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8월27일(금) 오전 10시-11시30분_ 「혼불」 읽고 또 읽고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8-13 09:46
조회
3181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전북대 교수)이 매월 진행하는 혼불 읽기 프로그램, 이진숙 선생님과 함께 하는 「혼불」 읽고 또 읽고> 일곱 번째 시간이 8월 27일(금)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이 달에는 「혼불」 제6권을 읽고, 가슴에 남는 부분을 낭독 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입니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오전에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혼불」을 읽은 분들에겐 "한 번 더 읽어보자"고, 아직 읽지 않았거나 도전했다 포기하신 분에겐 "기어이 한 번 읽어보자"고 권하는 아주 특별한 시간입니다.
지난 달에 참석하지 않으셨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혼불」은 어느 곳을 펼쳐도 그 감동이 한결같으니까요. 책이 없다고 걱정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최명희문학관에서 과감히 빌려드립니다. 이 시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신청을 하시면 더 좋습니다. 문의 063-284-0570

제6권은 제3부 <아소, 님하>의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6권에는 걸 판진 이 땅의 한 상 차림과 장독대에 흐드러지게 핀 맨드라미의 선홍색 꽃벼슬이 있습니다. 목숨의 혼이 있습니다.


img.php?img=b4960614e80401584535a64aa983d944.jpg&id=14100img.php?img=b3403e6d3b55216c916c1ac0226b2058.jpg&id=14100아소, 님하 6권
13지정무문(至情無文)
14매화 핀 언덕이면 더욱 좋으리
15그날
16시린 그림자
17저 대나무 꽃
18얼룩
19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20남의 님
21수모
22안개보다 마음이
23시앗
24진맥
25에미 애비



〓〓☞ 세월이 묵은 담 모양으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있는 장독대는 마당보다 두어 단이나 높다. 자잘하고 반드러운 돌자갈을 쌓아 도도록이 채운 장독대에 즐비한 독아지와 항아리, 단지들이 기우는 석양의 붉은 빛을 받아 서글프고 정갈하게 타오른다. 작게는 여남은 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장독들을 줄 맞추어 키 맞추어 세워 놓고 앉혀 놓고, 그 어느 것이나 모두 한결같이 기름이 자르르 흐르도록 반들반들하게 윤을 내어, 마치 햇빛 아래 잘 빗은 처자의 검은 머리 흑윤(黑潤) 같아야 하는 장독대.
여름날이었다면 이런 시간, 장독대를 에워싸고 피어나는 맨드라미의 선홍색 꽃벼슬이며, 흰 무리다홍 무리 봉숭아꽃들, 그리고 옥잠화의 흰 비녀가 주황에 물들 것이지만. 분꽃의 꽃분홍과 흰 꽃들도 저만큼 저녁을 알리며 소담하고 은성하게 피어날 것이지만.


〓〓☞ 봄철이면 고사리고비취나물을, 가을에는 호박가지무버섯들을 말렸고, 끊는 물에 슬쩍 데쳤다가 말리는 고춧잎, 날것대로 썰어 말리는 고지나물은 종류를 헤아릴 수 없었다. 그뿐 아니라 서해안 생굴을 소금 탄 물에 깨끗이 서너 번 씻어 헹군 뒤 소금 뿌리고 끊는 물에 탄 고춧가루 넣어서 버무려 담근 어리굴젓. 논에 사는 게를 잡아 산 것 그대로 설설 기는 것을 오지동이에 담고 물을 부어서 흙물을 다 토해 내게 하고는 진간장을 부은 뒤 며칠은 그냥 두었다가, 그 장을 따라 달여서 붉은 고추 말린 것이랑 마늘을 같이 넣어 다시 동이에 붓고, 며칠마다 한 번씩 서너 차례 간장을 따라내 끊여 붓는다면, 노랗게 익은 게젓의 등딱지 속이라니. 새까만 간장의 달큰하고 쫀독한 맛에 따끈한 흰 밥을 비비고, 게젓 등딱지에 밥 한 숟가락 얹어 먹으면 진수성찬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게젓 아닌가. 또한 조기젓멸치젓창란젓새우젓아가미젓명란젓황석어젓언감생심 쉽게는 넘볼 수 없는 민물새우 토하젓.

