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일보 2009-07-20] 불멸의 명작 대하소설 혼불 다시 복간

한국 현대소설사의 불멸의 명작으로 손꼽혔던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을 서점가에서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지난 2005년 유족 측의 요구로 책 발간이 금지된 후 한동안 서점가에서 자취를 감춘 '혼불'은 이 책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의 애타게 했을 뿐 아니라 이 책을 찾기 위해 시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을 찾는 사람이 분주했다.

최근 최명희(1947-1998)의 대하소설 '혼불'이 절판 4년 만에 다시 복간된다. 고 최명희씨의 동생인 용범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도서출판 매안은 '혼불' 전 5부, 10권을 새로운 편집으로 발간했다.

일제강점기의 말기에 해당되는 1930년부터 1940년대 전라북도 남원을 배경으로 몰락하는 종가를 지키려는 종부 3대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린 '혼불'은 1996년 한길사를 통해 전 10권으로 완간된 후 모두 140만 부가 팔린 1990년대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로 한국인의 혼과 한국인의 말을 재구성해 문단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구가한 대하소설이다.

그렇지만 독자들의 시선에 사라지면서도 서점가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았던 '혼불'은 판금은 2005년 말 유족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헌책방에서 조차 '혼불'은 애독자들에게 반드시 찾는 책으로 분류되어 왔다.

유족측은 최근 새롭게 발간된 책에 대해 "고 최명희 선생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돌려주지 못해 그동안 많이 안타까웠는데 서툴게나마 다시 독자들 곁으로 찾아가서 매우 기쁘다"며 "이 책이 앞으로 계속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고 최명희씨를 다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매안은 그동안 책으로 묶이지 않았던 최명희의 단편 30여 편을 묶어 내년께 출간하는 것을 비롯해 산문집, 강연록 등 작가의 저서를 지속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풍부한 정서는 물론 한국인의 혼과 정서를 글속에 담아낸 대하소설 '혼불'로 인해 전주와 남원에는 그의 삶과 문학세계를 기리는 문학관이 건립돼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어 이번 책 출간으로 인해 대하소설은 물론 고 최명희선생의 문학정신도 새로운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옥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최명희선생은 생을 다해 대하소설 '혼불'을 썼으며 이 소설은 우리 민족어와 전라도 민중의 삶이 담겨진 거대한 "공동체문화의 보고"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이상덕기자·lee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