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21 - 빛으로 적시는 달빛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04-15 15:40
조회
6997
달은 아무리 찬연하게 밝아도 고요히 올려다볼 수 있으며,
어둠 또한 무색하게 쫓겨나는 대신
더욱더 어둠답게 머물러 검은 그림자를 짓는다.
어둠을 데불은 달빛은 제 몸의 푸른 인광(燐光)을 허공에 풀어,
언덕과 골짜기와 지상의 사물들이 옥색으로 물들어 젖게 한다.
사람의 구곡 간장까지도 화안히 비추어 빛으로 적시는 달빛.
「혼불」 5권 35쪽
최명희 작가는 소설 「혼불」 5권에서 달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밤하늘에 홀로 뜬 달은 꿈같기도 하고, 충만하고, 신비로운데요. ‘지상의 사물들이 옥색으로 물들어 젖게 한다.’는 표현이 고요한 밤, 멍하니 달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 매력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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