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천필만필(공지사항)

7월 18일 늦은 7시 월례문학세미나: 서정섭 교수의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8-07-09 11:15
조회
3188



• 일시: 2008년 7월 18일(금) 오후 7시
• 장소: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비시동락지실)
• 강사 및 주제: 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서정섭 교수의 <혼불의 배경지 전주와 남원>

○…… 「혼불」에는 전주와 남원이 생생하다. 전주의 어느 길가에서 만난 나이 자신 노인들은 "옛날에 이야기책 그 재미난 춘향전의 완산판 목판본을 찍어내던 자리 또한 곧 여기 아니면 저기일 것이라고, 손가락을 들어, 즐비한 교동 기왓골 지붕 위를 가리키며"(『혼불 8권』 119쪽) 짚어 줄 것이다. 남원에 들어서면, 이헌의가 강호를 앉혀놓고 말했듯이 "이 남원이 참으로 묘한 곳이니라."(『혼불 8권』 15쪽)하며, 마한부터 백제, 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창연한 역사를 일러주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때 “시정(市井)의 사람들은 흔히 남원하면 맨 먼저 그냥 춘향이부터 떠올리던 걸요. 또 끝내 춘향이 밖에는 모르고. 학생들조차도” 이렇게 대답하면 “무지해서 그러하다.”(『혼불 8권』 15쪽) 불호령을 내리리라.

img.php?img=5beee16487c1b31dbca19758d2c4a77a.jpg&id=14100○…… 전주와 남원을 작품의 주요 무대로 한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은 그 자체로 전주와 남원의 대표적인 문화코드이며, 문화인프라를 생산해내는 또하나의 동력이다.

○…… 최명희문학관의 7월 월례문학세미나 주제는 <혼불의 배경지 전주와 남원>이다. 18일(금) 오후 7시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비시동락지실).

○…… 이 날 강의는 제4회 혼불학술상 수상자인 서남대 서정섭 교수가 맡는다. 『「혼불」의 배경지와 언어』(도서출판 북스힐)의 저자인 서정섭 교수는 「혼불」 뿐 아니라 남원과 문학의 깊은 관계를 찾아 꾸준히 소개하며, 문학과 지역마케팅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서 교수는 남원에서 태어나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 『「혼불」의 배경지와 언어』는 평소 향토문화와 지역문화의 아름다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인 서 교수 이 날 강의에서 작가 최명희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고, 더불어 그의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혼불」에 나타나는 언어적 현상과 배경지인 남원 노봉마을(매안마을)과 전주, 혼불에 등장하는 인물을 뜯어본다. ▲왜 「혼불」의 주요 배경이 남원과 전주였을까 ▲매안마을의 매안은 무엇일까 ▲「혼불」에 묘사된 남원의 모습과 남원 혼불문학마을의 주요 답사지 등이다.

○…… 최명희는 자신의 세대가 21세기의 우리 후손들에게 민족문화와 민족혼을 전해줄 마지막 세대라는 깊은 역사적 사명감에 홀로 오랜 세월을 지새워 혼불을 일궜다. 이 날 강의는 가장 한국적 한국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을 되짚을 예정이다.

○…… 월례문학세미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284-0570


○…… 서정섭 교수의 글

혼불은 일제강점기 때 청암부인, 율촌댁, 효원, 강모, 강실이를 중심으로 한 남원의 매안이씨 종가와 거멍굴 사람들의 이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양반가와 상민들의 이야기인 혼불이 민속학의 보고, 우리말의 보고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최명희 작가는 특히 우리말 어감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혼불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풍부한 의성어와 의태어의 구사를 통하여 어감의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 그 의미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또 작가는 언어의 연금술사로서, 유사하거나 상반된 의미의 서술어를 독창적으로 구사하여 서정적인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명희 작가는 국어학자들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우리말의 감미로움을 묘사한 소설가이다.

혼불에서는 매안과 거멍굴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추구한다. 화해와 상생의 정신은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하는 데에서, 또 순리에 입각한 세계관을 갖는 데에서 출발한다. 혼불 8권에서 강호는 춘복이를 찾아 거멍굴로 가는 파격적인 언행을 한다. 이에 당황한 백정 택주는 모갑이가 나무로 깎은 화병을 강호에게 마음의 징표로 건넨다. 강호는 화려한 화병이 되기 위해 오랜 세월의 아픔을 이겨내면서 깎여나간 나무를 생각한다. 화려한 나무화병이 있기 위해서는 깎여져나간 나무 조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시궁창 속에서 석 삼 년을 썩고 썩은 나무'가 하나의 화병으로 태어나는데 '씻어도 씻기지 않은 시궁물 멍든 빛은, 아련히 그윽한 비취빛으로 남는다.'고 하였다. '시궁'이 '비취'로 빛나는 것은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할 때 가능하다.

또 혼불 9권에서 순리에 입각한 세계관을 볼 수 있다. 호성암 도환 스님과 강호가 사천왕상의 동서남북 사 방위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순리적인 세계관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동서남북이 방위를 서로 반대 개념 즉 대칭으로 짚은 것이라면, 동남서북은 원으로 짚은 것이며 이것은 우리의 몸에 맞는 방위 감각이다. 이 방위에는 모든 것이 옆에 있고 동등하며 끝없이 순환하는 평화가 있다.'고 최명희 작가는 말한다.

최명희 작가는 '원한같이 무섭고 깊은 것은 없건만, 왜 그 씨앗을 산야에 저토록 많이 뿌려, 두려운 줄 모르고 칡과 등(藤)이 자라나게 하는가. 그 원한의 줄기와 뿌리가 서로 뒤얽히어 뻗으면 태산 명산이라도 숨막히어 기가 끊기고, 무쇠 철기와 지붕이라도 그 등걸에 짓눌려 무너지고 말 터인데. 그래서 다 척지지 말라, 했을 것인데.'라고 말하면서 서로를 인정하는 세상, 우리 몸에 맞는 순리의 세상, 상생의 세상을 강조하고 있다.

최명희 작가는 자신의 세대가 21세기의 우리 후손들에게 민족문화와 민족혼을 전해줄 마지막 세대라는 깊은 역사적 사명감에 홀로 오랜 세월을 지새워 혼불을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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