎드려 자기만 했는데, 반 친구들에 대해서는 커녕 교실에 창문이 이렇게 많은지조차 알지 못했다. 칠판에는 벌써 기말고사 디데이가 크게 적혀 있었다. 칠판 위에 걸려 있는 급훈도 눈에 들어왔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빛나자.’ 북극성 동아리의 표어가 생각나는 급훈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저들의 세상을 안다면 얼마나 안다고. 시험과 성적에 전전긍긍하는 그들에게도 어쩌면 내 목표만큼이나 크고 방대한 꿈이 있을텐데. 그래서 노력하는 것일 텐데. 하연이 왜 나를 그렇게 원망했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가방에서 구겨진 종이가 나왔다. 저번 주에 하연이 준 극본이었다. 나는 내가 극본을 요약만 보고 말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나는 다시 극본을 펼쳐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별표 쳐진 문장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은 꿈과 목표를 위해서 누구보다 노력할 자신이 있고 빛날 자신이 있었다.’

하교 시간에 하연의 반으로 찾아갔다. 마침 하연은 교실을 나오고 있었다. 미안해. 이 한마디면 되었다. 하연이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도 웃음이 나왔다. 그래, 우리는 원래 이런 사이였지. 고마워, 미안해. 이 한 마디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지. 우리는 자연스럽게 함께 걸었다.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속도를 맞추어 같은 방향으로 걸었다. 길을 걷다 서로 마주 볼 때면 피식 웃기도 했다.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별 이유 없이 얼굴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늘 섰던 돌담 앞에 다시 서서 익숙한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하늘이 검게 물드는 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도시의 불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북극성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하늘 위의 진짜 별들의 존재를 생각했다.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며 각자의 방식으로 빛날 존재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내 옆에는 하연이가 있었다. 하연은 아무 말 없이 발아래 펼쳐진 풍경만 바라봤다. 나는 그 침묵의 의미를 잘 알았다. 우리는 그새 자랐고 많은 게 달라졌지만,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굳이 손을 들어 북극성을 가리키거나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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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20231010]의성 탑리여중, 전주한옥마을로 문학기행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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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31010]문학과 함께 과거로 떠나는 여행 2023 탑리여자중학교 전주한옥마을 문학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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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20231007][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70. 전학생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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