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13일과 15일 한가위 프로그램(양일간 오후8시까지 운영)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8-09-07 14:27
조회
2626

한가위가 곧 입니다. 모두 알찬 열매 맺으시기 바랍니다.
문학관에서도 한가위를 맞아 13일과 15일,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한가위날인 14일은 정기휴무입니다. 문학관지기들도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13일과 15일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합니다.


한여름에 물들인 봉숭아의 붉은 꽃물이 손톱 끝으로 조금씩 밀려나가 반달이 되고 있을 때, 백로(白露)를 넘긴 달빛은 이슬에 씻긴 듯 차고 맑게 넘치면서 점점 둥글어져, 어린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달력을 들여다 보며 날짜를 짚어보고, 다시 손가락을 꼬부려 꼽아보면서, 몇 밤을 자고나도 또 몇 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애가 타던 명절, 추석.

그 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명일을 쇠려고 부지런히 빨래들을 하여, 낮에는 간짓대로 받쳐놓은 빨랫줄에 눈부신 빨래가 나부끼고, 밤에는 그것들을 손질하여 다듬는 다듬이 소리들이 달빛 아래 낭랑하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새로 끊어온 갑사(甲紗)로, 작년보다 많이 자란 나의 저고리와 치마를 지어 주셨는데, 저만큼 가서 숙제하고 있으라고 아무리 말씀하셔도, 나는 꼭 어머니 턱 밑에 바짝 머리를 들이밀고 앉아서, 인두판 위에 놓인 꽃분홍과 연노랑의 옷감에 흘려, 어머니가 바느질하시는 손길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기다리던 추석이 내일 모레로 다가오면 아예 마음이 들떠서 공부고 무엇이고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안에 가득한 참기름 냄새의 고소함도 그렇거니와, 이제 모처럼 만에 큰집에 가게 되는 때문이었다.

평소에 지나치게 어려워 몇 마디 말씀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했던 아버지도, 이날만은 어린 딸의 손을 잡고, 기차를 타고, 돌아가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성품에 대한 이야기며, 오래오래 전의 선대 어른들의 남기신 말씀이나 행적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지금 큰집에 가면 만나 뵈올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들려주셨다. 그때 달리는 기차에서 내다본 바깥 들판에는, 아득한 황금빛이 벅차게 넘실거려 눈물이 돌았다.

/최명희의 수필 <한가위 언저리> 중에서


최명희문학관에서 한가위를 맞이해 알찬 한가위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9월 13일과 15일(14일 휴무) 최명희문학관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혼불」로 읽는 한가위 ▲「혼불」의 주요부분이 소개된 인쇄물로 방석딱지 접기 ▲작가 최명희 및 전북지역 작가들의 서체 따라 쓰기 ▲엽서 쓰기 등입니다. 이 중 <「혼불」로 읽는 한가위>은 『혼불』을 비롯한 최명희 선생의 작품 중 한가위와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 소개하며, <방석딱지 접기>는 전래놀이인 딱지치기를 활용, 딱지를 접는 종이를 「혼불」의 각 부분을 이용해 제작해 딱지를 접으면 한가위와 관련한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형태의 접기 놀이 입니다. <서체 따라 쓰기>와 <엽서 쓰기>는 관람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최명희문학관의 상설체험행사 입니다. 모든 행사는 무료이며,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습니다. 전주권문화정보114는 연휴 기간 최명희문학관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진 출력 서비스>를 합니다. 문의 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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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불」로 읽는 한가위
우리네 세시풍속을 가장 세밀하고 정확하게 묘사한 장편소설 「혼불」과 최명희 선생의 작품에서 묘사된 한가위의 모습과 가을풍경 등을 별도의 패널을 통해 전시한다.

2. 방석딱지 접기
전래놀이인 딱지치기를 활용, 딱지를 접는 종이를 「혼불」의 각 부분을 이용해 제작해 딱지를 접으면 최명희 선생이 쓴 한가위와 관련한 글이 완성되는 형태의 접기 놀이다. 부모님들께는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고, 어린이에게는 재미난 놀이를 경험 할 수 있도록 한다.

3. 최명희의 숨결을 내 손에: 작가 최명희 및 전북지역 작가들의 서체 따라 쓰기
작가 최명희는 원고지 한 칸 한 칸에 글씨를 써넣는 것이 아니라 새겨 넣은 작업을 했다. 문체만큼이나 뛰어난 서체를 자랑하던 최명희 선생님의 글을 직접 따라 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원로작가부터 현재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보이는 젊은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친필원고 전시하고, 글의 일부를 관람객들이 따라 써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4. 문학관은 우체부: 엽서 쓰기
잊혀 가는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그리운 추억을 글로 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참여자가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그 소중한 글을 대신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2007한가위 (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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