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59_현실/ 호접몽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7-08 09:19
조회
2132


<독락재앞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혼불 4권 11장 43쪽 중



나는 이상해. 왜 오늘이라는 현실,
현실이라는 오늘은 늘 그렇게 몽상적일까.
삶이 실감나지 않아요.
내 몸이 구체적으로 그 어떤 사건을 겪고 있을 때에도,
그것은 꼭 감각 없는 껍데기가 저 혼자 몽유하는 것 같고,
그 몽유 혼몽의 무감각 안쪽에 오히려 눈뜬 내가 또 하나,
냉소로 나를 바라보는 것만 같으니.
그 두 사람이 서로 일치해 본 일이 나는 없어요.


............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 슬퍼했던 장자처럼,
지금 나의 상황과 모습에 이게 진정 나의 모습인지
가슴속에 구멍하나 뻥 뚫린 마냥 무기력함에 지쳤을 때,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때로는 누구나 다 이런 때가 있는거야.
이렇게 조금은 아무렇지 않게, 걱정하지 말고 툭 털어버리세요.


_최명희문학관

20100708 혼불4권_43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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