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일보 20061113]전북-서울 작가들 '시심'에 취하다

• 매체: 전라일보
• 날짜: 2006년11월13일
• 제목: 전북-서울 작가들 '시심'에 취하다
• 출처: 전라일보
• 쓴이: 최은경 기자

 

풋풋한 청 고추의 아삭거림과 시큼한 김치 맛이 만났다.

11일 오후5시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에서 열린 '풋풋한 문청과 농익은 작가들의 유쾌한 충돌'. 모처럼 조미료를 쳐 내지 않은 투박한 밥상에 젓가락질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내려 온 30여 명의 작가들과 전북지역 대학교 문청들, 그리고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까지. 일찍이 행사장은 한 바탕 푸진 잔칫상을 올려놓은 분위기다.

작가가 된 사람들과 작가가 되기 위한 사람들의 만남만으로도 이미 특별해지는 이 자리는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과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전북의 문학청년들과 기성 작가들의 만남을 통해 전북지역의 문학 활성화를 돕고 전북의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자리를 가득 메운 작가들 중에는 원로작가 정희성 현기영, 전북출신작가 김지우 김경주 손홍규 등이 눈에 띄었고, 제자와 함께 한 안도현 시인의 모습도 들어왔다.

소설가 현기영씨는 인사말에서 "도시에서 살다보면 글에 있어서 어떤 기교에 빠지기 쉬운데 모처럼 서울을 떠나 이 곳 전주에 와 보니 부려 의식하지 않아도 시심이 절로 떠올려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전주는 특히 전통문화의 맥을 고스란히 이어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문학적 토양을 자산 삼아 훌륭한 문학가가 탄생하리라 믿는다"고 건넸다.

한편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와 문학동아리 '시륜', 원광대 문예창작학과와 문학동아리 '원광문학회' '시공간', 전주교대 문학동아리 '글바람', 전북대 문학동아리 '지양과 지향' '글춤', 전주대 한국어문학부와 문학동아리 '흙' 등에서 참석한 문청들은 전주와 전통, 한옥을 소재로 한 창작시를 낭송했고, 랩으로 부르는 시와 영상으로 만나는 시 등의 코너에서는 숨겨둔 끼와 재능으로 작가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다는 후문이다.

전북대 문학동아리 '글춤'에서 창작시 '가을전주'를 낭송한 박솔 양은 "평소 존경했던 작가들을 직접 만나보니 책 밖의 진솔한 이야기와 글을 쓰는데 필요한 조언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