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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필만필(공지사항)

10월 29일(금) 오전 10시 「혼불」 읽고 또 읽고_ 전주한옥마을 혼불기행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10-19 17:41
조회
3061

최명희문학관이 매월 넷째 주 금요일에 진행하는 혼불 읽기 프로그램, <이진숙 선생님과 함께 하는 「혼불」 읽고 또 읽고> 아홉 번째 시간이 10월 29일(금) 오전 10시부터 열립니다.
10월은 「혼불」 8권입니다. 8권에는 전주 사람이라면 더 반가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최명희 선생은 전주는 세월이 지날수록 깊은 맛이 나는 도시라고 말합니다. 전주를 선영의 선원조발지기(璿源肇發之基)로, ‘아름다운 옥과도 같은 왕조의 근원이 시작된 곳이라 하여, 이 땅에 웅숭 깊은 경의를 다하였으며, 시방동천(示方洞天) 부성을 두루 성역으로 삼아서 신성하게 가꾸고 애중히 여기었다.’(『혼불 8권』 77쪽)라며, 전주를 ‘꽃심 지닌 땅’이라고 칭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만나는 경기전, 오목대, 이목대, 한벽루 등 전주한옥마을의 풍경은 더 다정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주한옥마을을 직접 걷습니다. 혼불에 등장하는 전주한옥마을 풍경을 직접 보고, 그 자리에서 해당 부분을 낭독하는 시간으로 꾸며집니다.
혼불기념사업회에서 진행하는 혼불문학기행의 한 모습입니다.
매번 수고하시는 이진숙 선생님과 전주한옥마을 최고'다정'해설사 이광숙 전주시문화관광해설사가 여러분들과 손잡고 걷습니다.
29일 금요일 오전 10시 최명희문학관에서 뵙겠습니다. 이 시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만, 미리 신청하시면 더 좋습니다. 문의 063-284-0570

• 일시: 2010년 10월 29일(금) 오전 10시 - 12시
• 장소: 최명희문학관 - 경기전 - 전동성당 - 오목대 - 이목대 - 향교 등 전주한옥마을 일대
• 로드강사: 이진숙, 이광숙
• 주최: 혼불기념사업회
• 주관: 최명희문학관
• 후원: 전라북도, 전주시

임금이 나실 땅은 지령(地靈)이 역시 다른가. 물맛조차 예사롭지가 않아서 녹두묵도 이 오목대 이목대 아래 자만동의 묵샘골 물로 빚으면, 그 빛깔이 하도 곱게 물들어 차마 먹기 아까울 만큼 선명한 노랑색을 맑고 길어지는데. 어찌 이러 조화가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애련하다 할까, 난들 난실 묵채를 썰어서 가지런히 놓고 파․마늘․참기름에 고춧가루․깨소금 갖은 양념 다하여 섞은 간장을 얌전하게 얹거나, 다른 음식 웃저지로 살짝 몇 닢 고명 올릴 때, 자칫 스러질까, 먹기도 전에 바라만 보아도 입안에서 녹아 버리는 전주 교동 녹두묵. 청포(淸泡).
이는 천하의 진미라 해서 강호에 이미 알려진 바.
음식 사치 유명한 전주부성의 전주 팔미 혹은 전주 십미 맛깔진 음식들 중에서도 뽄이 나게 이름 높은 묵샘골 녹두묵은, 이 동네 샘물이 아니면 도저히 이 빛깔과 찰기와 연함, 맛을 낼 수 없다 하였다.
물이 이처럼 영특하여 이곳 물로 기른 콩나물 역시 사정골 노내기샘 콩나물과 더불어, 부성 인근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나라의 미식(美食)이란 이름을 얻을 만하였으니.
구성없이 막대기처럼 자라 뻗치지 않고, 잔뿌리 터럭 하나 달지 않으면서, 작달막하고 통통하며 고소한 전주 콩나물.
여기다가 매콤하고 빨갛게 갖은 양념 고춧가루․간장에 파․마늘․참기름을 넣고 무쳐서 끓이든지, 그냥 소금에다 파만 살짝 송송 썰어 넣어서 말갛게 끓이든지 간에, 한 숟가락 후루룩, 목을 넘어가면 막혔던 오장이 다 시원하게 풀리며 머리 속이 명쾌해지는 이 콩나물국은, 외지인한테는 별미였지만 전주 사람들에게는 필수 음식이었다. 콩나물은 전주만의 독특한 바람과 토질 탓으로 자칫 생기기 쉬운 풍토병을 달래어 순화시켜 주는 음식이기 때문에, 전주 사는 사람들은 이를 상식(常食)하였던 것이다.
온 고을의 체질에 끼니마다 스며들어 병을 미리 막아 주고 소리 없이 다스려 주는 인덕이야말로, 어찌 한낱 물의 작용이며 콩나물의 성분만이겠는가.
이미 왕재를 품음직한 모태 지당(地堂)으로, 만복이 우러나는 복지(福地) 아니고서는 이만한 물과 음식을 낼 수 없으리라.
/『혼불 8권』(한길사․1996) 117-119쪽

"전주의 옛이름은 완산(完山)이었다."
"제군들이 앉아 있는 여기는 백제, 마한의 옛땅이다. 한반도 서남지방에 자리한 전라도의 행정과 군사 및 교통과 산업, 그리고 문화의 중심지로서 전주는 그 이름을 떨치고 있지. 흔히 전주를 천 년 고도라고 한다. '천 년'이란 이 고장이 '전주'라고 불리기 시작한 이후의 세월을 말하는 것이다."
전주라는 이름은 신라 경덕왕 16년에 처음으로 비롯되었고, 그 이전에는 '완산'이라 불렀었다.
신라 천 년 이전에는 백제 칠백 년이 있었고, 백제 칠백 년 이전에는 마한의 세월이 있었다. 마한의 이전에도 이 고을에 햇살은 다사로웠으니, 그 세월을 다하면 이천 년이 어찌 모자라겠는가./『혼불 8권』(한길사․1996) 79쪽



img.php?img=e7a82431376089449bf481b03d55f079.jpg&id=141004부 꽃심을 지닌 땅 8권
15 세상은 무너져도 좋아라
16 뜻이 가는 길
17 꽃심을 지닌 땅
18 이름이 바뀌어도
19 저항과 투항
20 그리운 옛 강토
21 내비두어
22 조짐
23 시궁이 비취로
24 매 안 놓치려고 꿩 잡아다 바치고는
25 윷점
26 졸곡(卒哭)
27 어느 봄날의 꽃놀이, 화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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