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34 - 곡식 한 톨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07-15 14:27
조회
861
아낙은, 보리 한 톨, 수수 한 알갱이도 살점같이 아깝다.
무심하게 입으로 들어가는 그 곡식 한 톨에
허리가 몇 번이 구부러지며 손이 몇 번 가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런 뙤약볕에 등이 뜨끈뜨끈하게 익어가면서,
흘러내린 땀으로 발등을 적시고 흙을 젖게 한 쌀이야말로
더 말할 나위가 있으랴.
「혼불」 1권 248쪽
무섭게 쏟아지던 장마가 물러가고 위에서 내리쪼이는 놋쇠 같은 햇볕에 숨이 헉헉 막히는 더위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초목이 무성해지고 잡초가 검푸르게 우거지면 농부들의 일손은 더욱 바빠지는데요. 땀으로 키워낸 귀한 곡식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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