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18일-23일_2010 가족과 함께하는 한가위 혼불여행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9-15 13:34
조회
2599

빚어도 빚어도 끝이 없던 송편……. 한가위가 곧 입니다. 최명희문학관에서 한가위를 맞아 알찬 프로그램으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여름에 물들인 봉숭아의 붉은 꽃물이 손톱 끝으로 조금씩 밀려나가 반달이 되고 있을 때, 백로(白露)를 넘긴 달빛은 이슬에 씻긴 듯 차고 맑게 넘치면서 점점 둥글어져, 어린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였다. (중략)
“간치내(鵲川) 작은 아부지 오시네요.”
큰집 마당에 아직 들어서기도 전에, 사촌 언니의 반가운 목소리가 고삿으로 울려오는 것이, 아마 아까부터 길목을 내다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목소리에 탐스럽게 익어 벌어진 밤송이의 아람이 후두둑 쏟아졌다. 그리고 연지(嚥脂)같이 물든 대추나무 대추들이 저녁 햇살에 수줍게 빛났다.
객지로 나간 아우들과 오랜만에 만난 큰아버지는 날렵한 칼로 밤을 치면서, 며칠 전에 선산에 벌초한 이야기며, 올 농사는 어디 논의 것이 제일 낫게 되었다는 말씀들을 나누셨다. 그리고 뒤꼍에서는 감․밤․대추․배․사과 같은 햇과일들을 정갈하게 챙기고, 토란을 뽑고, 햇벼를 찧어서, 선영에 처음으로 바칠 음식을 빚느라고 눈부시게 하얀 쌀을 씻고 있었다.//최명희의 수필 「한가위 언저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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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의 수필 「한가위 언저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한가위 즈음이면, 집집마다 명일을 쇠려고 부지런히 빨래를 하는 통에 낮에는 간짓대로 받쳐놓은 빨랫줄에 눈부신 빨래가 나부끼고, 밤에는 그것들을 손질하여 다듬는 다듬이 소리들이 달빛 아래 낭랑하였을 것입니다. 아아, 그 빚어도 빚어도 끝이 없던 송편, 그리고 전을 부치는 흥겨운 기름소리.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전북대 교수)에서 한가위를 맞이해 가족과 함께 하는 한가위 혼불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9월 18일부터 23일까지(22일 한가위 당일 휴무) 매일 최명희문학관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 소설 「혼불」에서 찾아 읽는 명절 한가위
- 우리네 세시풍속을 가장 세밀하고 정확하게 묘사한 장편소설 「혼불」과 최명희 선생의 작품에서 묘사된 한가위의 모습과 가을풍경 등 한가위 모습을 출력해 나눠드립니다.
• 아동문학가 박예분 선생과 함께하는 「혼불」필사하기 <필사의 힘, 필사의 탑>
- 18일과 19일 오후 14시-17시30분. 작가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참여 시민들은 책에서만 만나는 아동문학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일필휘지란 걸 믿지 않는다. 원고지 한 칸마다 나 자신을 조금씩 덜어 넣듯이 글을 써내려갔다”라고 말하던 작가 최명희. 그 감동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입니다. 작가의 치열하고 섬세한 작가정신을 느낄 수 있는 「혼불」 필사의 대장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 소설 「혼불」과 수필 「한가위 언저리」가 소개된 종이로 방석딱지 접기
- 전래놀이인 딱지치기를 활용, 최명희의 소설 「혼불」과 「한가위 언저리」의 글이 실린 딱지를 접으면, 봄·여름·가을·겨울 풍경과 한가위와 관련한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종이 접기 놀이입니다. 부모님들께는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고, 어린이들은 재미난 놀이를 경험 할 수 있습니다.
• 작가 최명희 및 전북지역 시인․작가들의 서체 따라 쓰기
- 작가 최명희는 원고지 한 칸 한 칸에 글씨를 써넣는 것이 아니라 새겨 넣은 작업을 했습니다. 문체만큼이나 뛰어난 서체를 자랑하던 최명희 선생님의 글을 직접 따라 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 원로작가부터 현재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보이는 젊은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친필원고 전시하고, 글의 일부를 관람객들이 따라 써보는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합니다.
• 엽서 쓰기
- 잊혀 가는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그리운 추억을 글로 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참여자가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그 소중한 글을 대신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중 <서체 따라 쓰기>와 <엽서 쓰기>는 전국적으로 크게 호응을 얻고 있는 최명희문학관의 대표적인 상설체험행사이며, <「혼불」로 읽는 한가위>는 「혼불」을 비롯한 최명희 선생의 작품 중 한가위와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방석딱지 접기>는 전래놀이인 딱지치기를 활용, 딱지 접는 종이를 소설 「혼불」과 수필 「한가위 언저리」를 이용해 제작해 딱지를 접으면 한가위와 관련한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형태의 접기 놀이입니다. 또한 18일과 19일에는 아동문학가 박예분 씨와 관람객들이 「혼불」을 필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모든 행사는 무료이며, 최명희문학관에 오면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습니다. 문의 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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