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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필만필(공지사항)

2008 최명희청년문학상 수상자 발표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8-10-10 20:48
조회
4276



혼불기념사업회와 전북대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제8회 최명희청년문학상이 여덟번째 수상자를 냈습니다.

최명희청년문학상은 소설 『혼불』의 작가인 고(姑) 최명희 선생을 추모하고 『혼불』을 통해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며, 미래 문학인의 기운을 돋우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고등부 시 600편, 대학부 시 311편, 고등부 소설 85편, 대학부 소설 75편 등 모두 1071편(시 911편, 소설 160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수상자는 고등부 시 부문 김태우 학생(대전고등학교 3학년)의 「사탕을 빨다」 외 3편, 소설 부문 전여원 학생(김해장유고등학교 2학년)의 「코다리가 말라가는 동안」, 대학부 시 부문 박성준 학생(경희대 국어국문학과)의 「그늘」외 2편입니다. 대학부 소설 부문은 이희숙 학생(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의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가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10월 10일 오전 11시 전북대학교 총장실에서 시상식이 열렸으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장과 상금이 수여됐습니다. 올해 수상자 중 대학부 시 수상자 박성준 학생은 2004년도 최명희청년문학상 고등부 시 부문 수상자입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 전남대학교 오월문학상을 비롯해 경희대, 계명대, 연세대 등 여러 대학에서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고등부 소설 수상자 전여원 학생은 올해 7월에 열린 대산청소년문학상에서 소설 부문에서도 수상한 주목 받는 문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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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김태우, 박성준, 전여원, 이희숙의 순


올해 심사는 소설은: 송하춘(소설가․고려대 교수), 임명진(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 이병천(소설가․전북작가회의 회장), 김병용(소설가․전주교대 겸임교수), 손홍규(소설가), 최기우(극작가)이며, 시는 최승범(시인․전북대 명예교수), 정철성(문학평론가․전주대 교수), 박남준(시인),: 박성우(시인), 문신(시인) 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고등 소설 부문 심사평

올해 고등부는 예년에 비해 훨씬 더 치열한 경쟁률을 보여줬다. 응모한 작품의 양도 그렇지만, 그 다양한 제재와 깊이가 놀라웠다. 소설은 긴 호흡의 이야기를 다루는 터라, 글을 쓴 이의 연륜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는, 문학계의 일반적인 상식도 이제 수정되어야 할 모양이다.
본선에는 서로 우열을 가린 작품이 총 10편이나 올라왔다. 치열한 작가정신의 일단을 보여주는 작품, 다양한 문학적 양식 실험을 시도한 작품, 서사의 끈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집요함을 보여준 작품 등 우열을 쉽게 가리기 힘들었다. 특히, 기성 문학인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예민하면서도 다양한 소재들이 모두 글감으로 올라와 있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관심이 앞으로 좀 더 깊이 소화된다면 한국 문학의 미래는 훨씬 더 밝아지리라는 예감이 든다.
당선작으로 뽑은 “코다리가 말라가는 동안”은 서사의 진행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큰 장점이다. 또한, 서사의 진행과 함께 울림을 증폭시키는 방법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드리블을 하는 축구 선수는 툭 찬 공이 다음 어느 지점에서 다시 자신의 발과 만나야 하는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당선작은 이야기의 진행 단계의 모범적인 수순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함께 응모한 “탑”이라는 작품이 갖는 단순함과 비교해보면 보다 확연한 깨달음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칠 점도 있는 바, 성격은 사건을 통해서만 형상화된다는 이야기를 깊이 새겨주기 바란다. 사건과 성격은 별도가 아니다. 나레이션을 통해 성격을 구현하는 것은 마치 ‘집은 집이다’와 같은 동어반복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문운이 깃들길 빈다.(송하춘, 임명진, 이병천, 김병용, 손홍규, 최기우)

