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42_뿌리/ 세월의 흔적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5-22 09:40
조회
2287
 

<독락재앞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노근>



혼불 3권 4장 116쪽

그네의 얼굴은 노근(露根)처럼도 보인다.
대저 뿌리란 그 몸을 땅 속에 숨기어 묻는 것이 이치이다.
그러나 노근은 지상으로 솟아오른 뿌리이다.
제 뿌리를 뻗고 있는 산의 지질이 비옥하여 흙이 두터운 곳에 사는 나무는 그럴 리가 없지마는,
천인단애 까마득한 낭떠러지나 만중철벽 척박한 땅에 서서,
그 뿌리가 암석의 틈바구니에 끼이고,
흙을 깎는 물살에 씻기어 제 둥치를 지탱하기 어려운 나무는,
처절한 젊은 날을 보내고 노목이 되면,
이제 그 뿌리의 뼈가 땅 위로 울툭불툭 불거져 드러나니.

그 모습은 모질고 끈덕진 세월을 다 육탈(肉脫)하고, 세상을 벗어 버린 초연한 기상을 느끼게 한다.



............


사람도 마찬가지로 젊은 날의 흔적이 자연스레 얼굴에 베어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이야기 해주죠.
온화하고 아름다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길..

_최명희문학관

20100522 노근.jpg

20100522 혼불3권_116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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