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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2008-12-10 경향신문] 1998년 소설가 최명희 타계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08-12-13 10:29
조회
2471
어제의 오늘]1998년 소설가 최명희 타계




ㆍ혼신을 바친 ‘혼불’


집중은 어렵다. 일하자고 맘 먹으면 딴 생각이 머리를 채운다. 해찰의 유혹은 휴식시간에조차 찾아든다. 몸은 쉬지만, 마음은 온전히 쉬지 못한다. 집중은 범인(凡人)에게 허락되지 않는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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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소설가 최명희가 세상을 떴다. 쉰 한 살이었으니 길지 않은 삶이다. 한눈 팔고 해찰하며 살아가는 세간의 기준으로 보면 말이다. 그러나 도저한 치열함으로 문학에만 집중했던 생애는 사실 짧지 않았다.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으로 잘 살고 갑니다.” 남긴 유언대로 최명희는 ‘잘 살고’ 갔다. 그리고 대하소설 <혼불>을 남겼다.

일제 강점기 전북 남원을 배경으로 무너져가는 반가(班家)를 지키는 며느리 3대를 그린 <혼불>은 한국 문학사의 커다란 봉우리다. 호남 지방의 세시풍속과 혼례, 상례 등을 풍부한 우리말로 생생하게 복원해내 국어학·민속학·역사학계에서도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혼불>은 최명희의 전부였다. 1981년 동아일보 장편 공모에 제1부가 당선되고 88~95년 제2~5부의 잡지 연재를 거쳐 96년 전 10권으로 완간될 때까지, 그는 이 작품과 함께 먹고 자고 울고 웃었다. 연재 기간 중에는 온전히 <혼불>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작품은 쓰지 않았다. 완간을 넉 달 앞두고 난소암에 걸렸으나 글에만 매달렸다.

최명희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갖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 나간다”고도 했다. 작가는 “그리하여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만 있다면…”이라는 소원을 내비쳤다. 사후 10년, 많은 독자들이 작가와 작품의 흔적을 찾아 혼불마을(남원)과 최명희문학관(전주)을 방문하는 걸 보면 그의 바람은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혼불>이 절판 상태라는 점이다. 유족들이 밝힌 대로 이른 시일 안에 재출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김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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