고등 시 부문 심사평

올해 최명희문학상 고등부 시 부문 응모작들은 우선 오래 궁리한 작품들과 날림으로 급조한 작품들이 분명하게 나누어졌다.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이미지와 언어의 나열은 설계도 없이 뚝딱 세워놓은 가건물처럼 읽는 사람의 마음을 내내 불편하게 했다. 예심 과정에서 주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아무렇게나 부려놓은 작품들을 먼저 배제했다. 동시에 솔직하지 못한 작품과 기성 시인들의 시를 흉내 내면서 고등학생다움을 잃어버린 시들도 논의에서 제외시켰다. 시가 세상과 마주한 시인의 외롭고 간절한 궁리의 산물이라는 소박한 논의에 기대어본다면 한 편의 시에는 적어도 세상을 향한 ‘회심의 일격’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응모작 상당수에서 그런 부분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회심은 오랜 궁리 끝에 얻어질 수 있는 그런 것이다.
본심에 오른 총 11명의 작품들에는 오래 궁리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 가운데 김태우(대전고)의 ‘그늘’과 박세랑(창원남산고)의 ‘웃는 배추’가 끝까지 논의되었다.
‘그늘’은 상수리나무의 일생을 인간의 삶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자연물-인생’이라고 하는 다소 진부한 설정과 작위적인 형상화의 위험성이 있지만, 자연물과 인생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팽팽한 긴장관계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려했던 상투성의 함정을 가뿐하게 뛰어넘고 있다. 게다가 ‘어머니 시집 올 때 손수 해 오신 햇살바늘로/아기자기하게 그늘을 수놓은 이불’처럼 언어를 쥐고 휘두르는 솜씨가 오래 궁리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웃는 배추’는 활달하고 감각적인 표현이 돋보였다. 자칫 가벼워지기 쉬운 소재를 잘 다스려가며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은 크나큰 장점이다. ‘김장독 지친 배추들이/감나무 가지 사이로/기지개를 핀다’처럼 막힘없는 상상력의 전개 또한 이 작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시인은 언어를 통해 우주의 무게에 맞먹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동시에 읽는 이의 마음에도 그에 버금가는 세계, 즉 감동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회심의 일격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결국 장시간의 논의 끝에 심사위원들을 크게 한방 먹인 ‘그늘’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당선자를 축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응모자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 모두 오래 궁리하고 벼르기만 하면 ‘회심의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충분한 재능과 자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최승범, 박남준, 정철성, 박성우, 문신)

대학 소설 부문 심사평

예년과 마찬가지로 응모작들 대부분에서 글쓰기에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구성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언어에 대한 깊은 사유가 엿보이는 잘 다듬은 문장들만으로도 대학생 소설 창작의 현주소가 어디쯤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장력은 소설을 지탱하는 여러 기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단조로운 구성, 개성이 부족한 인물, 틀에 박힌 사건, 통일성을 부여받지 못한 소재들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서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비교적 구성이 뛰어나고 다성적이며 개성적인 인물과 사건을 그려낸 작품들을 선별하여 본심에 올렸다.
<순봉씨의 쾌변>은 입담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시점을 달리한 인물들을 하나로 꿰뚫는 시선이 부족했고, <오븐 스프링>은 안정된 문장과 빵 굽는 행위에 각별한 의미부여를 한 점 역시 작위적이지 않아 눈에 띄었으나 사건이 단조로워 하나의 소품에 그친 점이 아쉬웠다. <누구나 아는 그러나 모르는>은 알레고리를 적절히 사용하기는 했지만 어떤 식으로 그것을 통해 현실을 환기시킬 것인가에 대한 심사숙고가 부족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안이한 결말이었다. <발치>는 시선의 따뜻함과 문장을 다루는 재기발랄한 솜씨가 돋보였지만 평이한 구성과 군데군데 엿보이는 인물의 과장된 제스처가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세 편의 소설을 두고 고심하였는데, 우선 <돌고래들>은 응모작들 가운데 형식과 화법이 가장 독특한 작품이었다. 타일을 만드는 비밀스런 조직이라는 황당한 설정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로 풀어낸 점은 높이 살 만했다. 하지만 주제가 모호한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름에 내렸던 눈>은 치열한 산문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선의 냉철함과 서술의 간결함이 돋보였다. 그러나 문장에서 느껴지는 탁함이 심사위원들을 주저하게 했다.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는 블루마블이라는 게임을 통해 신산한 가족사를 유쾌하고 따스하게 그려낸 점이 수준급이었으나 과연 이 소재가 서사 속으로 무리없이 삼투압해 들어갔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우리는 저마다의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뚜렷한 단점을 지니고 있는 이 세 작품 가운데 어느 한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의미심장한 대화를 구사하는 재능과 고통을 응시하는 진중한 시선에 신뢰가 가는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가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을 내지 못함은 아쉽지만, 마지막까지 경합을 겨룬 작품들에서 소설적 진실에 육박하려는 문청들의 고뇌를 보았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는다. 가작 당선자뿐만 아니라 아쉽게 탈락한 모든 응모자들의 건필을 바란다. (송하춘, 임명진, 이병천, 김병용, 손홍규, 최기우)

