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42_뿌리/ 세월의 흔적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5-22 09:40
조회
2288
 

<독락재앞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노근>



혼불 3권 4장 116쪽

그네의 얼굴은 노근(露根)처럼도 보인다.
대저 뿌리란 그 몸을 땅 속에 숨기어 묻는 것이 이치이다.
그러나 노근은 지상으로 솟아오른 뿌리이다.
제 뿌리를 뻗고 있는 산의 지질이 비옥하여 흙이 두터운 곳에 사는 나무는 그럴 리가 없지마는,
천인단애 까마득한 낭떠러지나 만중철벽 척박한 땅에 서서,
그 뿌리가 암석의 틈바구니에 끼이고,
흙을 깎는 물살에 씻기어 제 둥치를 지탱하기 어려운 나무는,
처절한 젊은 날을 보내고 노목이 되면,
이제 그 뿌리의 뼈가 땅 위로 울툭불툭 불거져 드러나니.

그 모습은 모질고 끈덕진 세월을 다 육탈(肉脫)하고, 세상을 벗어 버린 초연한 기상을 느끼게 한다.



............


사람도 마찬가지로 젊은 날의 흔적이 자연스레 얼굴에 베어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이야기 해주죠.
온화하고 아름다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길..

_최명희문학관

20100522 노근.jpg

20100522 혼불3권_116쪽.JPG

전체 908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908
필록857 - 서로 비추어 주는 밤
최명희문학관 | 2023.12.10 | 추천 0 | 조회 568
최명희문학관 2023.12.10 0 568
907
필록856 - 겨울
최명희문학관 | 2023.12.05 | 추천 0 | 조회 498
최명희문학관 2023.12.05 0 498
906
필록855 - 차가운 겨울밤
최명희문학관 | 2023.11.23 | 추천 0 | 조회 533
최명희문학관 2023.11.23 0 533
905
필록854 - 눈이 오시는구먼요
최명희문학관 | 2023.11.19 | 추천 0 | 조회 222
최명희문학관 2023.11.19 0 222
904
필록853 - 새 길이 아니면
최명희문학관 | 2023.11.12 | 추천 0 | 조회 239
최명희문학관 2023.11.12 0 239
903
필록852 - 바깥의 달빛
최명희문학관 | 2023.11.07 | 추천 0 | 조회 272
최명희문학관 2023.11.07 0 272
902
필록851 - 가을바람
최명희문학관 | 2023.11.05 | 추천 0 | 조회 189
최명희문학관 2023.11.05 0 189
901
필록850 - 근본
최명희문학관 | 2023.10.19 | 추천 0 | 조회 431
최명희문학관 2023.10.19 0 431
900
필록849 - 좋은인연
최명희문학관 | 2023.10.15 | 추천 0 | 조회 448
최명희문학관 2023.10.15 0 448
899
필록848 - 눈부신 떨기.
최명희문학관 | 2023.10.07 | 추천 0 | 조회 557
최명희문학관 2023.10.07 0 557
메뉴
error: 콘텐츠가 보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