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그리고 최명희

▣ 작가 최명희와 소설 <혼불>을 떠올린 아름다운 분들의 애틋한 글이에요.

(이길재)[고장말] 허망헙디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3-02-09 16:57
조회
489
○출처: 한겨레 2008-10-26 [고장말] 허망헙디다

○글쓴이: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318146.html

‘-수다’나 ‘-우다’가 표준어 ‘-습니다’에 대응하는 제주와 북녘말이라면, ‘-습디다’는 ‘-습니다’에 해당하는 말이다.

“방죽 바닥에 물괴기가 기양 막 드글두글 헙디다. 시커매요.”(<혼불> 최명희)

“내부둣시요. 뜨거우먼 지가 돌아 안 눌랍디여.”(<한국구비문학대계> 전남편)

표준말에도 ‘-습디다’가 있지만, 전라말 ‘-습디다’와는 다르다. 표준말 ‘-습디다’는 예사높임이지만, 전라말 ‘-습디다’는 아주 높이는 말이다.

표준말에서 ‘-습니다’의 의문형은 ‘-습니까’이지만, 전라말에서는 ‘-습디여’다.

“음마, 다래가 폴세 익었습디여?”(<태백산맥> 조정래)

“일이나 시길라먼 불릉게 그러겄지맹. 이뿌다고 씰어 줄라고 부를랍디여?”(<혼불> 최명희)

‘-습디여’의 또다른 형태는 ‘-읍딩겨/습딩겨’와 ‘-읍딘짜/습딘짜’다. ‘-습딩겨/읍딩겨’는 주로 전남 서부와 전북 서남부 쪽에서, ‘-읍딘짜/습딘짜’는 진도 쪽에서 쓴다.

“아, 열 마리 잡어서 저 되는디 말여 한 마리 안 잡어 줬다고 그 안 잡어 줄랍딩겨?”(<한국구비문학대계> 전북편)

“편히 주무셨소? 방일랑 안춥습딩겨?”(위 책 전남편)

“그 전에 그 영감님을 사과(사귀어) 갖고 배를 한나 쬐깐한 것을 안 샀습딘짜?”

전남 남해안 쪽에서는 ‘-습디꺄’가 쓰이기도 한다.

“은제 배 타고 나가라고 꾸물그리쌉디꺄?”

“누가 나를 막을랍디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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