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 나눠먹고 재밌는 추억 만들고…

21일 한옥마을 보존협회 '신 세시풍속 시리즈-동지'

작성 : 2008-12-18 오후 8:33:08 / 수정 : 2008-12-18 오후 9:00:39

도휘정(hjcastle@jjan.kr)

"한옥마을로 팥죽 먹으러 오세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冬至). 옛 사람들에게 동지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이 극에 이르지만, 이 날을 기점으로 다시 낮이 길어지기 시작해 양(陽)의 기운이 싹 튼다고 해 사실상 동지는 새해 시작을 알리는 절기였다. 동지를 '작은 설'로 여겨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있었으며, 동짓날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 벽에 악귀를 쫓기 위해 뿌리기도 했다.

21일 동지를 앞두고 한옥마을보존협의회(회장 이세중)가 동지 풍속을 되살리는 '시식(時食)으로 팥죽 쑤어 린리(隣里)와 함께하니'를 연다. 20일과 21일 전주한옥마을 은행로 일대에서 열리는 '신 세시풍속 시리즈-동지'.

지난 8월 백중을 잇는 두번째 '신 세시풍속 시리즈'로, 국토해양부가 공모한 주민지원 프로그램 '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전통향교 마을가꾸기 2단계 시범사업' 일환이다.

이번 동지 행사는 한옥마을 주민들과 함께 팥죽을 쑤어먹는 '팥죽 먹고, 나이 먹고'와 주민들이 직접 자신의 물건을 판매하는 '한옥마을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한옥마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도 함께 한다. 비둘기농악단의 '길놀이'와 모악의 '판굿', 포크가수들의 추억의 노래 '라이브 무대-7080포크송', 오카리나 in 전주의 '오카리나 연주', 강령탈춤의 '탈놀이', 아퀴의 '창작타악 퍼포먼스', 최명희문학관의 '이야기로 듣는 동지'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특히 최명희문학관의 '이야기로 듣는 동지'는 꼭 챙겨봐야 할 프로그램. 우리 세시풍속이 잘 묘사돼 있는 「혼불」에 담긴 동지 이야기를 시민들과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이다. 문학관에서 만든 소책자 '혼불로 읽는 동지'와 기념연필도 받을 수 있다.

'한옥마을 오픈마켓'은 기존 '한옥마을 상품전'을 보강한 것. 한옥마을 주민들의 수공예 작품과 추억거리, 맛있는 먹거리를 한 곳에 모아진다. 뺑뺑이, 낚시놀이, 엿장수, 뻥튀기, 군고구마 등 한옥마을 거리거리마다 추억의 먹거리들이 자리잡는다.

이세중 한옥마을보존협의회 회장은 "24절기 관련 세시풍속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해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며 "이번 행사에 한옥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공동체 정신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세시풍속 시리즈'는 내년 정월대보름 행사로 이어진다. 동지부터 대보름까지 한방문화센터 건너편 연두색 담장에 새해 이루고 싶은 소원을 적어 걸어놓으면 정월대보름 행사 때 함께 소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