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筆錄)81_ 그리움/ 발소리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9-25 11:19
조회
1903

<오늘의 필록>


혼불5권 2장 45쪽 중




발소리만.
그저 다만 발소리만이라도 들었으면.
그냥 지나가 버려도 좋으니, 왔다는 기척만이라도 들렸으면.
마음의 깊은 골짜기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곳에,
그네는 귀 하나를 심어 놓고 날마다 기르면서,
할머니 청암부인의 출상을 앞둔 저녁 어스름 속에서,
또 새해가 다가서는 섣달 그믐날의 오밤중에,
그리고 아까 그렇게 달 뜨는 한밤에,
오직 발소리 몇 점을 기다리면서 전신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네의 온몸은 어느새 귀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


아무렇지 않다가도 뼈속깊이 사무치는 한 사람.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그 사람.
가장 순수할 적 사랑을 알게해준 그 사람이
문득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_최명희문학관

20100925 혼불5권 45쪽.jpg

전체 908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908
필록857 - 서로 비추어 주는 밤
최명희문학관 | 2023.12.10 | 추천 0 | 조회 543
최명희문학관 2023.12.10 0 543
907
필록856 - 겨울
최명희문학관 | 2023.12.05 | 추천 0 | 조회 477
최명희문학관 2023.12.05 0 477
906
필록855 - 차가운 겨울밤
최명희문학관 | 2023.11.23 | 추천 0 | 조회 509
최명희문학관 2023.11.23 0 509
905
필록854 - 눈이 오시는구먼요
최명희문학관 | 2023.11.19 | 추천 0 | 조회 219
최명희문학관 2023.11.19 0 219
904
필록853 - 새 길이 아니면
최명희문학관 | 2023.11.12 | 추천 0 | 조회 234
최명희문학관 2023.11.12 0 234
903
필록852 - 바깥의 달빛
최명희문학관 | 2023.11.07 | 추천 0 | 조회 270
최명희문학관 2023.11.07 0 270
902
필록851 - 가을바람
최명희문학관 | 2023.11.05 | 추천 0 | 조회 186
최명희문학관 2023.11.05 0 186
901
필록850 - 근본
최명희문학관 | 2023.10.19 | 추천 0 | 조회 429
최명희문학관 2023.10.19 0 429
900
필록849 - 좋은인연
최명희문학관 | 2023.10.15 | 추천 0 | 조회 446
최명희문학관 2023.10.15 0 446
899
필록848 - 눈부신 떨기.
최명희문학관 | 2023.10.07 | 추천 0 | 조회 552
최명희문학관 2023.10.07 0 552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