대학 시 부문 심사평

젊은 패기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대학생들의 시를 만나는 일은 매우 유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시문학의 내일을 이끌어갈 전국 각지의 내로라는 문청들의 뜨겁고도 발랄한 시편들을 탈탈 털어 읽는 일은 심사의 고단함을 떠나 가슴이 설레기까지 한다. 당장, 한국 시단에 젊은 피를 수혈할 기괴한 문청이 나타나는가? 혹은, 이다지도 참신하고 발랄한 개성을 가진 시를 만날 수 있다니! 하는 감탄사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깊게 읽고 또 오래 정독했다. 이어, 거론될만하다 싶은 한 편 한 편의 시들을 심사 대상으로 삼아 오랜 토론을 벌였다. 이 정도 작품이면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다, 하는 시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고 심사는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심사위원 모두가 당선작으로 흔쾌히 동의하는 작품을 찾는 일 자체가 애초에 무리 일 수도 있겠으나, 난상토론은 길게 이어졌다.
기대는 실망을 무기로 삼는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응모작 수준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줄만한 시는 좀처럼 찾아지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의 높은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나 고른 수준을 보여주는 시편들이 고만고만한 장단점을 보여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체, 좋은 시란 어떤 시인가? 그것은 대체로 어떤 독특한 개성이나 힘을 가지고 있다든가. 세계에 대한 이해와 삶에 대한 통찰력을 새로운 시작법으로 제시 한다든가 하는 조건들일 것이다. 삶의 진정성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든가. 구체성과 서사성이 있어야 한다든가. 사물이나 세계를 보는 새로운 안목과 의미를 갖는 참신성이 있어야 한다든가. 표현력이 빼어나다는가. 삶을 체화하여 진정성을 보여준다든가. 새로운 비유와 이미지를 통해 새로움과 독창성을 표현한다든가. 나아가 어떤 역사적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드러낸다든가. 아니면 이유를 막론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는 시라든가, 하는 시편들의 유형과 맞아떨어지는 ‘딱, 이 작품이다’하는 작품은 좀처럼 찾아지지 않았다. 어쩌면 찾아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하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
요즘 대학생들의 시는 어떤 새로운 시도나 모호한 실험정신에만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사위원들의 모든 시적 상상력을 동원하여도 문맥이 읽히지 않는 애매모호한 시를 만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식상하기 짝이 없는 비유와 상투적인 표현을 동원한 설명조의 시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탕을 빨다」와 「토담이 머물던 자리」를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탕을 빨다」외 3편은 다문화시대에 접어들어서도 해결되지 않는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싱싱한 상상력으로 고민하고 있었고 「토담이 머물던 자리」외 2편은 단단한 기본기와 온화한 시작법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시작법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오랜 고심과 토론 끝에 전통적시작법에 발랄한 상상력을 더한 「사탕을 빨다」의 손을 들어주기로 합의하였다.
당선자에게는 축하와 더불어 정진을, 아쉽게도 심사위원들의 눈에 들지 못해 당선의 기쁨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하는 문청들에게는 격려와 더불어 건필을 빈다. (최승범, 박남준, 정철성, 박성우, 문신)

2008최명희청년문학상수상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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