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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 지역문화전문가도 밥먹고 살게 하자

작성자
새전북
작성일
2007-05-31 15:18
조회
946

85만원, 120만원, 166만원.. 전주시의 각 문화시설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월 임금액수이다. 현재 85만원을 받고 있는 이는 경력 3년차의 근무자이고, 120만원을 받는 이는 전주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 문화시설의 관장으로 경력 15년차의 박사과정을 수료한 중견 전문가이다. 166만원을 받는 이는 대학원 과정을 마친 경력 13년차의 전문 문화촉매자이다.

전주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문화도시임을 자부한다. 전주시를 소개하는 어떤 보고서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예향 전주’, 그리고 ‘문화유산지수 전국 1위도시, 전주’라는 자랑이며, 최근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중심도시’라는 자랑이다.

사실 전주시의 문화예술진흥에 대한 관심은 타 시군이 부러워할 정도이다. 그동안 시정의 많은 부분을 지역문화예술의 진흥, 시민 문화예술 활동의 활성화, 지역문화산업의 발전에 투자할 정도로 열정적인 정책을 펴왔으니 전주의 문화예술 환경은 분명히 자랑할 만하다.

최근 전라북도나 전주시 모두 지역문화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여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문화 기반시설의 확충, 문화소외지역을 위한 배려, 문화전문인력의 양성 등 어느 하나 빼놓지 못할 정책을 수립하여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욱 시급하고 더욱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는 그 어떤 정책도 결국 사람에 의해 수행된다는 근본적인 문제로부터 비롯된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어떤 사람이 운영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지역의 문화발전을 이끌고 갈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활고를 감당하면서까지 신념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 지역의 문화판에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은 공부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경험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다만 문화판에만 종사해서는 품위있는 삶은 커녕 결혼도 할 수 없고, 자녀를 기를 수도 없으며, 다른 가족의 등 처먹는 삶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문화판은 그 속성상 남들이 다 쉬는 휴일이면 더 바쁘다. 또 야간이라고 해서 문닫을 수도 없다. 남들이 일과를 마쳐야 비로소 일과가 시작되는 것이 문화판의 특성이다. 그렇다고 남들이 일할 때 쉴 수 있을까? 남들이 일할 때 같이 일하지 않으면 시설을 유지관리 할 수도 없다. 그러니 문화판은 밤낮도 없고, 휴일도 없다. 또 없는 것이 있다. 수당도 없다. 오직 일과외 근무는 ‘정말 순수한’ 자원봉사가 되는 것이다. 요즘은 자원봉사도 제3영역으로 분류되어 수당을 받는데 말이다.

행여 다른 도시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하지는 말자. 전주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도시’를 꿈꾸고 있지 않은가. 전라북도는 문화산업을 지역혁신을 위한 4대 전략산업에 두고 있지 않은가. 꿈과 포부가 크면 그만큼 사람도 크게 키워야 한다.

문화예술 활동은 근본적으로 공공성이 강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적 경영과는 거리가 먼 것이며, 지역을 살기좋은 곳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므로 재능있는 지역의 문화일꾼을 전문가로 만들어 지역에 크게 기여하도록 하는 것은 지자체의 중요한 의무이다. 우선 급한 대로 한 가지 문제만이라도 풀자. 문화시설의 민간위탁시 무조건 인건비를 사업비의 30% 이내로 하라는 규정만큼은 풀자. 그런 규정은 시설을 충분히 관리하고 프로그램을 충분히 운영할 만큼의 예산을 지원할 때, 그 때나 적용하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문화예술 영역은 그 속성상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문윤걸 예원예술대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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