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소살

삶을닮다(오늘의필록)

필록 747 - 높은 향기를 뿜어야만 국화

작성자
최명희문학관
작성일
2021-10-14 13:21
조회
627


 

국화는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난만헌 봄 무성헌 여름을 마다허고,

그 온갖 잡꽃 피기 좋은 시절에는

묵묵히 감추고만 있던 꽃을

찬 서리 내려서 다른 꽃 다 시들어 버릴 때,

서릿발 속에서도 외로이 피어나

홀로 절개를 지키며 높은 향기를 뿜어야만 국화

 

「혼불」 7권 243쪽





혈통만 내세우며 제대로 된 행실을 하지 않는 양반을 비꼬며 임서방이 말합니다. 봄에 피는 국화, 알록달록 단풍 드는 소나무, 여름에 만발한 매화며 구부러진 대나무를 진실된 군자라고 할 수 없겠죠? 새파랗게 변함없어야 소나무고, 깔끔하니 속이 비어있어야 대나무고, 엄동설한에 꽃망울을 피워 사방에 향기가 떠 있어야 매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실에서 향내가 나는지 돌아보게 되는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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