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
혼불문학공원
전주시는 혼불기념사업회와 함께 2000년 전주시 덕진동 선생의 묘역에 작고 아름다운 혼불문학공원을 조성했다.
산책로 바닥재는 크고 작은 통나무를 빽빽이 심어 걷기에 좋을 뿐 아니라 미감이 뛰어나다.
주변에는 반원형으로 10개의 안내석이 있는데 후배 작가들이 『혼불』과 선생의 어록 중에 가려 뽑아 새긴 것이다.
평소 작가의 뜻대로 조촐하되 누구나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예쁜 공간이다.
안내석글
① “나는 시방 요천수가 은하수먼 우리는 머잉가, 허고 생각헝마. 은하수 옆으가 저렇게 별이 많응게, 요천수 옆으 사는 우리도 무신 별이나 될랑가 아요? 저 별들에서 보먼 우리가 별이겄제.
『혼불』 4권 “별똥별”중에서
② 물오른 나무들이 젖은 숨을 뿜어 내어 촉촉한 대기 속 어디선가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연연하게 들릴 것만 같은데.
『혼불』 5권 “발걸음만, 그저 다만 발걸음만이라도”중에서
③ 사랑하는 이여, 아직은 돌아오지 말라.
내 이 가슴에 약이 덜 차 아직 이 봄이 약(藥) 봄이 아이어든.
천지에 난만한 꽃 피어나 독하게도 휘황하여 아득한 어질머리 일으킬지라도.
산문 「소살소살 돌아온 봄의 밤 강물이여」중에서
④ 살아있는 사람들한테는 누구에게나 혼불이 있다고 합니다.
‘혼불’이란 ‘정신의 불’ ‘목숨의 불’, ‘감성의 불’ 또는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하는 정령의 불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강연록 「나의 魂, 나의 문학」중에서
⑤ 아아, 강실아, 둥글고 이쁜 사람아. 네가 없다면…… 네가 없다면…… 나의 심정이 연두로 물들은 들 어디에 쓰겠느냐……
『혼불』 1권 “심정이 연두로 물들은 들”중에서
⑥ 들판은 아득한 연두 물빛이다.
거기다 막 씻어 헹군 듯한 햇살이 여린 모의 갈피에 숨느라고 여기저기서 그 물빛이 찰랑거린다.
『혼불』 1권 “사월령”중에서
⑦ 지하의 뿌리한테는, 꽃 피고 새 운다는 지상이 오히려 흙 속일 것이요, 거기 우람하게 서 있는 나무의 무성한 가지는 거꾸로 뿌리라 여겨질 것이다. 그래서 뿌리는 어둠이 휘황하고, 햇빛은 캄캄할 것이다.
『혼불』 4권 “박모(薄暮)”중에
⑧ 칠흑 속의 먹장 같은 그믐밤에 그 무슨 달이 뜬다고 온달이라고 하는가. 그렇지만 보름의 달은 지상에 뜨는 온달이요, 그믐의 달은 지하에 묻힌 온달이다.
『혼불』 5권”달 봤다아”중에서
혼불문학공원 오시는길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 → 전주 쪽으로 → 호남제일문을 지나서 팔달로를 따라 시청 방향으로 직진 → 덕진공원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 → 덕진공원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 → 덕진공원에서 직진 → 덕진공원 후문 쪽 삼거리 → 우회전하면 덕진공원 후문 → 좌회전하면 혼불문학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