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일보 20071025 ] 최명희문학관, 작가 87명 친필 담은 '수공의 힘' 펴내

• 매체: 전민일보
• 날짜: 2007년10월25일
• 제목: 최명희문학관, 작가 87명 친필 담은 '수공의 힘' 펴내
• 출처: 전민일보
• 쓴이: 김미진 기자

“시인들조차 워드프로세서를 두드려 작업하는 마당에 이게 웬 일이냐고 놀라며 묻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 나는 아직도 만년필로 원고를 쓴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만년필을 쓸 것 같다. 나는 만년필을 좋아한다.”(최명희)

작가의 친필(親筆)은 교감이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전북과 인연이 있는 작가 87명의 친필을 담은 책 ‘수공의 힘’을 펴냈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문학관이 운영한 상설프로그램 ‘수공의 힘을 새기는 빨간 날’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획된 것.

이 프로그램은 최명희를 비롯해 전북에 터를 내리고 활동하는 작가들의 친필원고를 모아 전시하고, 문학관을 찾은 시민들이 이들의 필적을 따라 쓰면서 수공의 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시간으로, 언어와 문학에 대중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책에는 작고작가 박동화(극작가), 서정주(시인), 채만식(소설가), 최명희(소설가)를 비롯해 고은, 김용택, 안도현, 최동현, 최승범 등 작가정신이 묻어나는 친필을 그대로 스캔해 실려있다.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버리는 현대사회에서 잠시 멈춰 갈 곳을 묻는 책.

‘수공의 힘’은 제목부터 남다르다. 표지에 실린 글씨는 최명희의 친필원고에서 집재한 것. 영혼이 담긴 필기도구를 손에 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각 페이지마다 작가의 얼굴과 함께 만나는 친필에서 작품성향을 점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성수 관장은 “지난 행사기간 원로작가부터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87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모두 1만여명의 시민들이 글씨를 매개로 작가와 만나는 색다른 체험행사를 경험했다”면서 “펜을 쥔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수공의 힘이 전해졌을 때 문장은 더 살이 돋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