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58 - 회색을 머금고 있던 하늘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12-30 17:40
조회
796


 

잔뜩 찌푸려 음산한 회색을 머금고 있던 하늘

기어이 저녁 들면서 한바탕 눈을 쏟는데,

위이이이, 가없는 허공을 태질하는 바람까지 데불어,

강모의 방 서창이 눈발 세차게 부딪치는 차그르르 소리와

떠그럭, 떨그럭, 창문 거칠게 덜걱이는 소리

 

「혼불」 10권 82쪽





오늘(12/30) 하늘을 옮겨놓은 것 같은 문장입니다. 맑은 하늘이 꿈결이라도 된 듯 갑자기 몰려든 눈구름이 사방을 뒤덮고 하얀 눈송이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잠시 딴짓하다 고개를 돌려보면 바닥에 깨끗한 눈이 한 겹 더 자라 있습니다. 이제 2021년도 하루 남았는데요. 모두에게 평안한 날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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