〓〓☞ 목숨만큼 소중한 것은 세상에 없지. 껍데기만 살었다고 목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살어 있으면서도 죽은 것은 제가 저를 속이는 것이야. 살어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죽어 버린 것이 세상에는 또한 부지기수니라. 어쩌든지 있는 정성을 다 기울여서 목숨을 죽이지 말고 불씨같이 잘 보존허고 있노라면, 그것은 저절로 창성허느니.
목숨이 혼(魂)이다.
혼이 있어야 목숨이야.
"잘 알겠습니다."
“어쩌든지 마음을 지켜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 곧 목숨이니라."
"명심하겠습니다."
"마음을 잃어버리면 한 생애 헛사는 것이야."
"예."




• 강사 소개 : 이진숙(orion0112@hanmail.net)
⇒ 1989년-2000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 2001년-2004년 학원 강사
⇒ 2004년-한우리 독서 지도사
⇒ 2007년-한우리 전문강사
⇒ 강사의 말: 처음 「혼불」을 접했을 때 잘 씹히지 않는 고두밥(지에밥)을 먹는 심정이랄까? 끝내 한 권도 다 읽지 못하고 내려놓아야 했었다. 그런데 몇 해 전 최명희문학관을 찾았을 때,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는 문구가 내 가슴에 새겨지면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읽어 갈수록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최명희 선생님의 정신세계에 매료되었고, 이 책이야말로 민족의 혼이 담긴 책임을 실감했다. 이제는 만나는 학생들에게, 독서지도사를 하려는 선생님들께, 이민을 가는 이웃에게, 옷깃을 스치는 모든 인연들에게 「혼불」을 권하고 있다. 우리의 뿌리를 튼튼히 하려면, 우리의 얼을 지키려면,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우리 모국어를 살려내려면 반드시 「혼불」을 만나야만 한다고 강권(强勸)하고 있다.



• 강의일정 :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11시 30분

일시

대상 책과 내용

1

2월 26일(금) 오전 10시

「혼불」을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2

3월 26일(금) 오전 10시

「혼불」1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3

4월 23일(금) 오전 10시

「혼불」2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4

5월 28일(금) 오전 10시

「혼불」3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5

6월 25일(금) 오전 10시

「혼불」4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6

7월 23일(금) 오전 10시

「혼불」5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7

8월 27일(금) 오전 10시

「혼불」6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8

9월 24일(금) 오전 10시

「혼불」7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9

10월 22일(금) 오전 10시

「혼불」8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10

11월 26일(금) 오전 10시

「혼불」9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11

12월 17일(금) 오전 10시

「혼불」10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bul.jpg

hon.jpg

전체 67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50
10월 12일-14일 오후 7시-9시_ 참가자 모집 (6)
최명희문학관 | 2010.09.15 | 추천 0 | 조회 2611
최명희문학관 2010.09.15 0 2611
149
18일-23일_2010 가족과 함께하는 한가위 혼불여행 (1)
최명희문학관 | 2010.09.15 | 추천 0 | 조회 2597
최명희문학관 2010.09.15 0 2597
148
9월 24일(금) 오전 10시-11시 30분_ 「혼불」 읽고 또 읽고 (6)
최명희문학관 | 2010.09.14 | 추천 0 | 조회 2636
최명희문학관 2010.09.14 0 2636
147
9월11일12일_제4회 전북지역 대학생 문학워크숍 참가자 모집 (8)
최명희문학관 | 2010.08.29 | 추천 0 | 조회 3911
최명희문학관 2010.08.29 0 3911
146
8월27일(금) 오전 10시-11시30분_ 「혼불」 읽고 또 읽고 (2)
최명희문학관 | 2010.08.13 | 추천 0 | 조회 3181
최명희문학관 2010.08.13 0 3181
145
7월 23일(금) 오전 10시, 「혼불」읽고 또 읽고 다섯 번째 시간 (6)
최명희문학관 | 2010.07.15 | 추천 0 | 조회 3133
최명희문학관 2010.07.15 0 3133
144
초등학생글쓰기특강: 박예분 선생님과 함께 하는 글 잘 쓰는 반딧불이 (6)
최명희문학관 | 2010.07.13 | 추천 0 | 조회 3610
최명희문학관 2010.07.13 0 3610
143
김병용 교수의 혼불연구 저작,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6)
최명희문학관 | 2010.06.30 | 추천 0 | 조회 4240
최명희문학관 2010.06.30 0 4240
142
30일 오후 7시 한승헌 변호사가 들려주는 ‘문학동네 사람들’ (7)
최명희문학관 | 2010.06.27 | 추천 0 | 조회 4777
최명희문학관 2010.06.27 0 4777
141
[공모]7월1일-9월20일, 제4회전북지역초등학생손글씨공모전 (6)
최명희문학관 | 2010.06.20 | 추천 0 | 조회 8001
최명희문학관 2010.06.20 0 8001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