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20080525] 전주, 눈길끄는 전시회 2제

• 매체: 쿠키뉴스
• 날짜: 2008년05월25일
• 제목: 전주, 눈길끄는 전시회 2제
• 출처: 쿠키뉴스
• 쓴이: 김용권 기자

[쿠키 사회] “웬일인지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소설가 고(故) 최명희씨는 그의 필생의 역작 ‘혼불’의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그는 무려 200자 1만2000장 분량의 글을 원고지에 만년필로 또박 또박 써내려 갔다.

전북 전주시 풍남동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에서는 지난 20일 부터 최씨의 육필 원고 등 유명 작가들의 친필 원고를 모아 놓은 ‘수공(手工), 그 아름답고 귀한 시작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엔 서정주 윤동주를 비롯 김훈 김용택 안도현 등 문인들의 친필 작품 30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또 한승헌 전 감사원장과 임권택 영화감독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등이 문학관을 방문해 남긴 필체 200여점도 놓여 있다. 여기에 문학관이 간직하고 있던 최명희 친필 엽서와 서신, ‘혼불’의 교정 교열본 등도 공개됐다. 전시는 연말까지 계속된다.

최기우 기획실장은 “글씨는 단순한 문자 기호가 아니라 글을 쓴 사람의 얼과 혼이 담겨 있는 또 하나의 얼굴”이라며 “언어가 가진 힘, 문학이 가진 힘을 전달하기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전주시 서신동 서신갤러리에서는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화가와 미술대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그린 자화상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로 9번째 열리는 전시회에는 기성작가 28명과 미술관련 대학원생 155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와 학생들은 회화, 조작, 오브제, 컴퓨터 그래픽, 3D 에니메이션, 사진 등 다양한 장르로 자신의 내면 세계를 표현했다.

한 관계자는 “자화상 전시회는 미술사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로 화가들의 모습을 거짓없이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해 왔다”며 “작품을 보며 작가의 내면을 담담히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전시회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