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심을 지닌 땅

언론에 비친

[전북일보 2010-07-02] 한승헌 변호사 '문학동네 사람들과 나' 주제 강연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10-07-02 09:22
조회
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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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변호사 '문학동네 사람들과 나' 주제 강연

"그들과의 인연 행복…과거사는 눈물의 꽃바람이었다"

작성 : 2010-07-01 오후 9:12:42

이화정(hereandnow8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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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한승헌 변호사가 문학동네사람들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월드컵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옛날 사진이나 들고 와서 이야기하는 비인기 종목은 아무래도 조심스럽습니다. 사실 내가 해온 일이 다 비인기 종목인 터라 심지어 변호사 하겠다는 자식놈이 하나도 없어요. 세상살이에서 주류 아닌 비주류의 길을 가는 게 내 운명이란 생각도 듭니다."

지난달 30일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에서 아주 특별한 사진 이야기가 펼쳐졌다. '문학동네와 나'를 주제로 한승헌 변호사가 우리 현대사를 관통해 온 한 편의 눈물겨운 '문학 드라마'를 고백하는 자리였다.

"내가 문인(文人)이라면 무인(武人)이 아니라는 뜻에서 문인일 겁니다. 그것이 정확한 이야기죠. 오늘 이야기하고자 한 '문학동네 사람들'은 문인이 아니면서 그 동네에 기웃거리고 사는,'위장전입' 해서 살아가는 내 이야기입니다.(웃음)"

시인이자 수필가인 그는 통영 검사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터지는 바람에 하수상한 시절에 대한 갈증으로 '시화전'을 열게 됐다는 그는 통영이 그토록 많은 문인들을 배출했던 곳인 줄도 모르고 무모한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빛바랜 사진 속엔 허름한 다방을 배경으로 박경리 유치환 김상옥 등이 함께 했다.

드라마는 1965년 남정현 작가의 소설 「분지」 필화사건으로 옮겨졌다. 사진 속엔 당시 변론을 맡았던 그를 비롯해 안수길, 이항녕 등이 재판을 마치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동인문학상까지 받은 유망한 작가가 졸지에 전과자가 되었고, 이 나라의 문학과 창작의 자유는 반공법의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이렇듯 변호인과 피고인 사이로 만난 문인 천상병 김지하 임중빈 이호철 임헌영 정을병 송기원 김진경 고은 문익환 마광수 황석영 등을 거론하면서 냉혹한 현대사를 관통해온 문학사를 증언했다. '시국사건 전문 변호사'의 길을 걸어온 그에게 수십 년 이어진 어둠의 시대는 '패소 전문 변호사'로 만들기도 했다.

"누군가 나더러 '한 변호사가 맡은 사람 치고 징역 안맡은 사람 손 들어보라!'라고 해서 곤란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징역을 살면서도 나한테 고맙다고 하지 않은 사람 있으면 손 들어보라!'고 맞받아쳤죠. 만기 석방은 다 됐다고 말이죠. (웃음)"

진실을 말했다가 변호사 등록이 취소 돼 하루 아침에 무직자가 된 사연이나 9개월간의 투옥은 그 시대의 고통을 대변하고도 남음이었다. 하지만 인생의 질곡에서 만난 소중한 만남들은 그를 의미있는 삶으로 이끌었다. 지식인의 도리는 다 하지 못할 지라도 학기(學妓)는 되지 말자는 스스로의 자성을 유효하게 했던 것.

"나의 세 가지 복 가운데 많은 것이 '사람 복'입니다. 그렇게 많은 문인들과의 친분에도 '문학적 소출'을 올리지 못한 게 부끄럽지만 이들과의 얽힘에서 많은 배움과 깨달음, 보람을 얻을 수가 있었어요. 그것이 나의 행운이자 행복이었습니다."

한 변호사는 진안 출생으로 군사독재정권 시절 '시국사건 변호인 1호'이자 때로는 피고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고한 이들과 함께 해 온 지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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