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7월 23일(금) 오전 10시, 「혼불」읽고 또 읽고 다섯 번째 시간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7-15 00:39
조회
3136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전북대 교수)이 진행하는 혼불 읽기 프로그램, 이진숙 선생님과 함께 하는 「혼불」 읽고 또 읽고> 여섯 번째 시간이 7월 23일(금)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이 달에는 「혼불」 제5권을 읽고, 가슴에 남는 부분을 낭독 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입니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오전에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혼불」을 읽은 분들에겐 "한 번 더 읽어보자"고, 아직 읽지 않았거나 도전했다 포기하신 분에겐 "기어이 한 번 읽어보자"고 권하는 아주 특별한 시간입니다.

제5권은 제3부 <아소, 님하>가 시작됩니다. 설 명절이며, 대보름 풍경이 작품 내내 등장하지요. 마음에 닿았던 몇 문장 먼저 올립니다. 어느 쪽에 있을지 한 번 살펴보세요. ^^;


〓〓☞ 물오른 나무들이 젖은 숨을 뿜어 내어 촉촉한 대기 속 어디선가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연연하게 들릴 것만 같은데.

〓〓☞ 칠흑 속의 먹장 같은 그믐밤에 그 무슨 달이 뜬다고 온달이라고 하는가.
그렇지만 보름의 달은 지상에 뜨는 온달이요, 그믐의 달은 지하에 묻힌 온달이다.

〓〓☞ 정짓간의 부지깽이도 깨금발을 뛴다는 농사철이 닥쳐도 그에게는 일이 없을 때가 많았다.

〓〓☞ 하늘로 머리를 솟구쳐 검푸르게 두른 소나무 둥치 아래 자잘히 피었다 지던 풀꽃이나 산나리, 오보록한 송이버섯들을 다 벗어내 버린 맨살로, 속수무책 내리치는 난자(亂刺)의 칼날을 받으며 잠자코 캄캄하게 어두워질 뿐.

〓〓☞ 그리고는 번개. 쏟아지는 작달비. 지붕이 떠내려 가고, 기둥이 부러지며, 사태로 산비탈이 굉음을 지르며 무너지는 큰 비가 싯벌건 강물을 이루어 붉은 땅을 깎고, 논밭을 흙탕으로 쓸어 버리는 홍수도, 처음에는 그저 아주 먼 뇌명(雷鳴) 한 가닥으로 오는 것이었다.

〓〓☞ 헉헉 지열을 토해 내는 더운 숨을 쾌연하게 씻어 내려 흐르던 계곡의 물살이며, 그 물살이 굽이를 틀다가 베폭같이 쏟아지던 폭포도 지금은 얼어붙어,

〓〓☞ 명절, 그것은 어미의 품이었다. 이렇게 세상살이가 고되고 서러워 온몸이 다 떨어진 남루가 될수록 어디에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육신을 끌고 와 울음으로 부려 버리고 싶은 것이 바로 명절이었다. 그 울음은 정중 엄숙한 차례나 세배로 나타나기도 하고, 얼음같이 차고 푸른 하늘에 높이 띄워 올리는 연이나, 마당 가운데 가마니를 베개처럼 괴고 뛰는 널, 혹은 방안에 둘러앉아 도개걸윷모, 소리치며 노는 윷놀이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 “나는 상놈 껍데기를 벗고 싶다. 나도 사람맹이로 살고 싶다. 나는 절대로 상놈 자식은 안 날랑게. 아아, 작은아씨. 내 자식 하나 낳아 주시요. 달님, 작은아씨를 내 여자가 되게 해 주시요.”

강사는 이진숙 선생님입니다. 지난 시간들을 통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 혼불읽기의 고단함과 즐거움, 가슴 벅참을 공유하면서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 참석하지 않으셨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혼불」은 어느 곳을 펼쳐도 그 감동이 한결같으니까요. 책이 없다고 걱정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최명희문학관에서 과감히 빌려드립니다. 이 시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신청을 하시면 더 좋습니다. 문의 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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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시의 하늘
2 발소리만, 그저 다만 발소리만이라도
3 서탑거리
4 조그만 둥지
5 수상한 세월
6 덕석말이
7 달 봤다아
8 인연의 늪
9 액막이 연
10 아랫몰 부서망
11 나 죽거든 부디 투장하여 달라
12 아아, 무엇 하러 달은 저리 밝은가




• 강사 소개 : 이진숙(orion0112@hanmail.net)
⇒ 1989년-2000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 2001년-2004년 학원 강사
⇒ 2004년-한우리 독서 지도사
⇒ 2007년-한우리 전문강사
⇒ 강사의 말: 처음 「혼불」을 접했을 때 잘 씹히지 않는 고두밥(지에밥)을 먹는 심정이랄까? 끝내 한 권도 다 읽지 못하고 내려놓아야 했었다. 그런데 몇 해 전 최명희문학관을 찾았을 때,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는 문구가 내 가슴에 새겨지면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읽어 갈수록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최명희 선생님의 정신세계에 매료되었고, 이 책이야말로 민족의 혼이 담긴 책임을 실감했다. 이제는 만나는 학생들에게, 독서지도사를 하려는 선생님들께, 이민을 가는 이웃에게, 옷깃을 스치는 모든 인연들에게 「혼불」을 권하고 있다. 우리의 뿌리를 튼튼히 하려면, 우리의 얼을 지키려면,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우리 모국어를 살려내려면 반드시 「혼불」을 만나야만 한다고 강권(强勸)하고 있다.



• 강의일정 :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11시 30분

일시

대상 책과 내용

1

2월 26일(금) 오전 10시

「혼불」을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2

3월 26일(금) 오전 10시

「혼불」1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3

4월 23일(금) 오전 10시

「혼불」2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4

5월 28일(금) 오전 10시

「혼불」3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5

6월 25일(금) 오전 10시

「혼불」4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6

7월 23일(금) 오전 10시

「혼불」5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7

8월 27일(금) 오전 10시

「혼불」6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8

9월 24일(금) 오전 10시

「혼불」7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9

10월 22일(금) 오전 10시

「혼불」8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10

11월 26일(금) 오전 10시

「혼불」9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11

12월 17일(금) 오전 10시

「혼불」10권 읽고 오기 / 감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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