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07 - 눈꽃 속에 한 얼굴이 떴다가 진다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01-07 16:32
조회
927
 
20210107 오늘의필록 혼불 3권 69쪽.jpg

눈은 어두운 하늘에서 적막하게 춤을 춘다.

활 홀 훨 후어리.

눈발은 내리다가 날아오르고 아득한 곳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어느 날의 꿈 속에서처럼,

매안의 넓은 들판 끝없는 매화낙지(梅花落地)에 살구꽃이 지듯

그렇게 눈꽃은 지고 있다.

눈꽃 속에 한 얼굴이 떴다가 진다.

강모의 가슴으로 날아 떨어지는 그 얼굴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녹아 버린다.

혼불369





어젯밤 어두운 하늘을 무대로 춤을 췄던 흰 눈송이들이 아른거리는 문장입니다.☃️❄️ 여러분도 눈을 보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으신가요? 폭신하게 쌓인 눈밭 위로 그리운 얼굴 하나 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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