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2011-01-14] 최명희 작가 '혼불' 그 魂을 기린다

작가 최명희는 1947년 전주 출생으로 초·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문예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고교시절 쓴 수필 ‘우체부’는 학생의 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고등학교 작문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66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최명희는 급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가정환경으로 곧 대학에 진학하지 못
하고 2년여의 공백기를 가지게 된다.

이후 영생대학 야간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2년을 수료했다.

이 때의 혼란과 방황, 배움에 대한 의지가 훗날 소설가로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된 중요한 시기다.

70년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으로 편입한 최명희는 단편소설과 수필로 여러 대학의 문예공모전에
서 수상하면서 문학의 재능을 인정받는다.

최명희는 72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모교인 기전여고에 국어교사로 부임해 2년 동안 재직한 것을 시작으로 9년간 국어교사를 지냈다.

작가는 이 시기를 ‘삶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던 무렵’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줄곧 일기와 편지를 쓰면서 왕성한 습작기를 보냈다.

대학시설과 ‘혼불’ 집필기를 이어주는 가교로서 문학적 체험과 형상화의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때로 보인다.

80년 4월 교통사고로 6개월간 병원에서 생활하게 된 최명희는 절망의 병상에서 소설 ‘혼불’을 시작한다.

그때부터 작가는 자신의 표현처럼 ‘마치 한 사람의 하수인처럼, 밤마다 밤을 새우면서,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들의 넋이 들려, 그들이 시키는 대로 말하고 가라는 대로’ 내달렸다.

96년 ‘혼불’ 5부 10권이 출간되기까지 그는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인간에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걸작들을 쏟아냈다.

최명희는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유언을 남기고 1998년 영면했다.

향년 51세. 수십 년간 메모해 놓은 작가의 소재록에는 앞으로 써야할 글감들이 무려 130여 가지나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