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심을 지닌 땅

언론에 비친

[전북일보 2010-12-06] 한 줄 한 줄 아로새겨 '魂불' 느끼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12-07 11:23
조회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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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한 줄 아로새겨 '魂불' 느끼다

최명희문학관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


작성 : 2010-12-05 오후 7:57:03 / 수정 : 2010-12-05 오후 10:26:04

이화정(hereandnow8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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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필시하기에 동참한 1200여명의 작품이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문학관 뒷뜰에 전시된 가운데 시민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추성수(chss78@jjan.kr)

사랑하면 닮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글을 좋아하게 되면 읽는 것만으로는 만족이 안되고, 필사(必死)적인 필사(筆寫)로 이어진다. 베껴쓰기를 하면 책의 단어와 문장을 끊임없이 매만질 수 있게 된다. 필사의 흔적은 책갈피 틈새와 문장의 행간마다 담겨 작가의 가슴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은 「혼불」을 활물화(活物化)시키는 귀한 체험이었다.

1200여 명의 귀한 손들이 필사의 감동에 동참했다.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로 시작해 '온몸에 눈물이 차오른다'에서 마지막 점을 찍기까지 「혼불」은 원고지 분량으로 1만2500여 장이 쓰여졌다. "「혼불」이 얼마나 커다란 보물인가 필사를 통해 만인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문선아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달리기하듯 대학노트 17권에 「혼불」을 써내려갔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이 힘을 보태 원고지 한 장을 메우기도 했고, 6권 18장과 9권 3·4장 모두 225장을 빼곡히 채운 이들도 있었다.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 「혼불」을 통해 살아생전 세상에 그 한마디 두고 싶으셨다는 꼿꼿한 음성은 「혼불」 안에서 살아서 오래도록 나를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충남 보령에서 서은경)

'읽을 때도 느꼈지만, 너무 치밀해서 조급해지는 느낌. 작가는 어떻게 견뎠을까. 그 불가항력적인 고통을.' (대구에서 곽수민)

'혼을 다해 「혼불」을 쓰시고, '혼불'처럼 살다 가신 분. 그 분의 아름다운 가슴 속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경기에서 강인호 시인)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꾸는 문학지망생을 비롯해 언론고시생, 교사, 신앙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펜을 쥐었다. 무엇보다 글을 잘 쓰려면 문장력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따라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 정읍 출생인 소설가 신경숙씨는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을 통해 '필사를 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것이다. 나는 이 길로 가리라. 필사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안도현 시인은 백석의 시에 반해 필사를 했다. 안 시인은 필사를 '손가락 끝으로 고추장을 찍어 먹어 보는 맛'이라고 했다. 글도 고추장 맛을 보듯 몸으로 부대껴 써보아야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펴낸 「모닥불」,「외롭고 높은 쓸쓸한」 등의 시집 제목은 백석의 시와 많이 닮아 있다.

"나는 일필휘지(一筆揮之)란 걸 믿지 않는다. 원고지 한 칸마다 나 자신을 조금식 덜어 넣듯이 글을 써내려갔다." 소설가 최명희씨는 자신의 삶을 필사하며 17년간 한 줄 한 줄 아로새겨 「혼불」을 세상에 내놓았다. 「혼불」에는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아픔과 어두움을 밝고 찬란한 빛으로 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혼불」을 필사하며 새길 때 문학의 혼은 원고지 칸칸이 불꽃처럼 피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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