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6 새전북신문] 한승헌 변호사와 함께하는 저작권 이야기

“지식정보화 시대인 지금은 ‘만인이 저작자이자 저작물 이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이들이 저작권과 관련해 잠재적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사)마당이 지난 16일 오후3시 전주 한옥마을내 최명희문학관에서 마련한 문화기획아카데미 특별강좌에서 ‘창의적 문화기획과 저작권’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한승헌 변호사(법무법인 광장·사진).

인권변호사이자 국내 최고의 저작권 관련 권위자인 한 변호사는 이날 “예전에는 무엇을 만드는 사람과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 분리돼 있었다. 하지만 지식정보화 시대인 지금은 저작자와 이용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한 변호사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에서 “과거에는 저작권의 침해가 주로 활자 중심의 매체였다면 지금은 저작권법이 제 구실을 못할 정도로 침해 형태가 너무 복잡하다”며 “따라서 ‘저작권의 위기’나 ‘저작권의 수비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저작권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우리 나라도 이제 “그동안 통용됐던 ‘적당주의’를 버리고 저작권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동양과 달리 서구에서는 저작권을 상품거래나 무역, 국제교역상 하나의 품목으로 간주한다”며 “WTO나 FTA 등으로 인한 개방이 확대되면 지적재산권이나 저작권 문제에 대한 외부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저작권이 갖는 의미, 문화기획에서 저작물의 범위, 비보호 저작물 등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한 변호사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란 것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저작권은 바로 이 짧은 몇 마디를 갖고 씨름하는 것”이라며 “예전 문교부가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의 글짓기를 무단 사용했다가 저작권 소송에 지기도 했다. 이처럼 어린이의 글도 당당한 저작물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변호사는 “앞으로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관련 저작권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